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英 총리 무려 11번 “안보” 언급하며 브렉시트 협상 협박 논란
[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지난 29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가 도널트 투스크 유럽이사회 상임의장에게 보낸 브렉시트 통보서한에서 무역 협상을 대테러전 등 안보 문제와 직접 연결시키는 발언을 한 점을 두고 영국 내 반(反)브렉시트(영국의(Britain)와 탈퇴(Exit)의 합성어)파 뿐만 아니라 EU 측으로부터 뜨거운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


특히 메이 총리는 서한에서 무려 11번이나 ‘안보(security)’를 언급했다. 즉, 브렉시트 협상에서 EU(유럽연합)가 영국의 탈퇴 의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더 이상 안보 협력을 하지 않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서한 내용과 메이 총리의 발언에 대해 반브렉시트 파인 팀 패런 자민당 당수는 “무역과 안보를 연결시키는 것은 수치스런 일이며 노골적인 협박”이라고 맹비난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BBC 측과의 인터뷰에서도 “무역협정과 안보문제가 협상의 부분”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이어 “유로폴(유럽경찰)에서 떠나겠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그는 “일련의 범죄 및 사법문제에 있어 안보 협력을 협상하게 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대답은 영국 정보기관이 유럽 내부에서 파악한 테러리스트의 움직임을 감지했더라도 EU 회원국에 전달해주지 않는 방식으로 협력을 줄일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영국도 EU 회원국들로부터 관련 정보를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스티븐 키녹 노동당 하원의원은 이날 의회에서 통보서한에 적힌 문제의 부분을 낭독한 뒤 “우리나라 안보를 협상 칩으로 교환하겠다는 이야기이냐”고 물었다.
메이 총리는 이에 “안보 문제에 관한 협상은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EU를 떠나게 되면 더이상 회원국이 아니며 그래서 (EU와의) 미래 관계에 대해 협상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이 문제(안보)에 대한 협력을 확실하게 해두는 것은 매우 실용적인 것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은 유럽 내 최강 국방력을 가지고 있으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미국과 함께 양대축으로 이루고 있는 국가다. 더불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일명 ‘다섯 개의 눈’(Five Eyes)으로 불리는 첩보동맹을 맺고 있다.
변지영 기자 bjy-021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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