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았던 사랑 되돌려 주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지난 3월 11일 동북부 해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일본 태평양 연안 지역의 피해가 막심한 가운데 ‘욘사마’ 배용준을 시작으로 한류스타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이병헌, 최지우, 송승헌, 류시원, JYJ, 김현중, 장근석 등 한류스타의 참여로 기부액은 50여 억 원에 이르렀다. 지진 피해 복구를 조속히 바라는 마음으로 거금을 선뜻 기부했지만 이를 다르게 보는 시선도 있다.
일본 지진이 발생한 소식을 듣자마자 한류열풍의 최정상에 서있는 배용준은 10억 원을 기부했다. 이병헌은 7억 원, 최지우, 류시원, 송승헌은 각각 2억 원을 기부했으며 배용준과 같은 소속사인 김현중은 1억, 장근석은 1억4000만 원을 선뜻 내놓았다. 한창 인기몰이 중인 걸그룹 ‘카라’는 곧 발매될 새 싱글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류스타 기부릴레이
이 기부행렬에 SM엔터테인먼트가 10억 원, YG엔터테인먼트가 5억 원을 추가했다. 장동건과 원빈도 기부릴레이에 함께 했다. 원빈은 한국유니세프를 통해 2억 원을 기부했다. 장동건도 유엔세계식량계획에 2억 원을 성금 형태로 기부하면서 “수많은 인명피해와 계속되는 재난의 공포를 겪고 있는 피해민들의 아픔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부행렬에 참여한 한류스타들은 “그간 일본 팬들로부터 넘치는 사랑을 받은 만큼 일본이 가장 어려울 때 사랑을 되돌려주고 싶었다”며 “작지만 힘이 되고 싶다”는 응원을 보냈다.
일본 대기업들의 기부 금액이 1여억 원에 그치는 것에 비해 이런 엄청난 액수에 일본도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다. 금액의 크고 적음을 떠나 한-일 양국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류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던 일부 일본인들도 한류스타들을 고마워하며 자국 연예인들은 어째서 기부 소식이 없는지 질타했다.
일본 내 유명인들 보다 앞선 기부 행렬에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 연예인들도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해주고 있다”, “한국의 기부의식에 놀라고 있다”, “감동하고 있다” 등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국내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네티즌들은 “이것이 바로 한국의 정이다”, “과거 일본이 우리에게 한 짓은 나쁘지만 힘들수록 도와가는 모습이 멋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상반된 시각에 논란 가세
반면 이러한 상황을 조금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다. 일본에는 선뜻 거금을 쾌척하면서 국내의 크고 작은 일에는 다소 무관심한 것이 아니냐는 것.
일부 네티즌들은 “국내 소외계층 및 기부금이 필요한 저소득계층에는 인색하더니 일본 피해자들에게만 ‘통큰’ 기부를 하느냐”, “연평도 해전과 구제역 등으로 힘들어하는 국민들도 많은데 일본에만 너무 신경쓴다”는 등 지적했다.
또한 스타들의 기부 뿐 만이 아니라 국내 언론사 및 기업과 주요 구호단체의 모금 현황이 100여억 원에 육박한다는 보도가 알려지자 모 네티즌은 국내 모 포탈에서 진행 중인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기부금액은 몇 십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것을 지적했다. 그는 “인도주의 적인 측면에서 일본의 피해 복구를 위한 기부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왔던 정신대 할머니 등 국내의 소외계층에도 좀 더 관심을 쏟아줬으면 한다”고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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