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엔터테인먼트의 ‘헤로인’1만2000명 중독 시켜

인기 걸 그룹 ‘2NE1’이 지난달 26일 서울올림픽공원에서 단독 콘서트 ‘놀자(NOLZA)’를 열었다. 콘서트는 3일간 개최됐고 1만 명 이상의 국내 팬은 물론 일본 등지에서도 2000명의 팬들이 찾아왔다. 리더 씨엘(20·이채린)을 비롯한 박봄(27), 산다라박(27), 공민지(17)는 콘서트 내내 무대를 장악했고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2NE1은 대지진으로 연기했던 일본 진출을 본격적으로 계획했다. 이번 달 중순부터 다음달 초까지 열리는 일본 콘서트에는 10만 명의 현지 팬들이 몰리는 진기록이 세워졌다. 2NE1은 콘서트 열기를 오리콘차트 등의 J-POP 인기로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2NE1의 단독 콘서트는 2009년 데뷔 이래 2년 3개월 만에 치러졌다. 4명의 멤버들은 3일 동안의 콘서트를 마친 지난달 28일 “콘서트가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다”면서도 “데뷔 때부터 꿈이던 콘서트를 열게 되니 또 하고 싶다. 중독됐다”고 말했다.
4000여 석의 올림픽 홀은 이들의 엄청난 인기를 감안하면 다소 작은 공연장이다. 하지만 씨엘은 “너무 크면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하기 힘든 것 같다”면서 “이번 공연장은 팬들과 함께 느끼고 땀 흘리기에 적당했다”는 생각을 표출 했다.
데뷔 하자마자 가요계를 휩쓴 싱글 곡 ‘Fire’로 콘서트의 포문을 연 2NE1은 ‘Can't Nobody’, ‘I Don't Care’, ‘Let's Go Party’등의 히트곡을 연달아 쏟아내면서 초반부터 분위기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여세를 몰아 씨엘과 공민지는 듀엣곡 ‘Please Don't Go’를 듀엣으로 불렀고 산다라박은 ‘Kiss’, 박봄은 ‘You And I’를 불렀다. 솔로 활동 여부와 각자 캐릭터에 알맞은 선곡이었다. 때로는 뜨겁고 열광적으로, 때로는 잔잔하게 이어지는 노래에 팬들은 함께 호흡하면서 2NE1을 연호했다.
콘서트 중간에는 개그맨 박명수가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박명수는 ‘빅뱅’의 지드래곤과 MBC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공개한 ‘바람났어’를 들려줬다. 박명수는 또한 가수 신분으로 불렀던 ‘바보에게 바보가’를 불러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미국 ‘아이튠즈’ 일렉트로닉
앨범차트 2위, 독일 음악 사이트 ‘Viva 온라인 클립 차트’ 1위
그 다음으로는 ‘아파’와 ‘Lonely’,
‘박수쳐’, ‘Hate You’ 등을 열창했다. 2년 남짓한 걸 그룹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히트곡이 많았다.
지난 6월에 발표한 곡 ‘내가 제일 잘 나가’의 무대는 콘서트의 하이라이트였다. 4000명의 팬들까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음악에 몸을 맡겼다. 2NE1은 ‘Ugly’, ‘Go Away’ 등을 마지막으로 부르며 ‘놀자(NOLZA)’ 판을 마무리했다.
팬들은 그녀들의 무대에 눈을 떼지 못하면서 데뷔 첫 콘서트를 축하했다. 씨엘은 화끈한 카리스마를 내뿜었고 산다라박은 특유의 애교를 자랑했다. 박봄은 가창력을 무기로 팬들을 사로잡았고 공민지는 넘치는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콘서트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멤버들은 각각의 감동을 그대로 전달했다.
먼저 씨엘은 “우리를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음악 프로그램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콘서트가 더 자유로운 것 같다”며 “이래서 노래를 하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콘서트 첫날 팬들의 함성에 눈물이 울컥 쏟아지기도 했다는 산다라박은 “방송은 예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콘서트 때는 놀면서 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고 좋아했다.
공민지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과 교감한 것이 기쁘다”며 “가수와 팬이 나누는 사랑이라는 것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인 보컬 박봄은 첼리스트이자 자신의 친언니인 박고은씨와 협연을 펼쳤다. 박봄은 “언니와 협연한 것은 처음”이라며 “잘 어울리려 감동스럽다. 언니 얼굴을 봤는데 눈물을 글썽거리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한편 2NE1은 지난 2일을 기점으로 정식으로 일본에 진출해 프로모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 시작은 일본 대표 음악 방송 프로그램인 아사히TV의 ‘뮤직스테이션’ 출연이다. 한국 걸그룹 중에서는 카라와 소녀시대가 출연한 적이 있다. ‘뮤직스테이션’외에도 몇몇 TV 프로그램에 출연할 예정이다.
한류 열풍의 후발주자로 뛰고 있지만 일본에서의 2NE1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음악순위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일본 투어 첫 단독 콘서트 티켓 예매에는 10만 명이 몰리기까지 했다.
2NE1은 이번 달 19일부터 6회에 걸쳐 일본 콘서트 ‘NOLZA in Japan’을 열 예정이다.
현재 YG 엔터테인먼트는 일본의 거대 기획사인 에이벡스와 함께 공동레이블인 ‘YGEX’를 설립했다. 2NE1을 비롯한 가수들의 공격적인 일본 진출이 동기다.
2NE1은 기존 걸 그룹과 비교할 수 없는 에너지를 가지고 월드스타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창환 기자]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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