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밉지 않다”
“사람은 밉지 않다”
  • 박주리 기자
  • 입력 2011-03-21 14:15
  • 승인 2011.03.21 14:15
  • 호수 881
  • 5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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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아픔 외면해선 안 돼”… 이달 신규 회원 회비 전액 기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맞서 독도·동해 지키기 운동을 펼쳐 온 ‘반크’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도 일본 돕기에 나섰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38) 단장은 지난 16일 “아시아의 중심국가인 한국이 같은 아시아인의 아픔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일본 지원 계획을 밝혔다.

박 단장은 이날 “이번 달 신규 가입 회원들의 회비 3만원씩을 모아 일본 정부나 구호단체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매달 신규 회원이 350명 정도인 걸 감안하면 1000만 원 정도를 기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독도 수호는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것”이긴 하지만 “이웃 나라의 지진 피해를 방관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독도 지키기 운동은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지 무조건 배격하자는 민족주의 차원이 아니다. 인류애를 보여주자는 의견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반크는 오는 26일 일본 지진 피해자를 위한 추모식도 열 예정이다.

일본의 과거 만행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도 재난으로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힘을 내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여는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수요집회로 구호와 외침이 울려 퍼졌지만 지난 16일 만큼은 지진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숙연함으로 정적이 흘렀다. 1992년 1월 시작된 수요집회가 추모집회로 진행된 것은 1995년 고베 대지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한 할머니는 “지금은 악감정을 가질 여유가 없다. 오직 일본인들의 삶이 회복되길 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할머니도 “당한 것을 생각하면 분하지만 죄가 밉지 사람은 밉지 않다”며 “그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는데 무슨 말을 하겠냐”고 가슴아파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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