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대서 인정받은 홍서연 감독 “쑥스럽네요” 소감
세계무대서 인정받은 홍서연 감독 “쑥스럽네요” 소감
  • 윤지환 기자
  • 입력 2011-08-29 15:24
  • 승인 2011.08.29 15:24
  • 호수 904
  • 5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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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수 영화제 휩쓸며 샛별 급부상
'팀 워크'의 한 장면

일본을 넘어 유럽에 이르기까지 K-POP의 한류열풍이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영화계에도 한류바람 조짐이 보이고 있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 했던가. 최근 한 신인 감독이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주요 부분을 석권하는 것도 모자라 대상을 수상하는 등 숨은 실력을 과시해 눈길을 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겁 없는 신인이 여자라는 점이다. 남성 중심의 험난한(?) 영화계에서 실력파 여감독이 자생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는 “노력은 스스로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7월 14일부터 21일까지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제10회 댈러스아시안영화제’에서 베스트네러티브단편상(Best Narrative Short Award)인 2011 Panasonic Award for Excellence in Asian Film을 한국인 신인 여감독이 수상해 영화계 화제가 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홍서연 감독이다.

단편부문 본선에 13개 작품이 진출했고 이 가운데 한국작품으로는 홍 감독의 ‘팀워크(Teamwork)’

를 비롯해 ‘변신이야기’ 등이 초청받았다.

이 영화제는 일반인들이 잘 모를 수 있지만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매우 권위 있는 영화제로 통한다.

2001년 제정된 댈러스아시안영화제는 북아메리카의 아시아 관련 영화제 중 가장 규모가 큰 영화제다. 올해는 텍사스주 댈러스 중심가의 매그놀리아 극장과 댈러스 박물관에서 개최됐다. 장편부문에서는 ‘댄스 타운’, ‘심야의 FM’, ‘시라노 연애조작단’이 초청됐다.

앞서 홍 감독의 ‘팀워크’는 2011 미국 LA아태영화제(LA AsianPacific Film Festival) 단편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지난 5월 6일(현지시간) 폐막한 LA아태영화제에서 홍 감독의 12분짜리 단편 ‘팀워크’가 총 148편이 참여한 단편영화 부문의 대상인 ‘골든 릴 어워드(Golden Reel Award)’를 받았다.

팀워크는 18세 주인공이 임종 직전의 할머니와 극적으로 화해하는 과정을 담은 12분짜리 단편영화다.

팀워크의 줄거리 살펴보면 이렇다.

영화 ‘팀워크’는 죽음을 앞둔 할머니와 손녀 연희의 이야기다. 할머니의 죽음직전, 그 짧은 순간에 두 사람이 서로에게 있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동시에 기억하면서 오랜 갈등이 은근한 화해로 풀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사람이 죽음을 맞이할 때, 살아온 모든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한순간에 지나간다고 하는데 어느 날 과연 그 기억들은 사실 그대로의 기억들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며 “사람은 종종 자신의 기억에 속을 때가 있다고 한다. 그런 부분 때문에 발생하는 인간적 고뇌와 갈등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석사과정을 거쳐 미국 뉴욕대학교(NYU)에서 다시 석사과정을 이수한 말하자면 제대로 배운 영화인이다.

그러나 홍 감독은 “실력을 좀 더 갖췄을 때 이야기 하면 마음이 편할 것 같은데 아직은 언론에 조명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해외 유수 영화제를 휩쓴 소감을 묻자 홍 감독은 “나름대로 열심히 만들긴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좋게 봐주시니 솔직히 너무 쑥스러울 뿐 따로 소감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마냥 수줍어하는 신인 감독은 아니다.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홍 감독은 “앞으로 한국과 미국의 영화산업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홍 감독은 “앞으로 성장, 사랑, 소외 이 세 가지 이야기를 완성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반짝이는 눈을 보면 왜 세계 영화계가 그를 주목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미국의 거대 영화사인 워너브라더스사도 홍 감독의 실력을 인정한 바 있다. 홍 감독은 재학시절 학교에서 주최하는 스크립트 리딩 페스티벌에서 입상, 워너사로부터 영화제작 지원금을 상금으로 받기도 했다. ‘팀워크’는 이 지원금으로 제작된 영화다.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홍서연 감독의 주요 경력

2004 [진짜 쓰레기 Real Trash] 35mm, color, 10min. 제5회 대한민국영상대전 장려상
2006 [미국에 점프하다 Jump into America] DV, color, 10min.
2007 [졸업식 Graduation] HD, color, 11min. First Run Film Festival (2008, 미국)
2008 [혼혈인 Biracial] DV, color, 80min.
2008 [오디션 The Audition] 16mm, color, 1'25"
2010[팀워크 Teamwork] HD, color, 11'11" 제2회 호주한국영화제 (2011, 호주)
제14회 과나화토국제영화제 (2011, 멕시코)
제41회 지포니아동영화제 ELEMENTS +10 경쟁부문 (2011, 이탈리아)
제 3회 타이어린이영화제 단편경쟁부문 The Most Popular Film Award 수상 (2011, 태국)
제10회 달라스아시안영화제 베스트네러티브단편상 (2011, 미국)
제17회 월드와이드단편영화제 경쟁부문 (2011, 캐나다) 로스앤젤리스뉴웨이브영화제 학생부문 1등상 & 베스트디렉팅상 (2011, 미국) 리버사이드국제영화제 2011 경쟁부문 (2011, 미국)
제27회 로스앤젤리스아시안퍼시픽영화제 Golden Reel Award 수상 (2011, 미국)
제 9회 피렌체한국영화제 (2011, 이탈리아)
제25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 (2011, 스위스) 2010Back in the Box 영화제, 단편부문수상 (2010, 미국)
제 8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국제경쟁부문 (2010)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 (2010)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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