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의 새바람, 아나테이너 전현무
아나운서의 새바람, 아나테이너 전현무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1-05-11 10:40
  • 승인 2011.05.11 10:40
  • 호수 888
  • 5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아이돌 스타가 된 기분”
[이창환 기자]= 전현무를 필두로 예능 진출이 활발한 아나운서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라고 불리면서 방송계의 폭을 넓히고 있다. ‘방송국의 자존심’으로 불려온 아나운서들에 대한 인식이 ‘아나테이너’를 통해 점차 바뀌어 온 것이다. 대중들 역시 이들 아나운서에 대해 좋은 반응을 보였다. 대중들은 “진지하고 어렵게만 느껴진 아나운서가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나테이너’들의 행보가 예능에 미치는 효과를 짚어봤다.

네티즌들은 지난달 14일 ‘해피투게더3’를 출연한 전현무를 두고 “개그맨보다 웃긴 아나운서는 처음”이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그 중 전현무가 보인 ‘루시퍼’, ‘7단 고음’은 연일 화제가 되면서 인터넷을 장식했다.

네티즌의 반응에 전현무는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가 되기 위해 아나운서를 밟았다”는 말로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현무는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 춤을 ‘저질스럽게’ 춘다는 이유로 경위서까지 낼 정도로 예능 욕심이 많았다. 이경규처럼 진행과 예능에 능숙하기 위해 매일 빼먹지 않고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했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전현무는 입사하자마자 아나운서 고유의 이미지와는 멀게 살았다. 뉴스 진행 등 기존 아나운서 이미지에 맞지 않는 행보를 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전현무의 행보는 최근 ‘결실’을 맺고 있다. ‘유쾌한 시상식! 그랑프리’, ‘남자에 자격’등에서 MC, 고정 출연자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유쾌한 시상식! 그랑프리’는 지난달 30일 첫 녹화를 시작했다. 녹화장 관계자들은 “전현무가 함께 진행을 맡은 신동엽, 탁재훈을 긴장시킬 정도의 예능감이 있다고”말했다.

남자의 자격의 PD 또한 “전현무가 이경규를 비롯한 여러 출연자에게 말썽을 일으키며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예계 바깥 인물인 전현무를 통해 기존과는 다른 재미를 찾겠다는 것이다.

‘남자의 자격’에 대한 전현무의 각오는 특히 남달랐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고정 게스트라는 기존에 맡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전현무는 “그동안 남자의 자격에는 너무 착한 캐릭터만 있었다”면서 “밉상 캐릭터를 창조해 새로운 웃음을 선사 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췄다.

예능 프로그램 PD들은 전현무의 장점을 재치, 순발력, 예능감으로 꼽았다. 일부 PD들은 “거기에 전현무는 대중호감도와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의욕까지 갖췄다”고 평가했다.


색다른 매력은 환영, 정체성 지적도 있어

교양과 재치를 겸비한 아나테이너들은 전부터 주요 섭외대상으로 각광받았다. 적은 비용으로도 메인 혹은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왔기 때문이다. 방송사 소속 아나운서들은 예능 프그램에 출연하더라도 내부 규정에 의해 정해진 출연료를 받는다. 아나테이너의 장점은 금전적인 측면에서도 존재 했던 것이다.

아나테이너들의 수 역시 점점 늘고 있다. 대표적인 아나테이너는 김성주, 오상진, 오영실, 이지애, 박은영, 문지애, 최송현 등이다.

이들은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드라마, 영화까지 섭렵해 활약을 펼혔다. 특히 전 아나운서 오영실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 ‘강심장’에서 거침없이 망가지면서 큰 웃음을 준 것도 모자라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통해 ‘연기자보다 더 나은 연기’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 같은 영향 때문인지 신입 아나운서들의 경우 ‘예능감’이 주요 조건인 것처럼 예능 프로그램에 몇 번씩 출연해 ‘끼’를 뽐내고 있다. MBC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나운서’에서도 대다수 지망생들은 아나테이너를 꿈꿨다.

이에 일부에서는 “아나테이너 때문에 연예인과 아나운서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다”며 “아나운서의 정체성이 언론인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시청률을 위해 본연의 자세를 버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대중들은 현재 넓은 활동영역과 친근함을 자랑하는 아나테이너를 선호하고 있다.

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