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은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한류 월드스타를 뽑기 위해 YG(대표 양현석), JYP(대표 박진영), SM(대표 이수만)이 나섰다. 지난 2일 SBS는 3억 원의 상금과 음반 발매를 내건 프로그램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참석한 양현석과 박진영은 지원자의 선발 기준과 프로그램의 방향을 발표하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새바람을 예고했다. 양현석은 거친 성격과 카리스마를, 박진영은 인간적인 매력과 성실성을 중요 기준으로 삼았다. 특히 양현석은 참가자들의 휴먼 스토리를 쫓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의 탈피를 강조했다. 연출은 맡은 박성훈 PD는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인재들은 프로그램이 종영 되더라도 YG, JYP, SM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는 12월 방송을 앞두고 있는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이하 K팝스타)’는 심사위원으로 양현석과 박진영, 보아를 영입했다.
오디션 참가자들은 각각 기획사를 대표하는 이들의 심사를 거쳐 연습생으로 발탁 또는 가수 데뷔를 누리게 된다.
‘K팝스타’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징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했다. 그중 하나는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가창력’ 부분이다.
‘K팝스타’는 가창력 중심에서 벗어나 랩, 악기, 춤, 작곡 등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 노래실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음악적 재능이 타고난 참가자들이 있다면 기획사 3곳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승자에 한해서는 3곳의 기획사 중 한 군데를 직접 고르는 기회가 주어진다.
연출을 맡은 박성훈 PD는 지난 2일 열렸던 제작발표회에서 “냉정하게 봤을 때 기존 프로그램들은 방송이 끝난 후 인기를 이어가지 못했다”면서 “지속적인 활동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서 세계적 스타가 나오는 과정을 가감 없이 담겠다”며 “과학적인 분석, 과정 중에 있을 수밖에 없는 갈등을 낱낱이 보이겠다”는 추진방향을 드러냈다. 인간승리 위주의 공감 스토리보다는 현실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얘기다.
뮤지션 카리스마는 강하고 독한 마음에서 비롯돼
심사위원으로 모습을 드러낼 양현석 또한 박 PD와 일치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양현석은 “‘슈퍼스타 K’가 잘 만든 오디션 프로그램임에는 틀림없지만 배출된 가수들의 메이저 시장 지속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현석은 “YG, JYP, SM이 가수를 키우는 노하우를 100% 노출할 생각이다. 우리의 관리와 교육시스템을 보여주면서 다른 기획사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양현석은 드라마틱한 주인공을 찾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특징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이어갔다.
양현석은 “가수를 뽑는 프로그램에서 꼭 스토리가 필요하지는 않다. 환경이 어려웠던 사람이 주목받는 스토리가 없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때문에 양현석은 시청자의 감정을 자극하는 참가자를 배려하지 않고 오로지 재능만을 가지고 평가할 가능성이 짙다.
춤 노래 재능뿐만 아니라 ‘표정’이 있어야
반면 박진영은 심사 기준에서 인간성과 성실함을 빼놓지 않았다.
여태껏 오디션을 볼 때마다 ‘착한 지원자’들을 선호했던 박진영은 “GOD, 원더걸스 또한 말을 잘하거나 예능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겸손하고 성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색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멋이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게 JYP의 특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각기 다른 기준으로 참가자들의 면면을 살펴본다는 점은 시청자들에게는 큰 재미가 될 전망이다. 특히 대다수 지원자들과 나이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가수 보아의 가세는 양현석과 박진영이 보지 못하는 장점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된다.
양현석과 박진영이 심사 기준에 대한 의견일치를 보인 부분도 있다. 뮤지션의 자기관리다.
양현석과 박진영은 “자기관리가 안 돼 무너진 이들을 너무 많이 봤다”면서 “‘K팝스타'가 되려면 혹독한 스케줄과 문화, 언어 등을 배워야 한다. 자기관리는 재능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양현석은 “3억 원의 상금을 1등에게 다 주고 음반은 순수하게 SBS에서 내줬으면 좋겠다. 얄팍한 상술을 안 부렸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상파, 케이블 방송 할 것 없이 지속 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유행. 일각에서는 “점점 식상해지고 있다”, “독설과 과다 경쟁을 부각시키고 있다”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인기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평범한 오디션 프로그램은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하는 것을 아는 방송사들은 보다 새로운 색깔과 틀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K팝스타’는 올 가을 대격돌하는 MBC ‘위대한 탄생2’와 Mnet ‘슈퍼스타K3’가 후반부에 접어들 때쯤 방송을 시작한다. 시청자와 기획사 모두를 놀라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탄생될지 궁금해진다.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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