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밴드의 ROCK SPIRIT!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모던락을 지향하는 밴드 ‘NIA’(니아)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좀처럼 찾기 어려운 특징을 지니고 있다.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이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라는 것. 남성 밴드가 주름 잡는 락 음악 시장에서 NIA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열정적인 공연 활동과 앨범 작업을 해내고 있다. 여성 밴드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대매너와 노래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NIA의 목표다. 4개의 앨범을 발매한 NIA는 가요 프로그램을 통한 홍보 없이도 팬 층을 거느리면서 인지도를 쌓고 있다. 팬들은 깔끔하면서도 서정적인 가사, 멜로디를 NIA의 매력으로 보고 있다. NIA의 멤버 전소연(27), 써지(27), 최영신(26), 박미연(24)을 인터뷰했다.
Q: NIA(니아)의 뜻은?
A: 영어의 옛 언어로 ‘챔피언’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Q: 데뷔한 지 얼마나 됐나
A: 2009년 4월 싱글 ‘My Everything’ 으로 데뷔했다. 이후 ‘Good Bye’, ‘기억의 숲’ 등의 미니앨범과 싱글앨범, ‘위너, 날다’라는 기획앨범까지 4장의 앨범을 냈다.
Q: 데뷔한 지 2년 반 정도 지났는데, 최근 근황은
A: 새 앨범을 위한 곡 작업을 진행하면서 라이브 무대, 라디오 공개방송, 학교 축제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앨범 활동으로는 공백기지만 공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Q: 작사, 작곡, 편곡까지 소화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존재감이 큰 멤버가 있나
A: 그렇지는 않다. 맡고 있는 파트가 분명하기 때문에 멤버 별로 알아서 작업한다. 멜로디 라인, 기타 리프가 일차적으로 만들어지면 그에 맞춰 다른 악기의 리듬, 멜로디가 추가적으로 보강되는 식이다. 뼈대에 살을 붙여가면서 자연스러우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주려 시도한다.
Q: 지금까지 10곡 정도가 나왔는데, 곡이 만들어질 때 보컬 멜로디가 먼저인가, 기타 코드 등이 먼저인가
A: 곡마다 다르다. 한 멤버가 처음 공개하는 사운드의 느낌이 좋으면 파트에 관계없이 다른 멤버들이 많이 맞춰준다.
Q: 작사 작곡을 한다는 게 대단한 일이라 생각한다. NIA만의 노하우가 있을까
A: 경험을 통한 느낌을 예민하게 간직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생활 속의 감정을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으로 옮기려고 노력한다.
Q: 생활하면서 느끼는 감정 등이 재료가 된다는 얘긴데, 기타, 드럼 파트도 마찬가지일까
A: 물론이다. 당시 기분들이 악기를 통해서 나온다. 음악 공부를 하면서 멜로디에 어울리는 구성, 편곡도 고민한다. 곡 작업과 관련해서 더 말하면 NIA가 결성된 초기에는 연주, 멜로디 부분에서 의견이 다를 때가 많았다. 그런데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파악하게 됐다. 그런 과정을 거쳐 NIA의 색깔이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Q: 대부분 밴드는 대중성과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성 간의 딜레마에 빠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NIA는 뭐가 먼저인가
A: 대중성이다. 만든 노래를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게 뮤지션의 목표이지 않을까.
Q: 뮤지션을 직업으로 결심한 계기를 말해 달라
A: 전소연- 어릴 때부터 오디션을 많이 봤다. 가수가 꿈이었으니까. 아이돌이 되기 위해 트레이닝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러다 아이돌이 나와는 맞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방향을 틀었다. 내가 본 아이돌의 조건은 음악적인 역량보다는 춤, 비주얼, 끼 같은 ‘쇼’적인 측면이 우선이었다. 도중에 꿈을 접으려고도 했는데, 음악성을 중점적으로 보는 기획사를 다시 찾아다녔고 오디션을 통해 밴드 보컬이 됐다.
써지- 대학교 동아리에서 드럼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까지만 해도 미디어 학과의 전공을 살려 뮤직비디오 감독을 꿈꿨다. 촬영을 위해 종종 락 페스티벌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볼 때마다 무대 위 뮤지션들이 너무 멋져보였다. 그 순간들이 드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인 것 같다.
박미연- 피아노를 쳤는데 오랜 시간 배우면서 흥미가 점점 줄어들었다. 그 때쯤 접한 악기가 기타다. 고등학교 밴드에서 접했는데 기타로 표현할 수 있는 사운드가 너무 많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래서 대학 전공까지 기타를 선택했다. 기타리스트로 성공하고 싶어서 NIA에 합류했다.
최영신- 음악 듣는 것을 좋아했다. MP3 이전 세대부터 레코드 샵을 통해 좋아하는 뮤지션, 명반, 표지가 맘에 드는 음반까지 구입하곤 했으니까. 그러다가 우연히 ‘Marcus Miller’(마커스 밀러)의 음반을 구입했다. 마커스 밀러에 반해 베이스를 배웠다. 이후 그룹 ‘롤러코스터’에 빠져들었고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음악적 공감대가 맞는 이들을 찾아 다녔다.
Q: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여성 밴드다. 혼성 밴드가 될 가능성도 있었나.
A:소속사에서 실력파 여성 밴드를 콘셉트로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었다. NIA는 여성 밴드라는 목표를 가지고 결성됐다.
Q: 댄스 그룹 연습생의 경우, 그룹 콘셉트가 잡혀도 수년 이상 트레이닝을 받지 않나. NIA의 경우는 어떨까.
A: 각자 길게는 10년 정도 악기를 다룬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지망생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다양한 파트가 하나의 노래를 들려줘야 하는 밴드의 특성상 팀워크을 맞추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틈날 때마다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연습을 거듭하고 있다.
Q: 데뷔 때부터 추구하는 음악색깔이 분명했나. 아니면 매 앨범 변신을 생각했나.
A: 지금까지는 ‘곡을 만들어야겠다’는 것 자체에 정신을 쏟다보니, 자연스레 이런저런 시도가 오갔던 것 같다. 그 밴드만의 색깔이 나타나려면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야 되지 않나. 경력이 쌓일수록 NIA만이 끌고갈 수 있는 특별함이 드러날 것이다.
Q: 롤 모델이 있나.
A: ‘부활’, ‘자우림’, ‘YB’. 대중들의 고른 지지를 받고 싶은 밴드가 되고 싶다.
Q: 그 목표는 듣기 편한 모던락을 추구하는 것과도 관계가 있겠다.
A: 맞다. 여성들이 많이 공감하는 음악도 선보일 예정이다.
Q: 아직 프로 뮤지션이 아니라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을 것 같나
A: 최영신, 박미연- 나갔을 것 같다.
전소연, 써지- 안 나갔을 거다.
Q: 뮤지션이 참가자들을 보는 입장은 좀 다를 것 같은데
A: 용기가 대단한 것 같다. 실력이나 외모를 떠나서 경쟁하고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큰 부담일 텐데 말이다.
Q: 여성 4인조 보다보니 자연스레 비주얼 밴드로 불릴 것 같다. 덕을 본적이 있나.
A: 2009년 데뷔 때만 해도 외적인 칭찬을 꽤 들었다. 이제는 물 건너 간 것 같다. 실력으로 승부해야지.
Q: 그래도 4명 다 매력이 있어 보인다. 비교하자면 아이돌 기획사에서 걸 그룹 멤버를 섹시한 타입, 귀여운 타입, 청순한 타입 등으로 캐스팅하는 것처럼.
A: 그렇게 봐주니 고맙다.
Q: 여성 밴드라는 이유로 ‘파워’, ‘연주 테크닉’이 부족할 것이라는 시선을 받지는 않나.
A: 힘이라면 나름 자신 있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 또한 하고 있다.
Q: 어떤 운동을 하나.
A: 써지- 드럼은 보는 것 이상으로 많은 힘을 소비한다. 런닝을 하고 있다. 복싱을 제대로 하고 싶었는데 체육관 관장님이 선수를 권유하는 바람에 그만뒀다.
전소연-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한다. 줄넘기, 러닝, 워킹.
박미연- 기타 운지를 위해 악력기 또는 줄넘기 운동을 한다.
최영신- 등산, 자전거, 요가 등 많다. 운동을 워낙 좋아한다.
Q: 중대형 락 페스티벌의 증가, (홍대를 중심으로 하는)소규모 공연의 지속성을 미루어 봤을때는 락 음악 시장이 꽤 좋아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A: 우리도 조금은 실감한다. 공연 문화가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환영한다. 하지만 소수 밴드의 이슈적인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빛을 보지 못하는 실력파들도 여전히 많으니까. 덧붙여 말하면 공연도 좋지만 밴드 입장에서는 음원 차트에서의 선전이 중요하다. 음악이 좋다는 소문이 나야 큰 공연장에 설 수도 있다. 그러나 음반 시장의 경우 아직까지 락 음악의 수요가 일부 장르에 치우쳐 있는 것 같다.
Q: 실력의 부족 때문은 아니겠지만 아직 방송 출연, 라이브 공연 횟수로 볼 때는 갈 길이 멀다. 어떤 마음으로 가고 있나.
A: 사활을 걸고 하겠다. 다른 밴드보다 배 이상… 우리를 모르는 대중들이 공연을 보고 나서 팬이 되면 좋겠다.
Q: 2010년 9월 ‘위너 날다’가 마지막 앨범이었다. 다음 앨범은 언제 나오나.
A: 올해 안으로 계획하고 있다. 3곡정도가 담긴 미니 앨범이 될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국내 대중음악에서 NIA의 목표가 뭔가
A: 우리들의 음악 색깔을 죽이지 않으면서도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밴드가 되고 싶다. ‘자우림’처럼.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사진=정대웅 기자] photo@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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