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대통령인데다가 민주당 당원도 아닌 DJ를 향한 정치권 구애전이 뜨겁게 달아오른 것을 보면 ‘DJ의 막강한 힘’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대통령과 김전대통령과의 전화통화는 2분이 채 안될 정도 짤막하게 이뤄졌다. 청와대측은 “정치적 의미는 없다”며 일각의 해석들을 일축했지만, 그러기엔 시점이 미묘하다. 김전대통령은 이미 지난 7월말 만해상 수상자로 내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노대통령이 축하차 전화를 한 것이다. 또 노대통령이 전화한 시점과 신주류측의 ‘DJ면담론’ 시점 또한 엇비슷하다. 이달말 예정인 민주당 임시전당대회를 노린 사전 작업 아니겠냐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민주당 신주류측 일각에서는 임시전당대회에 앞서 김전대통령에게 지원을 부탁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전대통령의 ‘힘’없이는 전당대회서 구주류측을 이길 수 없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김전대통령으로 하여금 신당지지를 이끌어냄으로써 전대를 유리하게 치르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러한 신주류측 전략은 일부 여론조사 결과 신주류측 신당이 구주류측이 주장하는 리모델링보다 대의원 지지를 못받는 것으로 나온 것과 연관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대로 가다간 임시전대에서 패배가 불보듯 뻔하다는 판단이 신주류 내부에 짙게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불리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유일한 카드는 DJ뿐이라는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신주류측 인식과 노대통령의 생각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왜 하필 이 시점에서 노대통령이 DJ에게 전화를 했고, DJ면담론이 흘러나오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대통령과 신주류측의 구애에 대해서 구주류측은 “DJ는 신주류 신당에 동조하는 등 결코 정치적 언급을 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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