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들의 ‘쩍벌춤’누구를 위한 몸짓인가
10대 소녀들의 ‘쩍벌춤’누구를 위한 몸짓인가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1-04-18 14:02
  • 승인 2011.04.18 14:02
  • 호수 885
  • 5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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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미닛, 라니아의 ‘쩍벌춤’ 선정성 논란 다시 수면위로
10대 걸그룹 ‘라니아’

걸 그룹이 컴백할 때마다 의상과 퍼포먼스가 매번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대부분 여자 걸 그룹이 과도한 노출과 선정적인 댄스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 여자 그룹 중에는 미성년자 멤버도 많다. 이는 예술과 외설 사이를 두고 주된 쟁점이 되고 있다. 이달 복귀한 ‘포미닛’, ‘라니아’, ‘오렌지캬라멜’, ‘브레이브걸스’는 의상과 퍼포먼스로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의 무대에 “문제를 지적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지나치게 선정적이 돼 가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걸 그룹이 지적받고 있는 선정성 문제를 짚어봤다.

걸 그룹 무대가 ‘선정적이다’는 지적을 받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는 포미닛과 라니아가 선정성 논란에 빠졌다.

먼저 포미닛은 지난 7일 Mnet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신곡 ‘거울아 거울아’를 공개할 때부터 퍼포먼스의 하나인 ‘쩍벌춤’이 문제가 됐다. 문제가 된 쩍벌춤은 무릎을 꿇고 다리를 벌렸다가 오므리는 동작이다.

이어 10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도 포미닛은 원피스로 된 핫팬츠에 속옷이 훤히 드러나는 시스루룩 패션으로 특정 퍼포먼스를 소화했다. 이는 선정성 논란을 더욱 부채질 한 결과를 초래했다.

포미닛의 이번 컴백 무대를 반기는 네티즌들도 많았지만 다른 네티즌들은 “가족 시간대 음악 프로그램에서 보기 민망한 춤 이었다”, “낯 뜨겁고, 성인 방송을 보는 것 같았다”라는 의견을 보냈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단순히 몇 동작만을 보고 선정적이라고 평가해서는 안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곡의 느낌이나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퍼포먼스를 인정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쩍벌춤 논란에도 불구하고 소속사는 “안무 동작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공중파 음악프로그램 제작진의 제재로 결국 안무를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포미닛 컴백과 같은 시기에 데뷔한 라니아는 논란의 정도가 좀 더 심했다. 라니아 역시 지난 7일 Mnet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데뷔무대를 선보였는데 타이틀 곡 ‘닥터 필 굿’의 의상과 안무가 곧바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라니아가 블랙 가죽 란제리룩에 가터벨트를 매치한 의상을 착용한 후 다리를 벌리고 추는 쩍벌춤과 무대 위를 기는 외설적인 춤을 선보인 것이다. 일부 음악 관계자들은 “라니아가 데뷔 무대 컨셉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공중파에서 방송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했다.

라니아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포미닛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퍼포먼스라고 반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미국 유명 프로듀서가 참여한 음반도 결국 이런 것이냐”, “라니아의 기획의도가 궁금할 따름”이라고 선정성을 지적한 의견도 많았다. 너무 노골적이었다는 것이다.

라니아 소속사 역시 방송사 제작진에게 수정 권고를 받았다.

이에 소속사 관계자는 “오랫동안 연습하고 공들인 안무가 선정성 쪽으로만 부각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도 방송국의 수정 요구를 받아들였다.


벗을수록 인기 높아진다고?

포미닛과 라니아의 선정성이 네티즌 또는 방송사에게 논란이 되는 이유는 퍼포먼스 자체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에 불거진 쩍벌춤은 미스에이, 씨스타, 씨크릿, 레인보우, 티아라 등의 아이돌 그룹이 종종 선보이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이들 걸 그룹은 음악·예능 프로그램에서 쩍벌춤만큼 외설적인 퍼포먼스를 보인 적도 있었다.

논란의 중심은 대다수 걸 그룹의 연령대에 있었다.

포미닛 멤버 중 소현은 1994년 생으로 아직 미성년자고, 현아는 1992년생으로 갓 스무 살이다. 라니아 또한 시아, 티애, 주이, 샘 4명의 멤버가 아직 고등학생이다.

어린 멤버들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섹시 컨셉트를 지향했다. 후발 주자가 될수록 그 필요성은 더해졌다. 걸 그룹의 선정성 여부가 더 크게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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