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영화, 인터넷 포르노방송, 성인연극까지...엄다혜, “남자라면 다 안다”
에로영화, 인터넷 포르노방송, 성인연극까지...엄다혜, “남자라면 다 안다”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1-09-14 12:05
  • 승인 2011.09.14 12:05
  • 호수 906
  • 5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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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간 나체로 서있는 것 쉽지 않죠

연극 ‘교수와 여제자2’로 매일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엄다혜(35)씨는 13년간 약 200편의 에로영화와 3편의 성인연극에 출연한 노출연기의 ‘달인’이다. 데뷔할 때부터 줄곧 주인공 자리를 꿰찼던 그녀는 지난 4월부터 공연한 ‘교수와 여제자2’에서도 여주인공 역할을 맡고 있다. 매주 6일, 하루에 두 차례 까지도 진행되는 ‘연극 레이스’가 버거울 만도 하지만 프로의식을 갖고 성실하게 수행 중이다. ‘교수와 여제자2’는 ‘헤어’까지 드러내는 파격적인 노출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 때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인터넷 포르노 방송의 ‘PJ’로도 활동했던 엄다혜씨를 인터뷰했다.

-연극 ‘교수와 여제자2’를 쓴 강철웅 대표에게 캐스팅 됐나, 어떤 인연인가
▶작품을 하나 준비했는데 할 생각이 있냐고 연락이 왔다.

-알고 있던 사이였나
▶ 아니, 모르는 사이였다. 어떻게 내 연락처를 알고서 연락을 줬다.

-연극이 처음인 줄 알았는데 이번이 세 번째다.
▶ ‘아끼꼬 상의 긴자꼬’, ‘미란다 신이 내린 사랑’이라는 연극에 출연했다. ‘아끼꼬~’는 2002년, ‘미란다~’는 2007년에 출연했다. 모두 노출씬이 있는 배역이었다. ‘미란다~’때는 주인공이었다.

-세 편 연극의 노출 수위는 어땠나.
▶ ‘교수와 여제자2’가 가장 높다. ‘여대생’이라는 역할 자체는 굴곡이 없고 입체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만 노출 강도만큼은 가장 높다. 조명도 이전 작품에서는 빨갛고 어둡게 처리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확연히 보이도록 밝게 비춘다. 무대 위에 전라로 있는 시간도 이전 작품들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헤어까지 노출되는데)중요 부위 신경 쓰랴 연기하랴, 많은 집중력이 필요하겠다
▶ 처음에는 많이 떨렸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점차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연극 ‘교수와 여제자2’가 한동안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이를 통한 대중들의 시선이 부담되지는 않았나.
▶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이런 작품이 있어야 내가 출연해 연기를 하고, 또 원하는 사람들이 보러 오는 것 같다.

-연기할 때 관객들의 반응을 관찰하기도 하나.
▶ 처음에는 그럴 겨를이 없었는데, 몇 주 정도 지났을 때부터는 여유가 생겼다. 과거 작품 때는 전라 연기를 하면 놀란 표정의 관객들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관객들은 많이 놀라지 않는다. ‘알몸’ 연극도 늘었고 성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인 것 같다.

-‘교수와 여제자2’를 연기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
▶ ‘교수와 여제자2’에서는 전라 연기를 할 때도 ‘공사’(중요 부위를 테이프로 가리는 작업)를 하지 않고 나간다. 생리를 할 때만 어쩔 수 없이 하는 정도다. 한 번은 테이핑 작업을 마친 후 올랐다가 무대 위 조명 등의 열기와 더위 때문에 테이핑 한 부위가 떨어질 뻔 한 적이 있다. 조마조마 했지만 다행히 사고 없이 마칠 수 있었다.

-대사가 꽤나 많다. 외우는 노하우가 있다.
▶ 처음 대본을 받아보면 이걸 어떻게 다 외우나 싶었다. 그런데 연습하고 집중하다 보면 외워진다. 매주 6일을 공연하다보니 대사를 잊어버릴 겨를도 없다.

-인터넷 기사를 보니 부산 사는 30대 남자가 지난 7월 14일 ‘교수와 여제자2’ 공연하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살하겠다고 했다던데.
▶ 7월 14일 공연장을 찾아와서 난동을 부린 적이 있다. 때문에 이날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에로배우, 인터넷 PJ(포르노 자키)가 대표적인 직업이다. 다른 일을 해본 적이 있나.
▶ 일본의 그라비아(일본의 영상몰·화보집)등에서 사진모델을 했다. ‘스페인 포르노 박람회’ 리포터를 해본 적도 있다. (세계 포르노 박람회는 미국, 독일 등에서 해마다 개최되는 포르노 축제, 시상식이다)

-에로영화와 연극의 차이점은
▶ 여러 가지가 있다. 연극은 현장감이 강하고 쉼 없이 달려야 하지만, 영화는 CUT과 NG등이 있어서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영화도 쉽지는 않다. 마음에 안 들면 감독의 요구대로 다시 촬영하고 계속 수정해야하기 때문이다.

-에로배우로 몇 년도에 데뷔했나.
▶ 에로배우는 22살 때, 사진모델은 21살 때 했다.

-에로배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 21살때 케이블 방송에서 속옷모델로 활동했다. 이 때 활동이 인연이 됐다.

-첫 작품 때부터 주연을 맡았나.
▶ 맞다. 에로겸 공포영화였는데 제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에로 영화를 몇 편정도 찍었는지 기억이 나는가.
▶ 정말 많이 찍었다. 100편도 넘고… 200편 가까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많이 찍을 수도 있나
▶ 일주일, 열흘 만에 한 편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에로 영화의 특징이다. 요즘에는 하루에 한 편을 찍을 수도 있다고 한다.

-가장 흥행이 됐던 작품은
▶ ‘애인 만들기’와 ‘누나 길들이기2’였다. 이 영화를 찍은 회사들은 돈 좀 벌지 않았을까.

-한창 활동했던 90년대 중반이 에로영화 전성기 였던 것 같은데 여건은 어땠나.
▶ 에로 영화를 많이 찍기는 했지만, 당시 대중들의 생각처럼 돈을 많이 번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수의 작품을 찍은 것 치고는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에로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와 스텝들이 모두 모여서 촬영하는데, 내씬을 찍고 난 후에는 쉬는 시간도 많았다.

-요즘에는 제작환경이 어떻게 변했나.
▶ 에로비디오가 시장이 사라져, 인터넷 성인영화로 교체되지 않았나. 하루 만에 한 편의 영화를 찍으려하다 보니 배우 입장에서는 부담이 늘었다.

-영화, 연극에서의 연기를 보니 내공이 더 필요해 보인다. 연기 공부는 하고 있나
▶ 어렸을 때 배우가 되고 싶어서 연기 아카데미를 다닌 적이 있다. 몇 개의 유명 드라마에 엑스트라로 출연했다. 이때부터 꾸준히 연습했다면 연기가 늘었을 텐데 당시 사춘기여서 그랬는지 한 곳에 열심히 집중하지 못했다.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개의치 않는다고 했는데, 많이들 알아보나
▶ 종종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 최근에는 동대문 쇼핑을 하는데 여자 두 분이 연극 잘 봤다면서 말을 건넸다. 남자들은 사인을 해달라고도 한다. 아저씨뿐만 아니라 20대 친구들의 사인 요청을 받은 적도 있다. 공연장과 동대문 쇼핑몰의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주로 옷 매장 하는 사람들이 얼굴을 알아본다.

-‘LIVE69TV’라는 인터넷 성인방송에서 ‘아라’라는 넥네임으로 ‘PJ’활동을 했다.
▶ 이것에 대한 말들이 많았는데, 나는 전문 PJ가 아니었다. ‘딸기’로 활동했던 PJ가 인터넷 성인방송계에서 대단히 유명했던 적이 있다. ‘딸기’도 에로배우 출신이다. 나와 친분이 있는데 ‘딸기’의 제의로 잠깐 ‘PJ’ 알바를 한 것이다.

-어떻게 제의를 받았나
▶ ‘PJ’ 활동으로 몇 년간 미국과 캐나다에 있던 ‘딸기’가 한국에 돌아온 적이 있다. 당시 내게 같이 캐나다에 가지 않겠냐고 권유했다. 해외여행을 하고 싶어 따라갔다가 2주 정도 출연하게 된 것 같다. 10회 정도 출연했다.

-기간이 짧기는 하지만 ‘PJ’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활동 하고 있다. 대단해 보인다.
▶ 사람들의 말이나 시선을 신경 쓸 필요가 뭐가 있나.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포르노 촬영이 불법 인데다가 에로영화의 수위도 높지 않았는데, 어떻게 갑자기 인터넷 방송이 유행했을까.
▶ 돈벌이를 위한 목적이 가장 크겠지만 외국의 영향 또한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미국에서는 포르노 배우가 스타 대접을 받기도 하며, 일본은 여고생들이 AV배우를 희망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성에 개방적인 여성들이 제의를 받고 응하지 않았을까.

-‘PJ’ 경험을 바탕으로 그때를 얘기한다면
▶ 벗을 수 있다고 아무나 ‘PJ’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토크쇼 형식이다 보니 말을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으며 끼가 있어야 한다.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나 연기, 시청자들의 댓글에 재치 있게 반응하는 것들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중들의 편견과는 달리 몇몇 ‘PJ’들은 프로의식이 강했다. 성(SEX)이 굉장히 광범위 하지 않나. 그녀들은 방송이 있을 때마다 성(SEX)에 대한 조사와 공부, 아이템도 스스로 만들었다.

-방송 상으로는 꽤나 친해 보이던데, 경쟁도 있었나.
▶ ‘PJ’ 방송이 유행했을 때는 서로 간의 경쟁도 치열했다. 팬의 확보와 인기 때문이다.

-2004년경 ‘PJ’들이 ‘음란죄’ 명목으로 잡혀 언론에 노출된 적이 있다. 당시 그녀들은 갇혀 지내면서 힘들게 방송했다고 말했다.
▶ 그렇지는 않다. 일부 ‘PJ’들이 법을 빠져나가기 위해서 가짜 진술을 한 거다. 실제 촬영 분위기는 자유롭다. 자유 시간도 많고 계약한 대로 이행한다. 하기 싫으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 대부분 돈 때문에 그 길을 선택했지만, ‘딸기’나 ‘지영’ 같은 ‘PJ’들은 선택한 직업에 대한 의욕과 노력이 보였다. ‘딸기’의 경우는 자세히 알고 있는데, 소속사에서의 대우가 좋아 어학원과 학교도 보내줬다. 영어를 꽤 잘한다. ‘PJ’도 우리나라에서나 허용되지 않을 뿐이지 엄연한 직업이다.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하는 게 낫지 않나.

-남자친구는 있나
▶없다. 마지막으로 사귄 지도 오래됐다. 남자친구를 만들기가 점점 힘든 것 같다. 프리랜서라 열심히 일하다 보면 데이트할 시간도 많지 않다.

-어떤 남성상이 좋나.
▶나와 생각이 맞고 날 편하게 해주는 남자가 좋다. 여행을 좋아하는 편인데 생기게 되면 같이 여행을 다니고 싶다.

인터넷의 엄청난 파급효과 때문에 ‘아라’라는 이름으로 엄다혜씨를 알게 된 이들도 많다. 13년에 달하는 에로배우 경력과, 2주간 출연했던 인터넷 포르노방송의 경험이 맞먹는 위력을 지니고 있는 것. 한국에 돌아왔을 때 “이렇게 난리가 날 줄은 몰랐다”는 그녀는 당시 기억을 웃으면서 털털하게 넘겼다. 남들의 비난과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베테랑 에로배우의 당당함이 보였다.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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