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남긴 유산을 남편과 내 이름을 따서 만든 장학금으로 후학들에게 남기고자 합니다. 이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이 훌륭한 인재로 거듭난다면 그보다 큰 기쁨이 어디 있겠습니까.”
퇴직한 70세의 여교수가 같은 대학 동료 교수로 근무했던 남편이 남긴 유산 2억5천만원과 시가 1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장학기금 등 대학발전기금으로 내놓은 아름다운 결정을 내려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포스텍(포항공대) 이신애(70) 전 생명과학과 교수.
이 전 교수는 지난 7월 작고한 남편 이정묵 포스텍 명예교수의 유산 2억5천만원을 그들이 몸담았던 포스텍에 장학금으로 쾌척했으며, 노후를 위해 남편과 함께 구입했던 200여 평의 부동산(시가 1억여원)도 대학 발전기금으로 함께 기증한다.
또 포스텍 개교 20주년 기념벽화 제작 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며 500만원도 함께 기부해 후학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 전 교수가 출연한 2억5천만원의 장학금은 지난 2월 5천만원을 출연해 남편인 고 이정묵 명예교수와 공동으로 제정한 ‘묵애장학금’으로 사용된다.
두 부부 교수의 이름 한 자씩을 따 명명된 ‘묵애장학금’은 이로써 3억원에 달하는 기금이 조성돼 이들 부부가 몸담았던 기계공학과와 생명과학과의 우수학생 각 1명씩에게 매년 수여될 예정이다.
이신애 전 교수는 “지난 2월 묵애장학금을 제정할 때부터 장학금을 계속 늘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7월 유산을 정리하던 중 이를 남편과 함께 제정했던 장학기금에 기증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장학금을 쾌척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그는 또 “묵애장학금을 받은 후학들이 연구에 정진해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할 기계공학자, 생명과학자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이 전 교수는 1959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 조지워싱턴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연구 활동에 매진하다 1987년 포스텍 개교 당시 남편 이정묵 교수와 함께 부임했다.
이정묵 명예교수는 포스텍 초대 부총장으로서 포스텍의 기반을 다지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으며 지난 7월26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2006.11.09>
고도현 dhgo@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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