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흡연으로 기소유예 처분 받은 ‘빅뱅’ 리더 ‘G-드래곤’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23·권지용)이 일본투어 당시 대마초를 흡연한 사실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드래곤에 대해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초범이며 흡연량이 적은 점, 대학생 신분임을 감안한 판결이었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되지만 범죄 정황, 연령, 동기, 반성 여부 등을 고려해 사건을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것이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지드래곤은 대마초 흡연 사실을 곧바로 자백했다. 하지만 빅뱅의 이미지와 ‘GD&TOP’의 일본 활동에는 큰 파장을 끼치고 있다. 현재 빅뱅은 대성의 교통 사망사고 연루로 정상적인 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대마초 사건의 전말과 향후 계획을 살펴봤다. G-드래곤 옹호하는 팬덤 세력과 의혹 제기하는 네티즌 사이에서 설전 오고가
지난 5일 YG는 지드래곤이 대마초 관련 법률 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YG 측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연예인을 철저히 관리하지 못했다. 소속사로서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법적 처분은 없었지만 권지용과 소속사가 짊어져야 하는 죄책감은 그 어느 처분보다 무거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지드래곤은 지난 5월 10일부터 19일까지 일본 오사카, 지바, 나고야 등 3개 도시 투어를 진행하면서 대마초를 피웠다.
지드래곤이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시점은 지난 7월이다. 당시 지드래곤은 대마초를 피운 사실이 없다고 믿었기에 조사에 임했고 평소처럼 스케줄을 진행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 모발에서 극미량의 양성반응이 나왔다. 때문에 조사에 응했던 지드래곤 또한 놀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인을 고민하던 지드래곤은 수개월 전 일본 투어를 생각했고 일본 관계자들과의 술자리, 화장실에서의 흡연을 떠올렸다. 당시 상황에 대해 지드래곤은 “화장실을 이용하던 중에 팬인 것처럼 보였던 젊은 일본인이 인사를 하며 담배를 권했다”면서 “호의 차원에서 두 세 모금 흡입했다”고 주장했다.
앨범 발매, 콘서트 앞두고 무슨 일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으로 지드래곤은 대마초 흡연으로 실형을 선고 받았던 일부 연예인들의 전철을 밟게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지드래곤은 솔로, GD&TOP, 빅뱅 활동의 지장을 스스로 초래한 셈이 됐다. 특히 팀 동료 대성이 연루된 교통 사망사고에 이어 터진 악재기 때문에 이미지 타격이 보기보다 심각할 수도 있다. 본격적으로 홍보를 시작해야 하는 일본의 경우는 더하다.
지드래곤 대마초 사건을 주시하던 일본의 ‘에이백스’는 결국 GD&TOP의 앨범 발매를 중단시켰다. 발매 시기가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단시킨 것은 구설수를 안고 활동 했을 때의 후폭풍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백스는 YG와 레이블 ‘YGEX’를 설립한 후 YG 가수들의 앨범을 소개하고 있는 일본의 대형 연예매니지먼트사다.
지난 6일 에이벡스는 “지드래곤이 대마초를 흡입한 것은 에이백스와 계약하기 전이지만 일본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을 감안, 앨범 발매 중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대마초 등 마약을 복용한 연예인에 대한 활동 규제가 강한 편이라고 한다. 게다가 지드래곤은 일본에서 대마초를 흡입한 만큼 앞으로도 엄정한 잣대를 적용할 당할수도 있다.
일본서 ‘대마초 청년’으로 불릴 판
한편 국내 지상파 방송사 등은 지드래곤이 기소유예 처분에 그쳤다는 것을 이유로 출연 정지를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신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5일에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권지용닷컴’이 개설됐다. 이 사이트가 담고 있는 내용은 지드래곤 대마초 사건과 관계된 의혹이다.
네티즌들은 “한 두 번의 흡입으로는 모발에 대마초가 검출되지 않는다”, “보통 소변검사는 5~10일정도 전에 대마 흡입을 해야 양성 반응이 나온다. 상습 복용자의 경우에만 15일까지 몸에 남는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드래곤 진술의 진실과 타당성 등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같은 네티즌들의 반발은 연말을 겨냥한 대대적인 활동에 장애가 될 전망이다.
지드래곤은 올 겨울 2009년 8월 발매한 ‘Heartbreaker’ 이후 2년 4개월 만에 솔로 2집을 내놓을 예정이었다. 다음에는 빅뱅의 탑과 결성한 유닛 GD&TOP의 두 번째 앨범이 발매를 기다리고 있다. YG는 지드래곤의 컴백을 지원하면서도 ‘대마초 꼬리표’가 계속 따라붙는 것을 염려할 듯 하다.
지드래곤의 개인적인 활동 외에 빅뱅의 브랜드 콘서트 ‘빅 쇼’ 개최 역시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당초 ‘빅 쇼’의 성사여부는 대성의 복귀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대성은 지난 5월 말 1차 사고를 당하고 쓰러진 오토바이 운전자 H씨를 자신의 승용차로 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사건은 운전자의 사망시점, 대성의 처벌 수위 등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최근 사건으로 콘서트 무산 가능성은 좀 더 늘어났다.
[이창환 기자]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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