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과 배신 사이에 고여있는 나르시시즘
개성 강한 실험극 ‘혜화동1번지 5기동인 봄 패스티벌-나는 나르시시스트다’가 극단 거미의 작품 ‘배신’으로 마지막 무대를 갖는다.‘배신’은 등장인물들의 삼각관계, 혼외정사, 불륜을 소재로 한 연극으로 플래시 백 구조를 갖고 있는 작품. 때문에 관객들은 결말로 갈수록 등장인물이 젊어지는 것을 보며 배신을 추적하는 게 아니라, 배신의 사이사이에 고여있는 나르시시즘의 우물을 발견하게 된다. 부조리 같지만, 오히려 이것이 현실. 신화에서 나르키소스가 우물을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비극이 시작되듯, 연극 ‘배신’ 또한 나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나르시시즘의 비극성을 이야기한다.
다양한 영상과 매체를 사용하는 감독 김제민이 연출을 맡았으며 이번 작품에서는 ‘거울’을 이용해 극을 이끈다. 거울은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매체이면서, 나르키소스의 자기 응시 과정을 메타포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 이러한 매체의 사용이 어떻게 하면 관객과의 소통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고, 설득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실험한다.
또한, 나르시시즘을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것뿐만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예술을 하고 있는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우리는 왜 예술을 하는가. 자기애에 도취되어 표현할 방법으로 예술을 선택한 것인가, 혹은 순전히 개인적인 나르시시즘 안에서 우리는 어떤 식으로 연극 행위라는 공동의 작업과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까 등등 극히 개인적인 우리로부터 시작해 사회와 시대를 어떻게 바라볼지 탐색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공연정보
공연기간 6월 16일 ~ 6월 26일
공연장소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공연시간 평일 8시/ 토 3시, 7시 / 일 3시
티켓가격 일반 2만 원 / 청소년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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