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팬들을 바라보는 연예인들의 두려운 시선
극성팬들을 바라보는 연예인들의 두려운 시선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1-05-03 10:37
  • 승인 2011.05.03 10:37
  • 호수 887
  • 5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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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라면서 다가오고는 있는데…
지난달 17일 공연 도중 태연이 극성팬에게 붙들리는 모습

[이창환 기자]= 지난달 17일 롯데월드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소녀시대의 무대에 한 남성 관객이 난입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같은달 8일에는 휘성이 대전의 공개방송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다 한 남성의 날라차기 공격을 받았다.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최근 이 두 사건으로 연예인들의 안전 문제가 또다시 질타를 받고 있다. 연예인들을 향한 테러는 대개 팬들의 지나친 관심으로 빚어졌지만 종종 예기치 못한 큰 피해로 이어졌다.

지난달 소녀시대 무대에 난입해 태연을 데려가려 했던 남성은 태연의 열성 팬인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이 남성은 태연의 손을 잡고 무대 아래로 내려갔지만 이후 개그맨 오정태에 의해 제지당했다.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태연에게 큰 부상이 없었던 점과 잘못을 먼저 반성한 점을 들어 선처, 귀가조치 시켰다.

휘성도 괴한에게 비슷한 위기를 겪었다. 휘성에게 날라차기를 한 남성은 공연을 보고 있던 취객이었다. 이 남성은 대전 방송국이 주최한 공개 방송에서 휘성에게 두 차례 날라차기를 해 역시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했다.

다행스럽게 태연과 휘성 모두 별 다른 피해 없이 상황을 모면했지만 네티즌들은 이와 같은 사건이 연거푸 불거지자 공연 당시의 안전문제를 일제히 비난했다. 더 악의적인 마음을 갖고 자행된 테러였다면 큰 피해로 번졌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소녀시대 공연의 경우 배치된 경호원만 100명에 달했다는데 다들 뭐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이전 사건에도 경호원들이 무용지물로 전락한 적이 있었는데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최 측의 보안만으로 극성팬들의 테러를 막을 순 없다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지금까지 극성팬 때문에 피해를 본 연예인들은 한 둘이 아니다. 직업 성격상 사생활까지 오픈돼 있어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접근하는 이들에게는 속수무책일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보도됐던 피해 연예인들은 베이비복스의 간미연과 이희진, GOD의 윤계상, 신화의 전진, 비, 문희준부터 김창완, 나훈아, 수와 진, 남진 등 나이를 불문하고 고루 분포돼 있다.

이들은 스토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거나 협박, 납치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며 폭행을 당해 입원을 하기도 했다. 수시로 무대에 서는 가수들인 만큼 무대 위 혹은 공개 방송 전인 리허설 때에도 테러를 당하는 경우 또한 빈번했다. 뿐만 아니라 지하 주차장과 집 근처의 골목에서까지 피해는 이어졌다.

지난 수 년 동안 가장 대중의 뇌리에 각인된 사건은 유노윤호 본드 음료수 사건과 노홍철 폭행 사건이었다.


“좋으니까 그래” 아이돌판 미저리

유노윤호 본드 사건은 방송국에서 유노윤호가 안티 팬이 건넨 본드가 든 음료수를 마셔 병원으로 후송된 사건이다. 당시 이 사건은 음악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던 방송국 내에서 벌어져 큰 충격을 줬다.

노홍철 폭력 사건은 귀가 하던 노홍철을 잠복해 있던 괴한이 폭행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노홍철은 얼굴에 타박상을 입고 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당시 잡혔던 범인은 옷 속에 과도를 품고 있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이들 사건 이후로 극단적 피해는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아이돌 팬덤 문화로 인한 아이돌 가수들의 피해는 훨씬 늘고 있다.

그 예로 지난해 2PM 멤버 우영은 여생 팬의 과격한 행동으로 얼굴과 팔 등에 상처를 입었다.

소속사 측은 “경미한 부상이다.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우영이 크게 다쳤다”, “테러를 당했다”라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졌다.

포미닛 역시 일부 팬들 때문에 차량 파손과 소지품 도난 사건을 겪었다. 소지품 중에서는 사생활이 담긴 비디오까지 있었다.

하지만 연예인들은 이들 극성팬들이 잡혀도 선처를 내리거나 처벌을 고수하다가도 용서해 주는게 대부분이다. 법적인 처벌을 강행하는 것 또한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이런 관례가 극성팬들과 악플러들 사이에 면역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했다. 사적인 행동이 공적인 영역까지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선 죄에 따른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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