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개콘” 이전에 과거 정리부터…
“타도 개콘” 이전에 과거 정리부터…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1-06-21 12:48
  • 승인 2011.06.21 12:48
  • 호수 894
  • 5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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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찾는 사람들’사단, ‘개그 콘서트’ 라이벌로 다시 설 수 있나

[이창환 기자]= 개그맨 성민(최성민)과 박승대 스마일매니아 대표 간 진실공방이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다. 성민은 “과거 박 대표의 외압으로 출연을 정지당했다”고 주장했고 박 대표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에 성민은 녹취록까지 공개하면서 배수진을 쳤고 양 측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공방의 불똥이 ‘웃음을 찾는 사람들2’(가제·이하 웃찾사2) 팀원들에게까지 미처 개그맨들은 공개 코미디 부활에 타격을 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SBS는 지난 2월부터 올해 방영을 목표로 ‘웃찾사2’ 격인 새 개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웃찾사2’는 과거 ‘웃찾사’ 제작진들이 그대로 합류됐으며 개그맨들 역시 상당수 동일했다. 공채 개그맨과 신인 개그맨들 또한 새로 합류해 코너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웃찾사2’ 팀은 성민과 박 대표간의 진실 공방을 예의 주시 했다. 지난 4일 성민이 “외압에 의한 출연 정지”라고 폭로한 시기가 ‘웃찾사2’ 준비 시기와 겹쳤기 때문이다.

‘웃찾사2’를 준비하고 있는 안철호PD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성민과 박 대표 간 갈등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다른 개그맨들이 많이 동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웃찾사’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던 와중에 걱정거리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어 안 PD는 “성민과 동기인 공채 8기 개그맨들도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지만 일부러 내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웃찾사2’팀이 거론하고 있는 공방전의 시초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외압으로 수난 당하는 연예인들

2002년 당시 SBS는 KBS ‘개그콘서트’에 대적할 수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원했고 그 적임자로 박 대표를 지목했다.

이에 박 대표는 자신의 프로그램에 신인 개그맨을 출연시켰고 ‘만사마’, ‘행님아’ 같은 인기 코너을 만들어냈다. 박 대표의 ‘웃찾사’는 수 년간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수익금을 5대 5로 배분하던 개그계 관행을 깼다. 개그맨들에게 기획사4, 방송사3, 개그맨3 배분의 재계약을 요구한 것이다. 게다가 2005년에는 개그맨들을 상대로 10년 노예계약을 제시했다.

개그맨들은 반발했고 40명의 신인개그맨들 중 단 10명만이 ‘스마일매니아’에 남았다. 성민과 비슷한 기수의 개그맨들은 박 대표의 계약조건을 전부터 알고 있어 반발이 더 심했다.

이 과정에서 성민과 박 대표 간에 큰 갈등이 빚어졌고 성민은 방송 출연정지와 대학로 전용관 활동정지 조치를 동시에 당했다. 박 대표의 직접적인 지시여부는 알 수 없으나 성민은 “박 대표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 관계 때문에 ‘웃찾사2’팀이 성민과 박 대표의 문제를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개그콘서트보다 2배 더 웃길 때도 있었어”

‘웃찾사’는 2005년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스마일매니아’와 개그맨들 간의 계약 갈등으로 오랫동안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결국 제작진과 일부 개그맨들이 교체됐고 시청률은 점점 내리막길을 걸었다. 시청률 하락은 프로그램 존폐 위기로 찾아왔고 지난해 10월, 7년 6개월 만에 결국 폐지됐다.

SBS 개그맨들은 성민과 박 대표의 끝나지 않은 싸움이 혹시나 공개코미디 부활에 타격을 미칠까 염려했다.

SBS 예능 프로그램 관계자는 “양측 모두 무너지는 싸움이 되기 전에 용서와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양측 입장이 너무나도 첨예하게 대립해 100% 누가 옳다고만 보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성민과 박 대표의 싸움을 지켜보던 네티즌들은 “성민이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재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추억의 ‘웃찾사’가 다시 부활하길 바란다”는 의견을 보였다.

현재 ‘웃찾사2’ 개그맨들은 시청자들을 찾아가기 위해 서울 대학로 웃찾사 전용관에서 공연과 연습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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