“2선 후퇴하라” 벼랑끝 승부수
“2선 후퇴하라” 벼랑끝 승부수
  • iope74@liyoseoul.co.kr 
  • 입력 2003-07-16 09:00
  • 승인 2003.07.16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국당·민주당 당적 이탈로 자민련서 밀리면 ‘끝’ 인식정치생명걸고 세대교체 주장 … JP반발 만만치 않을듯 JP와 IJ의 숨막히는 충청권 사수전이 본격화됐다. 선제공격을 한 쪽은 JP이지만, IJ의 반격도 만만찮다. IJ의 자진 출당을 내심 바라고 있는 JP측과 이에 강력히 맞서고 있는 IJ. 두 세력간 팽팽한 세대결이 정치권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건 IJ의 선택. ‘두 번의 경선불복’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가지고 있는 IJ가 이번 사태로 자민련마저 탈당한다면 그로인한 정치적 타격은 불보듯 뻔한 일, IJ측은 “아직도 대권 꿈을 버리지 않았다”며 정치적 야망을 불태우고 있지만, 실현여부는 불투명하다. 그의 지난 정치적 과오가 너무 깊게 대중속에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재속에서도 과연 IJ의 정치승부수는 성공할 수 있을까. IJ는 지독히도 정치운이 따라주지 않는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물론 거기에는 본인의 판단착오가 결정적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불복이라는 꼬리표에 지난 대선 경선 결과 역시 불복해 정체성 논란은 그의 정치인생에 치명적 약점이 되고 있다, 게다가 신한국당을 거쳐 민주당, 자민련 등 세 번이나 당적을 옮겨 철새정치인이라는 비판도 모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 신당문제로 신·구주류간 심각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 내부에서는 IJ와 관련해 이런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내 ‘내로라’하는 한 핵심당직자는 “만약 IJ가 민주당 탈당만 하지 않았어도, 그는 민주당내 반노그룹의 좌장격이 돼 있을 것이다. 98년 대선이후 IJ위주로 민주당이 꾸려져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당내에는 IJ 사람들이 많다. 만약 IJ가 탈당만 하지 않았어도 신당갈등 상황에서 구주류는 물론 다수 당직자들이 추종하는 리더가 됐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쟈연스럽게 IJ의 정치력은 강해질 테고 다음 대선도 노려볼 만했을 텐데. 결국 IJ의 잘못된 판단이 이도저도 못하는 오늘의 IJ를 만든 것이다”며 IJ가 처한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실제로 IJ는 심각한 정치적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JP와의 갈등도 IJ의 정치적 고민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자신을 끌어온 JP가 자신을 내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하는 IJ. 사실 IJ는 ‘자민련 총재권한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으면서도 자민련내 정치적 영향력은 일천한 것이었다. 모든 중요한 사안은 JP에 의해 결정됐기 때문에 IJ가 행사할 수 있는 실권은 전무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총선을 겨냥해 JP가 이한동 전 총리나 심대평 충남지사를 영입한다는 설이 당안팎에서 나돌면서 IJ의 심기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자민련 관계자들은 IJ와 JP의 정치적 관계에 대해서 한결같이 ‘손사래’를 친다. 이미 자민련 내부에서는 IJ와 JP가 같이갈 수 없는 관계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자민련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책내용(매니아들이 이인제에게 던지는 소리!라는 저서) 때문이라고 보면 안된다”며 “그동안 누적돼온 두 사람간 불편한 관계가 표출됐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IJ측 한 측근은 “말이 총재권한대행이지 모든 권한은 JP에게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자민련 내부도 좀 정리하고 이대행이 뭔가를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사실 IJ는 민주당이 싫어서가 아니고 당시 노무현 후보를 인정할 수 없어 탈당을 결정한 것이다”며 “그에 대한 대안이 자민련뿐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지, JP를 정치적 스승으로 인정해서가 아니다. 지금도 IJ는 JP보다 DJ를 정치적 스승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IJ는 JP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 오히려 DJ에 대해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퇴임후 동교동 방문도 여러번 검토한 적이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대행측 마니아들의 글을 한데 모은 ‘매니아들이 이인제에게 던지는 소리’라는 책의 일부 내용(JP를 비판하는) 이 발단이 된 이번 사태는 총선을 앞둔 자민련의 체제정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6월1일 발간돼 7월1일 이대행 후원회에 뿌려진 이 책 내용 중 일부에서 JP를 비판한 대목이 있어 JP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최근 당직자 전원 일괄사퇴라는 명목으로 IJ를 축출하려고 했던 게 두 사람간 세대결을 부추긴 사건의 발단이다. 이번 사태로 자민련은 JP와 IJ의 한판 ‘대결장’이 되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IJ는 당내에 떠돌고 있는 ‘JP식 축출작전’에 결코 승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이번 기회에 JP 2선후퇴를 강하게 밀어붙인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후문. 그도 그럴것이 신한국당과 민주당을 탈당한 ‘원죄’ 때문에 IJ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는 상황이다.

IJ는 JP의 2선후퇴를 강하게 요구하겠다는 각오를 불사르고 있다. 자민련에서 축출당하거나 나가지 않겠다는 게 IJ의 복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IJ측 최측근도 “여기서 물러서면 정치생명이 끝난다는 생각으로 맞설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JP를 겨냥한 IJ의 일차 공격은 ‘세대교체’로 시작됐다. 여기에는 정우택 의원이 측면지원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치9단의 몽니정치의 ‘대가’인 JP가 순순히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일리는 만무한 일. 험난한 JP의 고개를 IJ가 과연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해 정치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승패여부에 IJ의 정치생명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iope74@liyoseoul.co.kr  김은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