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열기에 로또도 불황
주식 열기에 로또도 불황
  • 고도현 
  • 입력 2007-08-06 17:45
  • 승인 2007.08.06 1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박의 꿈을 쫓는 사람들이 로또를 버리고 주식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들해지기 시작한 로또 시장은 올 들어 주식 열풍까지 불면서 불황의 늪에 빠졌다.
증시는 급등과 폭락이 계속되고 있지만 주식 시장 열풍은 새로운 인생역전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직장인 김형규(38)씨는 자칭 로또 마니아다. 직장 동료들과 로또 모임까지 만들어 인생 역전을 꿈꿨다. 하지만, 최근 로또 모임을 해체(?)하고 주식 투자 모임으로 바꿨다.

몇 년 안으로 코스피 지수가 3천 선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듣고 마음을 정한 것. 김씨는“동료들과 모임 성격을 바꾼 뒤 우량주를 구입해 수익을 내고 있다"며 "확률이 낮은 로또보다 주식이 훨씬 매력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로터리서비스(KLS) 대구경북지부에 따르면 이달 현재 대구지역 로또 판매점 수는 500여 곳. 경북은 280여 곳이다. 이는 주식이 활황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 4월부터 급격히 판매점 수가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0%가량 급감했다. 로또 주당 판매량 역시 10% 이상 줄었다.

지난달 마지막 주 지역 로또 판매량은 35억 원이다. 올 초 주당 로또 판매량은 평균 40억 원 선이었다. 로또 열풍이 불던 지난 2002년(주당 판매량 100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에 못 미치는 판매량이다.

로또 시장의 불황은 주 구매층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로또 구매층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직장인들이 대거 주식 시장으로 몰리면서 로또 시장 자체가 흔들리게 된 것.

특히 매주 1만 원 정도 로또 구입비를 지출하는 이른바 로또 마니아들까지 주식으로 대박(?) 아이템을 바꾸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로또 판매점들의 힘겨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로터리서비스 대구경북지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로또 시장은 불황을 겪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로또 판매량은 내림세다. 주식 열풍, 당첨 확률이 낮은 점 등이 불황의 원인이다. 주가 변동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증시가 로또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