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을 맞아 산업체 공장으로 아르바이트에 나섰던 대학생 두 명이 잇따라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는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이어지면서 산업체들의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각 업체들은 인건비를 상대적으로 적게 주고서도 아르바이트생을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만을 이용, 이들에게 충분한 안전교육 등은 등한시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오후 2시께 경북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항제철소 안에서 이 회사 협력업체의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류모(19·포항시 장성동)군이 자동화기계에 장착된 벨트에 끼어 숨졌다.
경찰은 숨진 류군이 파이넥스 슬러지를 옮기다가 작업부주의로 벨트에 옷이 끌려 들어가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오전 11시 20분께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덕리 T파이프 회사 내에서 외벽 담쌓기 작업을 하던 신모(18·포항시 연일읍)군이 작업장 위 크레인에서 떨어진 4.5t가량의 파이프 더미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사고 당시 문제의 크레인은 100여개 가량의 쇠파이프 더미를 옮기고 있었으며, 더미가 균형을 잃고 기울어지면서 벨트가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남부경찰서는 해당 산업체 안전관리자와 공장장 등을 소환해 정확한 사고원인 및 책임소재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올 들어 최근까지 포항 산업체내 사망사고는 6건이며 지난해에도 9건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경찰관은“예전에는 이 같은 인명사고 책임자가 구속 대상이었으나 요즘은 돈만 들이면 모두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며“이처럼 합의만 보면 된다는 생각이 안전관리 소홀을 부추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신군과 류군이 모두 대학생인 점으로 미뤄 방학을 맞아 학자금 및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하고 있다.
대학생 서동민(21)씨는 "편의점이나 주유소에 비해 일은 힘들지만 상대적으로 보수가 좋다는 점에서 일부 학생들이 공장이나 공사장 아르바이트를 선호한다"며 "그러나 아무래도 일에 서툰 학생이다 보니 무방비로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대구지방노동청 포항지청 산업안전과 관계자는 "산업체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생들을 쓸 경우 안전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며 "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산재혜택 및 사고재발 방지를 위해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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