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일과 박진영 표절시비 “들으면 알지, 법정까지 가서 틀어야 하나”
김신일과 박진영 표절시비 “들으면 알지, 법정까지 가서 틀어야 하나”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1-07-19 11:20
  • 승인 2011.07.19 11:20
  • 호수 898
  • 5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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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에 털난’ 뮤지션은 누구일까

[이창환 기자] 싱어송라이터 김신일(40)과 JYP엔터테인먼트(JYP)대표 박진영(40)간의 표절시비가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다. 김신일은 자신이 만든 곡 ‘내 남자에게’를 박진영이 표절했다며 1억1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김신일은 “표절시비를 원만하게 해결하려 했으나 JYP측이 이를 무시했다”며 소송 이유를 밝혔다. 박진영이 작곡한 ‘Someday’는 네티즌으로부터 처음 표절 의혹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JYP는 소송에 대한 법적 대응을 강구하고 있다.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김신일과 아니라고 맞서는 박진영의 공방을 자세하게 들여다봤다.

김신일 측은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올해 초 표절의혹이 제기돼 박진영과 공방을 펼친 이후 약 반년 만에 법적대응수순을 밟았다. 표절시비를 가려야 할 곡은 2005년 애쉬의 ‘I'm Your Woman’앨범에 실린 ‘내 남자에게’와 올해 종영된 KBS 드라마 ‘드림하이’ O.S.T에 실린 ‘Someday’다. 김신일 측은 박진영이 작곡한 ‘Someday’가 자신에게 1억1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줬다고 판단해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김신일은 “지난 1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전문가들을 불러 두 곡을 분석했다”면서 “후렴구 멜로디, 코드, 리듬이 동일하고 편곡과 곡 구성에서도 유사한 점이 있다는 결론을 얻어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대응에 JYP는 지난 12일과 13일에 걸쳐 “법정 싸움까지 가게 돼 안타깝지만 법원의 절차에 따를 것이며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JYP는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 또한 여전히 고수했다.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제기됐던 가수들 간의 표절 시비 중 김신일과 박진영의 공방은 처음부터 화제가 됐다. 가수 겸 프로듀서이자 국내 BIG3에 속하는 엔터테인먼트를 창립한 박진영과 버클리 음악대학 출신인 김신일의 싸움이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박진영 역시 지난 2월 논란이 가속화 될 때부터 자신의 결백을 뒷받침할 만 한 전문가 자료와 악보 등을 공개했다. 박진영은 “김신일이 표절했다고 하는 후렴구 부분 4마디는 커크 프랭클린(Kirk Franklin)이 2002년에 발표한 ‘Hosanna’와 같으며 화성은 타미아(Tamia)가2004년에 발표한 ‘Officially missing you’과 같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내 남자에게’를 표절했다고 치면 김신일은 그 전에 ‘Hosanna'를 표절한 것이 된다는 논리다.


동문서답이냐 날카로운 지적이냐

이 같은 이유로 JYP 측은 “문제가 되는 파트는 일반적인 음악 코드 진행으로서 표절이 아닌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는 주장을 폈다. 김신일의 주장대로 K-POP에서 좀처럼 쓰이지 않는 어려운 코드라면 어떻게 동일한 멜로디와 화성이 발생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김신일은 “‘내 남자에게’는 K-POP에서 주로 쓰이는 코드와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신일은 “‘내 남자에게’는 화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재즈코드기 때문에 이 같은 특징을 염두하고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김신일 측이 조언을 구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표절 인 것 같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신일, 소송 스트레스로 음악 작업 중단

뮤지션 간의 개인적인 표절시비가 소송 전으로 불거지면서 김신일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늘어났다. JYP팬들과 거대 엔터테인먼트에게 맞서는 것이 자신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됐기 때문이다.

김신일은 지난 13일 인터뷰를 통해 소송 진행 상황과 당시 심경을 밝혔다.

김신일은 “표절여부를 확인을 하고 싶을 뿐”이라며 “내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것이지 돈 때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표절시비는 네티즌 사이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소식을 듣고 지인을 통해 확인하려 했으나 박진영 측에서는 ‘알아서 하라’고 말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신일은 “터놓고 이야기 했다면 지금의 상황이 되지 않았을 텐데 박진영에게 무시당했다. 자존심 때문에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작곡가들은 이번 논란을 한국대중음악에 만연한 표절시비의 일례로 보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 작곡가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인 작곡가들은 연습 또는 감각을 익히기 위해 ‘카피’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작곡가들은 ‘카피’ 습관을 못 버리고 계속 남의 것을 카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다른 작곡가 역시 “작곡가들이 양심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표절이든 우연이든 착각이든 작곡가 본인이 그 사실을 제일 잘 안다”고 말했다.

박진영은 그동안 수많은 곡을 프로듀서 하면서 종종 표절시비에 휘말렸다. 이번 논란에 대한 진실은 법정보다는 작곡가들이 더 잘 알고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법정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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