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위기 극복에 야당이 나서겠다”
“국가 위기 극복에 야당이 나서겠다”
  • 김은숙 
  • 입력 2003-08-06 09:00
  • 승인 2003.08.0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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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경제위기 최악의 상황 … 해결위한 정책·제도 입법화 추진대북송금 새특검법안 폐기 불구 국정조사등 통해 진실 밝힐터언론서 갈등 부추기지만 최병렬 대표와 큰 이견 없어<사진1>출범 한달여를 맞는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홍사덕 원내총무의 ‘최·홍 투톱 체제’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지도부가 출범한지 불과 한달여 남짓 지난 시점에서 ‘평가’라는 말을 꺼내기는 다소 이른 측면이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최·홍체제’가 지난 한달여간 보여준 지도력을 놓고 갖가지 평가를 내놓고 있다. 물론 이러한 평가 뒤에는 계파별 손익계산이 치밀하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검법 처리과정과 관련, 당내 비주류 세력들로부터 무차별 공세를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러다간 약체지도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당지도부가 출범한지 불과 한달여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치의 시행착오조차 용납되지 않는 게 한나라당의 현주소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최·홍체제’의 강력하고 빈틈없는 리더십이 절실한 때다. 최근 대북송금 새 특검법 처리문제로 적잖은 고충을 겪었던 홍사덕 원내총무는 지난 7월31일 <일요서울>과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대북송금 새 특검법이 폐기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정조사 요구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진실을 반드시 밝힐 것”이라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반드시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대통령은 물론 정부와 여당이 모두 일손을 놓고 있어서 안보는 물론 경제위기 등 사회전반이 최악의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제는 과반수 의석을 가진 우리당이 나서서 현재의 국가 위기를 극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7월31일) 대북송금 새 특검법안이 국회에서 폐기 처리됐다. 어차피 예상했던 결과 아닌가.
▲물론 현실적으로 가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요행수를 바랐다. 안택수 의원이 오늘 명연설을 해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고 기대했는데 결과적으로 안택수 의원의 연설이 아깝게 됐다. 최병렬 대표가 이 부분은 정권이 바뀌고 나서라도 꼭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나 역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진실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홍총무는 지난 1일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검찰수사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한나라당은 북핵문제에 관한 국회 국방위, 통외통위, 정보위합동 청문회를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며 대북송금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새 지도부가 출범하고 원내총무를 맡은지 벌써 한달이 지났다. 지난 한 달을 자평한다면.
▲가장 긴 한달을 보낸 것 같다. 처음 맡았을 때는 여· 야간 관계가 워낙 악화되고 막혀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원만한 대여관계가 가능할까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다행히 정균환 총무와 전부터 잘 알던 사이인데다, 안보·경제 위기가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금방 형성이 돼서 빠른 시일내에 해결할 수 있었다.

-협상파트너로서 정균환 민주당 원내총무를 평가해줄 수 있나.
▲정총무는 리더십도 있고 자기 말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분이라서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믿음이 간다.

-최근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병렬 대표와의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있던데.
▲(웃음) 그건 해몽이 잘못된 것이다. 최대표님은 개인적으로 워낙 존경하는 분이라서 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큰 이견이 없다. 언론에서 해몽을 그렇게 해서 갈등을 부추기려고 하는 데 잘 안되지 않나.

-새 지도부가 구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5명의 국회의원이 탈당했다. 지도부로서 그들의 탈당을 막았어야 되지 않았나.
▲5명의 탈당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특히 이부영 의원과는 40년지기이고 뭐든지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처지라서 탈당직전에 만나서 할 수 있는 얘기는 서로 다 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같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탈당을 했지만 각자 자리에서 훌륭한 정치를 해줄거라 생각한다.

-굿모닝시티 사건에 연루된 정대철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에 대해 국회법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굿모닝시티측의 돈은 결국 사기꾼 지갑에서 나온 것이다. 3천여명이 넘는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다른 대책이 없을 것 같다. 원칙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나라종금 사건에 연루된 박명환(한나라당) 의원이나 박주선(민주당)의원의 체포동의안도 함께 처리돼야 되는 것 아닌가.
▲사실상 묻혀 있던 일들이 정대표 문제 때문에 다시 제기된 셈인데 정대표 건을 국회법대로 처리하자고 해 놓고 예외를 둘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미 정대표를 비롯해 두의원 문제도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회법대로 처리하자면 여·야 총무가 의사일정에 합의를 해야 하는데 민주당측에서는 이미 정대표가 자진출두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합의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원칙대로 처리하려고 해도 사실상 그렇게 할 수 없게 됐다.(홍총무는 이미 민주당 정대철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계류중인 민주당 박주선 의원과 한나라당 박명환 의원의 체포동의안과 함께 처리할 방침임을 시사한 바 있다. 또 홍총무는 “방탄국회라는 논란을 우려해 민주당 측에 체포동의안 처리를 계속 요구하고 있으며 체포동의안을 처리한다면 정대표 한 사람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노대통령이 여·야 대선자금을 공개 제안해 민주당이 먼저 대선자금을 공개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지 않나.
▲언론이 이런 기회에 정확하게 전달했으면 좋겠다. 민주당의 경우 당대표의 내부자 고발 때문에 선관위 신고내용이 완전 거짓임이 드러났다. 굿모닝시티 사건에 연루된 정대표가 기업으로부터 얼마를 받았다는 등의 얘기를 했기 때문에 불거져 나온 문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중앙선관위 신고내용이 허위임이 드러났으니까 국민들에게 새롭게 밝힐 수밖에 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상수 총장이 실제로는 이렇게 거둬들여서 이렇게 사용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발표하면서 대선자금 공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밝힌 대선자금 공개 내용은 워낙 큰 항목으로만 분류해서 우리 당이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것과 비교하면 부실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우리당은 영수증까지 첨부해서 이미 다 신고했다. 그 신고 내용은 이미 각 언론사나 시민단체 등이 전부 카피해서 보유하고 있다. 우리 당은 민주당이 뒤늦게 큰 항목으로 분류해서 발표한 것 보다 훨씬 자세한 내용을 이미 공개했다. 자세한 입출금 내역을 공개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지 공개를 거부한 게 아니다. 공개한 것을 또 공개하라고 하면 방법이 없는 것 아닌가.

-굿모닝시티 사건에 대한 한나라당의 대응이 지나치리 만큼 소극적이다. 행여 여당은 물론 야당에도 돈이 흘어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 아닌가.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면 가령 대통령 퇴진 운동을 전개하면 만족하겠다는 뜻인지, 알지 못하는 사실을 짐작으로 정부나 여당, 대통령을 공격하라는 것인지…. 현재 수사가 진행중인 문제에 대해서 증거도 없이 ‘아니면 말고식’으로 문제제기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에도 많은 제보가 들어오고 있긴 하지만 확인이 안되기 때문에 밝히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이 야당으로서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에 대한 감시·견제기능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지금까지 모든 야당은 정부나 대통령 여당을 향해서 공격을 하거나 폭로하는 것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잘 알겠지만 노대통령의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대통령 정부 여당이 모두 일손을 놓고 있다. 특히 안보위기는 휴전이후 더 위태로웠던 때가 없었을 만큼 심화돼 있다. 그래서 우리 한나라당은 원내 과반석 이상의 의석을 가지고 있으니까 우리라도 선도적으로 안보위기 등을 해결하는데 앞장서자고 마음 먹었고,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어떤 야당도 구국적 자세로 이런 역할을 한 적이 없었다. 야당이 과반수 의석을 가진 적도 없었다.

-노대통령의 국민지지도가 40% 이하로 추락했다. 그만큼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지는데, 이럴 때일수록 한나라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 아닌가.
▲한나라당이 국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안보위기나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나 제도 등을 만드는 입법 활동을 주도적으로 하기로 했다. 우선 나라부터 구하자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대통령이 빨리 제자리를 찾기를 바라고 있다. 국민들이 하염없이 그렇게 기다려줄 수 있을지…현정부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한나라당 주도의 정권퇴진운동을 전개할 가능성도 있나.
▲아직은… 모든 일은 순서가 있는 법인데.

-마지막으로 지역구 출마 가능성은.
▲현재는 결정된 게 없다. 출마를 하게 되면 후배들과 대결해야 하는데 그러고 싶은 생각은 없다.

김은숙  iope7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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