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귀족 MC,어디서 어떻게 돌아오나
12년 만에 방속복귀가 임박한 기업가 겸 개그맨 주병진(52)이 강호동을 잇는 MC로 지목받고 있다. 방송국으로부터 심야 토크쇼 제의를 받고 있는 주병진은 조만간 복귀 작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주병진 컴백에 대한 기대는 예능 프로그램 MC의 폭을 넓힌다는 의미에서 크게 작용되고 있다. 한 때 국민 개그맨의 위용을 떨친 것도 중요한 요소지만 주병진에 버금가는 고급스러움을 가지고 있는 예능 MC가 없다는 점은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과장과 독설에 싫증난 시청자들은 주병진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격을 맛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병진 이전에 복귀한 국민 개그맨 김국진, 최양락은 방송가의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각자 프로그램에서의 적응을 마쳤다. 특히 최양락은 특유의 유머로 젊은 세대층을 사로잡았다. 주병진의 TV복귀 윤곽은 11월 초중 드러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병진의 컴백 프로그램을 기획 중인 코엔미디어 측은 지난 10월 25일 “주병진과 프로그램 기획회의를 하고 있다. 오랜만의 복귀니 신경 쓸 일이 많다”며 “다음 달 초쯤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주병진이 올해 새 프로그램을 맡으면 1999년 SBS ‘주병진의 데이트라인’이후 12년 만에 방송에서 복귀하는 것이다.
3개의 공중파 방송사 중 주병진 섭외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주병진과 가장 관계가 깊었던 MBC다.
이와 같은 사실과 무관하지 않게 주병진은 MBC 라디오를 통해 지난 10월 대중들과 만날 예정이었다. 가수 윤도현의 후임으로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DJ를 맡으려 했던 것. 하지만 방송사의 성급한 대처로 윤도현이 DJ 교체 과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고 바통을 이을 주병진도 입장이 난처해져 버렸다. 결국 지난 10월초 주병진은 ‘두시의 데이트’를 통한 복귀 계획을 철회했다. 라디오 DJ 복귀 거부에 대해 주병진은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는 방송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 돼 ‘두시의 데이트’ 진행에 대한 욕심이 없음을 방송사 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방송 활동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더 완벽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진은 라디오 DJ자리를 놓고 벌어진 윤도현과의 문제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의도와 다른 논란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성폭행 누명 딛고 드디어 세상 밖으로
주병진은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생겨나는 상황에서 방송을 진행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피해를 받은 방송 관계자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라디오를 통한 복귀가 무산된 만큼 주병진의 행보는 TV 토크쇼로 집중돼 있다.
그중 가장 솔깃한 소식은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놀러와’, ‘무한도전’을 성공시킨 권석 PD와의 ‘황금어장-무릎팍도사’ 후속 프로그램 계획설이다. 주병진이 강호동에 이어 수요일 또는 목요일 토크쇼를 책임진다면 자연스럽게 같은 날 KBS에서 활동 중인 유재석과의 대결로도 이어진다.
연말부터 시작되는 종편채널들도 주병진을 무조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어 주병진이 강호동의 대안으로 불릴 만큼의 입지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만들었다.
평일 심야 황금시간대 토크쇼 컴백 소식은 한 언론을 시작으로 지난 10월 24일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그러나 아직까지 주병진 측과 MBC는 별다른 발표 없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라디오 외압설에 대한 여파를 우려해서인지 코엔미디어는 섣부른 발표를 삼갔다.
코어미디어 관계자는 지난 10월 24일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 MBC에서 방송할 지도 아직은 미지수다”고 전했다. MBC 예능국 또한 대답을 하지 않은채 즉답을 피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과거 영광이 최근 트랜드 영향 주는 것 아냐
다만 공중파 방송사를 비롯해 종편 등 여러 곳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 방송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컴백에 관련된 기사가 인터넷을 메우자 네티즌들은 “빨리 방송에서 만나고 싶다”, “주병진 토크가 다시 부활하는 것인가”, “논란 없이 왕의 귀환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복귀 이전의 추측과 지나친 주목은 주병진에게 이로울 게 없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방송을 떠난 지 10년이 넘었고 방송 환경이나 미디어 환경이 크게 변했다”며 “주병진이 이를 잘 딛고 재기에 성공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주병진은 1977년 MBC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한 뒤 MBC에서 개그맨으로 활동했다. 주병진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통해 MC 재능을 인정받았다. 대명사처럼 쓰이는 ‘몰래카메라’, ‘몰카’라는 단어 또한 주병진이 예능 프로그램 구상 당시 만들었던 단어였다. 이경규를 국민 개그맨으로 만든 몰래카메라 코너도 주병진의 아이디어다. 주병진은 이 사실을 지난 9월 무릎팍 도사 출연 때 밝힌 바 있다. ‘주병진의 나이트 쇼’, ‘주병진의 데이트 라인’ 등으로 전성기를 구가한 주병진. 소속사 측에서 말을 아낀다 해도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다.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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