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변인은 또 “노 대통령은 비리를 은폐-축소했던 민정수석실 책임자들도 엄중 문책해야 하며 청와대 인사시스템도 뜯어고쳐야 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박종희 의원도 “자격 없는 청와대 보좌관들의 모럴 해저드(기강해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멋모르고 날뛰는 386 세대들을 포함, 청와대 비서관들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 작업을 해야 한다”고 몰아 붙였다. 정치권 주변에서는 “청와대가 몰카에 노출된 만큼 노 대통령도 위험한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실제로 현정부 출범이후 청와대는 각종 음모론의 중심에 있었고, 비서진과 참모진들의 도덕 불감증과 아마추어리즘이 끊임없이 도마위에 올랐다. 또 노 대통령의 경호상 문제점도 노출되기도 했다.지난 7월17일 프로야구 올스타전 개막식에서 발생한 경호 미숙과 청와대측의 경호기법 공개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 개막식 시구를 마치고 귀빈석에 앉아 경기를 구경하던 노 대통령 옆자리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옮겨 앉는 파격이 발생했다. 여기에 김 회장은 노 대통령에게 미리 가져온 야구공 3개를 건네 사인을 받았고, 이 사인볼을 10여m 떨어져 있던 자신의 비서에게 바닥으로 굴려보내는 상식 이하의 행동을 했다.김 회장의 파격적인 행동도 문제지만 이를 제지하지 않은 의전팀과 경호팀의 미숙함이 노출된 사건이었다.또 청와대 홍보팀은 시구를 하는 노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경호원이 2루심으로 위장한 사실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위장 경호기법’을 공개하는 아마추어리즘을 드러내기도 했다.이처럼 청와대 공직기강 해이 문제와 대통령 경호 문제가 노출된 상황에서 양 실장의 몰카 사건이 터지자 청와대는 몹시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문희상 비서실장이 2일 청와대 직원들에게 심기일전과 ‘도덕 재무장’을 촉구하는 이메일 서한을 보냈다는 사실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엿 볼 수 있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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