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SNS ‘성남시장 사퇴 찬반 투표’ 속내
이재명, SNS ‘성남시장 사퇴 찬반 투표’ 속내
  • 권녕찬 기자
  • 입력 2017-04-21 21:18
  • 승인 2017.04.21 21:18
  • 호수 1199
  • 18면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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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하지 않기 위한 명분 쌓기” vs “모종의 결단 내릴 수도”
<정대웅 기자>
투표 결과 ‘사퇴 반대’ 79%…“시정 전념해야…역풍불 수도”
내년 수도권 단체장 출마설 꾸준…당내 입지 위해 사퇴 의견 나와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19대 대선이 채 2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이 시장이 최근 자신의 SNS에 본인의 거취를 둘러싼 ‘결단’을 묻는 투표를 진행해서다.

현재는 같은 당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경쟁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다소 따돌린 형국이지만, 향후 정치적 상황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만큼 초접전 상황이 되면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이 같은 공개 투표가 시장직을 사퇴하지 않기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대한민국 운명을 가를 5·9대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 시장의 ‘공개 투표’를 둘러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시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의견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저의 거취에 대해 논의가 많습니다. 여러분 의견은?”이라고 물었다. ‘시장 사퇴 후 선거운동’ 또는 ‘임기까지 시정 전념’ 두 가지 의견을 놓고 시민들의 생각을 물었다. 투표 결과, 총 20,902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시정에 전념해야 한다는 의견이 79%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사퇴 후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21%에 그쳤다.
 
이 시장이 자신의 거취를 묻는 공개 투표에 나서게 된 것은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과제와 함께 정치적 상황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민주당 내 위기감이 엄습할 시기였다. 당내 경선 이후 이 시장의 지지층이 예상보다 문 후보 쪽으로 가지 않으면서 ‘통합’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여론도 존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시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양한 루트로 이 시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 측 핵심관계자는 “지지자 등 시민들이 (SNS) 쪽지 등을 통해 많은 요청과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문 캠프 측에서의 공식 차원은 아니지만 문 캠프 내 인사들과도 다양하게 의견이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경선 당시 이 시장을 돕던 의원들과 캠프 관계자들 중 일부가 현재 문 캠프에서 요직을 맡고 있다.
 
다양한 루트를 통한 요청과 의견, 긴박하게 돌아가는 정치적 상황에서 이 시장의 이러한 공개 투표는 향후 본인의 역할을 놓고 고심이 깊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현직 지자체장 신분이어서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에 나설 수 없다.
 
투표 결과에서 보듯 시민들의 반응은 사퇴 반대가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시장직 사퇴는 무리수다’, ‘향후 본인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무책임하게 사퇴했다는 식의 역풍이 불 수도 있다’ 는 등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반면 ‘선거 기간이 짧고 현재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지원이 필요하다’는 찬성 의견도 있었다.
 
이 시장 측 핵심관계자는 공개 찬반 투표에 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폭 넓게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취지였다”라며 “아직까지 결정 내린 바는 없다. 시장님께서 고민하고 있고 지금도 숙고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시장의 향후 ‘정치적 도전’을 위해 문 캠프 합류를 통해 당내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 시장은 이번 경선에서 일반 시민들로부터는 상당한 지지를 받았으나, 당내 핵심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의원 투표와 당원 투표에서는 상대적 약세를 보였다.
 
실제 이 시장이 주변으로부터 받은 ‘사퇴 필요’ 의견에는 향후 당내 입지와 관련된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출마를 위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당내 입지를 다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당내 차기 서울시장에 뛰어들 후보로 추미애 대표, 박영선 의원, 박원순 현 시장 등 쟁쟁한 인사가 거론되며, 경기도지사의 경우에도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김진표·전해철·이종걸 의원이 물망에 오름에 따라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시장 측 다른 핵심관계자는 “당내 입지가 사퇴에 중요한 목적이 될 순 없다”며 “개인 유불리 문제는 주요 고려 대상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항간에선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노동부 장관 등 이 시장의 입각설도 꾸준하게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이 시장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판세와 명분 등을 고려하면 ‘사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 핵심관계자는 “투표 결과는 반대가 우세하게 나왔으나 정치인이 ‘때로는’ 여론과 다른 결단이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에 (이 시장이)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장의 사퇴 찬반 투표가 결국 사퇴하지 않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시장과 문 후보의 지지율이 겹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사퇴 후 선거운동은 큰 의미도 없고 실익도 없다”며 “지금은 중도 외연 확장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장 공개 투표는) 사퇴하지 않기 위한 명분 쌓기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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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개돼지 30422348 2017-04-22 18:47:27 1.227.175.181
민주당 개 쓰레기들아 니들입장에서만 시장직 내려놓고 전적으로 도와줬으면 좋겠지? 성남 100만 시민은 어찌되든 상관없고? 에휴... 이러니 지지율이 보합세지 그리고 이시장님 지지하는 사람들이 바본줄 아냐? 이시장님이 지지한다고 따라갈거같아? 애초에 이재명시장님이 좋아서 지지한거지 개누리 더민주 국민 할거없이 적폐 덩어리들이야

김영진 30416514 2017-04-22 08:08:50 112.168.87.150
성남 인구가 얼마지?나머지는 관심도 없단 애기내?.ㅋㅋㅋ

목표 30416009 2017-04-22 06:44:09 110.70.59.250
공정한 경선이었다면 이렇게 반대가 없었을 것이다

사람인 30412456 2017-04-22 00:06:33 121.173.136.25
이재명에 명분은 국민들에 요청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