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강도 왜 많나 했더니
편의점 강도 왜 많나 했더니
  • 고도현 
  • 입력 2007-04-17 01:33
  • 승인 2007.04.17 0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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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현금 털려도 보험금 타면 그만”…CCTV는 점원 감시만 매달려>

최근 전국적으로 편의점 상대 강도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24시간 영업의 편의점 특성상 범죄에 취약한데다 업주들이‘털려도 보험사가 보상해 준다’는 식의 배짱이 범죄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새벽 5시30분께 포항시 남구 상대동 한 편의점에서는 2인조 강도사건이 발생,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용의자들이 흉기로 점원을 위협해 현금 5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었다.

이 사건의 용의자 대학생 최모(24)씨 등 2명은 결국 16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붙잡혔지만, 사건 발생 이후 포항 지역 경찰은 관내 편의점 경비에 전 경찰력을 투입하다시피 했다.

범죄가 우려되는 편의점 일대를 샅샅이 경비해야 하는 와중에 다른 발생사건까지 처리하다 보니 업무량은 폭증했고, 경찰 스스로도 범인 검거를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포항시 남구 지역에만 68곳, 북구 지역에는 무려 80여 곳에 달하는 편의점 숫자에 비해 경찰의 순찰력은 그야말로 미미하기 그지없었다.

이번에 붙잡힌 편의점 강도 용의자만 보더라도 범행에 걸린 시간은 10초 전후, 범행 후에는 훔친 차를 타고 유유히 사라져 버리는데 순찰차 한 두 대가 이들을 잡기란 애당초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그런 사이 용의자들은 포항과 대구, 부산, 마산, 대전 등 전국을 무대로 20여 차례나 범행을 이어오면서 번번이 수사망을 피해 올 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찰의 범죄예방 홍보를 오히려 귀찮아하는 업주들의 배짱 편한 태도.

경찰에 따르면 편의점 업주 대다수는“강도가 현금을 털어가도 가입해 둔 보험회사에서 보상 받으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또 연간 100만원 가량의 비용을 아끼기 위해 사설보안업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업소도 부지기수며, 범죄 예방을 위한 편의점 내 CCTV는 출입구를 감시하는 게 아니라 계산대 점원을 감시하고 있기가 예사다.

경찰 관계자는“강도범죄가 발생하면 피해자인 편의점 업주는 오히려 태연한데, 경찰만 욕을 먹고 숱한 고생을 한다”며 “업주들이 범죄예방 의지를 갖지 않으면 편의점 강도범죄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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