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이하 추락 DJ 임기말 때와 비슷
40% 이하 추락 DJ 임기말 때와 비슷
  • 김은숙 
  • 입력 2003-08-21 09:00
  • 승인 2003.08.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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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혼란·정치갈등·남북관계·코드정치 등 대처능력 부족이 원인 DJ 옷로비 사건때도 60%대, 햇볕정책 등 굵직한 정책펼쳐 만회 청와대가 노 대통령의 연이은 지지도 하락으로 비상이 걸렸다. 취임 6개월만에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는 40%대 이하로 ‘뚝’ 떨어졌다. 이러한 하락세는 취임 2개월째인 5월말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문화일보가 취임 6개월(8월25일)을 즈음해 1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노대통령의 지지도는 37.7%대에 불과했다. 앞서 실시한 MBC와 동아일보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40.2%, 41,8%보다 더 떨어진 수치다. 취임초 87%이상을 웃돌았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믿기지 않는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민의 3분1이 노대통령이 잘한 게 없다고 평가하고 있는 대목이다. 문화일보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61%가 “국정운영 잘못한다”고 답했고, MBC여론조사에서는“노무현 대통령이 잘 한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없다’는 응답이 31.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노대통령의 취임 6개월 지지도는 레임덕 현상이 심화되던 DJ정권 임기말 지지도(37%)와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노대통령과 김대중 전대통령의 취임 6개월 지지도 변화 추이를 평균치를 통해 분석해 봤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퇴임당시 ‘지난 5년동안 쉴 틈없이 달려왔다. 그래서 너무 짧게 느껴진 5년이었다’고 말했었다. 적어도 김전대통령에게는 5년간의 대통령 재직기간이 ‘5일’로 느껴졌던 것으로 보이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제 겨우 10분의 1을 넘긴 노대통령에게 5년은 아주 긴 시간이 될 것 같다. 국내외적으로 보기 드문 현직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세를 보면서 향후 5년이 암담하고 두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대통령 스스로가 하야하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라니…”“김전대통령과 노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평가해 주시지 않겠어요?”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어느 시사평론가가 전한 말이다.

취임한지 일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하야’가 운운될 정도로 참여정부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 언론기관에서 최근 실시한 노대통령의 지지도는 20∼40% 안팎에 불과하다. 대다수 시사평론가들과 정치학자들은 “취임 몇 개월만에 대통령의 지지도가 50%이하로 하락한 경우는 국내에서나 국제적으로 보기 드문 현상”이라고 말할 정도로 노대통령 지지도는 바닥을 치고 있다.이달 실시된 MBC와 동아일보의 여론조사 결과, 노대통령의 지지도는 취임초에 비해 40%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실시된 문화일보 여론조사에서도 노대통령의 지지도는 37.7%로 나타나, 노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매우 낮게 나타났다. 게다가 향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45%에 그쳐, 현정권의 국정운영 문제점을 여실히 나타내주고 있다.

노대통령의 취임초 지지도는 87.8%.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85% 이상 나타났다. 하지만 취임 6개월만에 노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40%대 이하로 뚝 떨어졌다. MBC가 지난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에 맡겨 전국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에서 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0.2%에 그쳤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0.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의 경우도 ‘잘한다’가 41,8%, ‘잘못하고 있다’가 50.1%로 비슷한 수치가 나왔다. 취임 이후 노대통령의 지지도는 단 한번의 상승없이 추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취임초 87%를 웃돌았던 노대통령 지지도는 한달새 20%이상(3월말 67%.1%) 급락했다.

이후 5월에는 15%(54%) 급락했으며, 취임 1백일인 6월초에는 52%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후 또 7월∼8월 조사에서도 40% 안팎의 지지율을 나타내며, 취임 6개월만에 40%이상 추락하는 ‘진기록’(?)을 세우고 있다. 노대통령의 리더십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경제불안, 경기침체 등도 크게 좌우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코드정치’로 인한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미숙도 국민적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86세력에 대한 국정운영 불신의 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화일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청와대 참모 내각능력 부족(17.1%)이 두 번째 원인으로 나타났다. 집권 초부터 신당논의 등으로 불안한 집권여당인 민주당도 ‘한몫’ 거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치불안과 갈등을 일으켰다는 것도 노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노대통령의 50%를 밑도는 지지율은 같은 시기 김대중 전정권의 지지율과 아주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전대통령의 경우, 지지도가 50%대로 처음 하락한 시점은 집권 1년 3개월째인 99년 5월 옷로비 파문 때였다. 그 이전에는 큰 폭 하락없이 70∼80%대 수준을 유지했다. 여론조사 기관별 평균 수치로 본 노대통령과 김전대통령의 취임 6개월 지지율은 무려 40%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김전대통령은 취임초 8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다가, 4월에는 81%. 5월에는 70.1%, 취임 1백일째에는 62%, 7월에는 79%, 8월에는 79.5%로 10% 안팎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이후 옷로비 사건 전까지 80%대 안팎 수준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옷로비 사건때 65.5%로 15%이상 하락한 것이 취임 일년 3개월만의 일이었다. 김전대통령은 대략 60%대 초반을 유지하면서 집권 전반기인 99년을 마무리했다. 이후 김 전대통령의 지지율은 2000년 1월 새천년민주당 창당을 통해 다시 70% 초반으로 높아졌으며,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직후에는 77.0%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나 ‘한빛은행 불법대출 압력 의혹’이 불거진 2000년 9월 조사에서 김 전대통령의 지지율은 47.7%로 급락했다가 2000년 10월 ‘노벨상 수상’으로 61.8%로 지지율이 다시 높아졌으나 ‘동방금고 사건’ 등 일련의 정경유착 스캔들이 터지면서 2000년 11월 조사에서는 다시 40%대로 지지율이 떨어졌다. 취임 3년만에 김전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로 하락했다. 반면 노대통령은 취임 6개월만에 40%대 이하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김전대통령은 이후 50%이상의 지지는 받지 못했다. 그리고 임기말 37%의 지지를 받으며, 정권을 마감했다.

김전대통령이 정권 마감당시 받았던 지지율이 취임 6개월을 맞는 노대통령 지지율과 엇비슷한 셈. 따라서 정치권을 비롯한 학계·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러한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큰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각계 전문가들은 김전대통령과 노대통령의 아주 대조적인 지지도 양상에 대해 IMF사태 속에 집권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초반 ‘외환위기 극복’에 전념, ‘국난 극복’이란 슬로건 아래 재벌개혁, 경제 구조조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고, 금융개혁 작업 등을 준비하며 햇볕정책을 제시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을 향해 나갔던 반면 노대통령은 경제문제나 남북관계 등 각종 국가현안에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게 지지도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은숙  iope7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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