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재미는 몇 시간, 재탕과 짜깁기는 며칠간

방송사 간의 추석 특집 프로그램 경쟁에서 MBC가 최종 승리했다. MBC는 추석 연휴 동안 ‘제3회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 ‘한가위 특집 나는 트로트 가수다’, ‘한가위 특집 스타 경매쇼’ 등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샀다. 시청률은 KBS와 SBS에서 동시간대에 방영한 특집 프로그램보다 10%까지 높았다. MBC의 ‘채널고정’ 비결은 인기 스타들의 적절한 활용, 신선한 아이디어로 압축되고 있다. 방송사들은 이번 추석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이 어떤 프로그램과 연예인을 선호하는지 알게 됐다. 그러나 대부분 프로그램들은 추석 특집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식상함과 선정성 논란에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추석 연휴였던 지난 10~13일, MBC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2부)’는 특집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는 14.2%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따르는 ‘나는 트로트 가수다’(12.5%),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1부)’(10.9%), ‘스타경매쇼’(10.1%) 역시 MBC에서 편성한 프로그램이었다.
다른 방송사에서 1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은 KBS에서 지난 12일 방송한 ‘다문화 가족 노래자랑’(10.6%) 정도였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서 집계한 시청률도 1, 2위를 비롯한 순위들이 비슷했다. 추석 특집 프로그램 TOP5 가운데 4개를 MBC가 차지한 것이다.
기존에 방영했던 TV 프로그램까지 합치면 KBS의 ‘우리집 여자들’(21.4%)과 ‘오작교 형제들’(19.9%) 등이 더 높지만 고정팬 이외의 시청자들을 끌어모은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모든 연령대가 좋아하는 아이돌
아이돌 스타 140여 명이 총출동한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의 인기 요인은 신선한 재미로 압축되고 있다. 무대 위 모습만 보여줬던 아이돌 스타들의 친근하고 색다른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됐다는 평가다.
아이돌 스타들은 각종 종목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개인기나 개그를 수시로 선보여 관중과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색다른 아이디어를 통한 프로그램 구성은 ‘나는 트로트 가수다’, ‘스타 경매쇼’에서도 적용됐다. ‘나는 트로트 가수다’는 가수 남진, 태진아, 설운도, 장윤정, 박현빈, 김수희, 문희옥을 한자리에 모아 성인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요즘 쉽게 들을 수 없는 트로트 음악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스타 경매쇼’는 경매라는 소재를 통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최수종, 박명수, 서인영, 소녀시대 윤아 등은 자신의 애장품을 적극 홍보하면서 프로그램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이번 특집 프로그램에 만족한 네티즌들은 “과거 명절 때의 프로그램보다는 나은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한도전’, ‘1박2일’, ‘세바퀴’ 특집 편성도 재방송 수준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실망스러웠다’는 의견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많은 특집 프로그램들이 쏟아졌지만 식상함과 불필요한 선정성 등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전부터 방영하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 변동 폭이 적은 것도 이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청률 10%를 넘은 MBC의 추석 특집 프로그램들 역시 전체 순위와 경쟁하면 TOP10에 진입하지 못했다.
SBS에서 방영한 ‘스타 애정촌’ 같은 경우는 기존 프로그램인 ‘짝’에 연예인들을 출연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설정 자체는 똑같았던 것. 출연자 안진경의 속옷 노출 논란으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KBS의 ‘미녀의 비밀’에서는 초등학생에게 섹시함을 요구하는 내용이 방송됐다. ‘미녀의 비밀’에서는 키 1m74㎝의 초등학생이 ‘S라인’, ‘8등신’, ‘섹시미’ 등으로 소개됐다. 또한 “고등학생 오빠들이 사귀자고 한다” 등의 발언이 그대로 방송되면서 선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MBC ‘나는 트로트 가수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나는 트로트 가수다’에 아쉬움을 표현한 이들은 “트로트의 맛을 제대로 살리기 어려운 구성이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창환 기자>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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