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홍보대사로 뛴 JYJ를 느닷 없이 퇴출시킨 KBS
제주 홍보대사로 뛴 JYJ를 느닷 없이 퇴출시킨 KBS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1-07-26 13:54
  • 승인 2011.07.26 13:54
  • 호수 899
  • 5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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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KBS 참 가관이네
JYJ

[이창환 기자] 그룹 JYJ(재중, 유천, 준수)가 또다시 방송 출연 불가 통보를 받아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JYJ는 지난 20일 KBS에서 방영된 ‘제주 7대 경관 기원 KBS 특집 생방송’에 출연하기로 했으나 공연 4일 전 퇴출당했다. 출연 큐시트(방송 진행순서 일람표)까지 받은 이후 벌어진 갑작스런 일이었다. JYJ는 제주도청으로부터 제주 7대 경관 홍보대사로 위촉돼 3개월 간 활동을 진행한 상태였다. JYJ 측은 KBS의 결정에 대해 “JYJ의 팬들이 그렇게 열심히 참여했고 일본 팬들도 공연을 기다렸는데 마땅한 근거 없이 취소 돼 실망스럽다”라고 전했다.

JYJ의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공연 4일 전인 지난 16일 일방적으로 출연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JYJ가 빠진 자리에는 SM 엔터테인먼트(SM)에 소속된 ‘소녀시대’와 ‘F(x)’가 들어갔다.

KBS의 결정과 SM 소속 가수들의 합류는 곧바로 엄청난 이슈가 됐다. 정황으로 미뤄보아 SM의 압력을 두려워 한 KBS가 JYJ를 희생시켰다는 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개월 동안 홍보대사를 이행해온 그룹을 공연 4일 전에 퇴출시킨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 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소녀시대’와 ‘F(x)’의 합류는 JYJ의 퇴출 이후 순식간에 성사됐다. JYJ와 SM 간의 갈등은 JYJ 멤버들이 ‘동방신기’를 탈퇴한 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지난 4월 제주도청은 세계 7대 자연경관 후보에 오른 제주도의 홍보를 위해 JYJ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그리고 지난 20일 열렸던 ‘제주 7대 경관 기원 KBS 특집 생방송’은 홍보대사로 활동한 가수들을 중심으로 기획된 공연이었다.


SM 보복 두려워 한 유통사들, JYJ 앨범 거부

JYJ 퇴출 사건을 놓고 제주도청과 KBS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먼저 제주도청은 가수들의 출연 여부를 좌지우지할 힘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제주도청은 “JYJ 사건에 관해 아는 바가 없으며 그럴 능력도 권한도 없다”고 말했다. KBS에서 상의 없이 진행한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태를 접한 대중들은 제주도청의 토로를 곱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제주도청 스스로 JYJ를 홍보대사로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 이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청은 JYJ의 국내, 해외 팬들 덕분에 문자 투표 등에서 큰 도움을 얻은 바 있다.

KBS는 JYJ 출연 취소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지만 이는 더 큰 비난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KBS는 “JYJ 보다는 소녀시대와 F(x)가 더 인지도가 있다”거나 “소녀시대와 F(x)가 출연하는 것이 프로그램에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는 말로 자신들의 결정을 정당화했다. KBS는 “JYJ측에 정중하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면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JYJ 팬들을 비롯한 네티즌들은 KBS의 입장 발표를 궁색한 변명이라고 비난했다.

JYJ 팬들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 수많은 팬이 있고 몇 개의 음반을 지난해 음반 판매량 상위권에 올린 JYJ가 F(x)보다 인기가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반발했다.

네티즌들 역시 “SM 가수들이 공연에 더 적합하다고 쳐도 바쁜 스케줄 틈틈이 홍보대사를 수행한 그룹을 내쳐야 했느냐”면서 KBS의 행태에 분노를 나타냈다.

게다가 ‘씨제스 엔터테인먼트’가 “KBS 측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KBS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홍보까지 마친 JYJ 8부작 프로그램도 무산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KBS가 지난 16일 출연취소에 대해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사과도 없었다”면서 “KBS와 제주도청 등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공연 활동은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약속이 됐던 부분”이라면서 “JYJ는 공연을 위한 곡 선정과 비행기 티켓을 끊어 놓은 상태였다“라고 전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KBS의 한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JYJ와 SM 간의 소송이 마무리기되기 전까지는 JYJ의 방송활동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JYJ의 방송 출연 불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멤버 박유천은 올 초 KBS 예능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섭외됐지만 녹화 하루 전날 출연 취소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박유천은 MBC 예능 ‘놀러와’에서도 출연이 막판에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놀러와 제작진이 “박유천을 뺀 3명의 배우만 추연하면 안되겠느냐”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JYJ를 향한 SM의 외압설은 JYJ 팬들에게는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 JYJ 멤버들이 뮤지컬과 드라마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침에도 예능과 음악방송에서 거부당하는 것을 알고 있는 팬들은 JYJ를 위한 광고를 만들고 홍보하기도 했다.

대중들은 “JYJ 사건을 통해 암울한 방송행태를 엿볼 수 있었다”면서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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