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현국 문경시장의 진정성 없는 화합론
[기자수첩]신현국 문경시장의 진정성 없는 화합론
  • 고도현 
  • 입력 2007-04-11 01:24
  • 승인 2007.04.11 0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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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 상고심을 남겨 놓고 있는 신현국 경북 문경시장이 선거법재판의 직접 피해자인 ‘박인원 전 시장 쪽에 화해 몸짓’을 하고 있다.

이는 상고심 재판의 영향과 순탄한 시장직 수행을 위함인 것 같다.

지난 5일 대구고법에서 열린 신 시장의 공직선거법위반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허위사실 유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즉각 상고할 방침이어서 앞으로 대법원판결이 문경시민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신 시장은 항소심 재판 다음날인 6일 문경지역출입기자들과 회견을 가지고 “이번 고법의 판결은 앞으로 더욱 자숙하고, 시민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라는 뜻으로 새기겠다”며 “다음 주에 박인원 전 시장을 찾아뵙겠다”고 공언했었다.

신 시장은 지역화합을 위한 진심임을 강조했으며 이후 측근들과 경찰관계자 등은 서울과 문경을 오가고 있는 박 전 시장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의 반응은 썰렁하기만 하다. 박 전 시장은 신 시장의 화해제스처를 ‘산에서 물고기를 찾자는 격’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박 전 시장은 지난 5·31선거 패배직후의 문경지역출입기자들과 회견에서 “신 당선자의 선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선거결과에 승복하지만 선거운동기간 중 판공비를 과다 사용했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청렴성, 도덕성문제이기 때문에 이것만 사과하면 지역화합을 위해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바 있다.

신현국 시장은 당시 “사과할 것이 없다”며 박 전 시장의 제의를 일축 했었다.

많은 시민들이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말한다. 양측 다 명분을 얻으면서 쉽게 지역화합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었다는 미련 때문이다.

선거가 끝 난지 10개월이 넘은 지금 여전히 문경은 전, 현직 시장간의 갈등으로 상대편에 대한 비방이 난무하고 공직사회 편가름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화해는 먼저“신 시장의 진정성에 대한 박 전시장의 의구심부터 풀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 전시장측에서는 “무작정 만나겠다고 공언하는 것보다는 당선 후 박 전 시장이 추진해오던 정책 뒤집기와 4년 임기동안 적립시켰던 박 전시장의 월급전액 및 1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건립하고 있는 노인무료복지시설에 대한 감정적 행정조치, 보복인사와 보복감사 등에 따른 상처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는 인식이다.

여기에 “지난 임기 때 선거에서 박 전시장에게 패했던 신 현시장 측이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각종고소, 고발로 박인원 시장 임기 내내 발목을 잡은 것은 시민들이 다 아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이로 인해 쌓인 감정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한다.

이런 전제에도 불구하고 구두선적 지역화합론을 입버릇 하는 자체가 시민 여론을 현혹키 위한 술수라는 주장이다.

이빨 안 맞는 화합론이 상황을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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