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동강대 체육관에서 열린 ‘6·15 통일가족 골든벨’의 마지막 문제. “북한이 조선노동당 창건일로 기념하고 있으며,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이 결성된 날은?”이라는 사회자의 마지막 질문에 최후까지 남은 8팀(16명)은 일순 침묵했다. 휠체어에 앉아 문제를 풀던 이복업씨 팀은 화이트 보드에 ‘1945년 10월 10일’이라고 쓴 뒤, 높이 들어올렸다.
사회자의 “정답”이라는 말과 함께 이씨 일행은 다른 팀을 제치고 골든벨을 울렸다.이복업씨는 초등학교 6학년인 14살 때 갑자기 온몸의 관절에 악성 류머티스성 관절염이 발병했다. 손목과 팔꿈치, 무릎은 물론 손가락 마디마디도 모두 관절염에 걸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어렵다. 이현아씨는 12살이던 어느 날 아침 자다 일어나보니 척추가 마비돼 있었다. 이들은 주변의 시선 때문에 학교도 그만둬야 했지만, ‘뭔가를 알고 싶어하는’ 탐구욕만큼은 일반인에게 뒤지지 않는다.
독학으로 고입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금호문화재단에서 매달 재활원에 기증하는 책들을 밤새도록 읽는다. 이씨 등은 골든벨 1등 상품으로 ‘통일아리랑축전 관람권’을 수여받아 오는 10월께 평양에 간다. 골든벨을 주관한 ‘6·15 민족통일대축전 행사위원회’가 “배와 비행기 중 어떤 교통편으로 평양에 가고 싶은가” 묻자 두 사람은 일제히 “비행기”라고 대답했다.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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