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문건 파장의 원인은?
장자연 문건 파장의 원인은?
  • 박주리 기자
  • 입력 2011-03-15 13:47
  • 승인 2011.03.15 13:47
  • 호수 880
  • 4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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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는 말이 없다 문서만 남길 뿐
2년 전 자신의 삶을 마감한 고 장자연이 작성했다고 알려진 편지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가 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당시 장자연을 자살로 몰고 간 이유로 기획사 대표가 주도한 성접대 때문이란 의혹이 불거졌다. 그가 죽기 전 작성했다는 리스트에는 언론사, 기획사, 대기업, 방송사PD 등의 주요 인물들이 성접대를 받은 것으로 거론됐다. 그는 이 인물들에게 술접대는 물론 성접대까지 해야 돼 괴로웠다고 리스트에 언급했다. 장자연 사건을 다시 재조명 해본다.

장자연은 당면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10여 년 전 암 투병 중 유명을 달리했고 어머니마저 뇌졸중으로 쓰러져 경제적으로 어렵게 연예인 생활을 했었다고 전해진다.

2009년 장자연이 작성한 리스트에 따르면 무명 배우였던 그는 스타로 키워주겠다는 소속사 대표의 회유와 강압에 못 이겨 마지못해 성접대를 했으며 이 와중에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었다.

이 리스트는 유서라기보다는 소송을 대비한 공증문서인 것으로 알려지며 기획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현 소속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문제의 중심은 전 기획사 대표

장자연이 몸담았던 소속사 더 콘텐츠의 대표이사 김성훈씨는 연예계에서 ‘소송의 왕자’로 불렸다. 배우 또는 언론사를 상대로 여러 차례 소송을 벌여 붙여진 별명이다. 소속 배우였던 L씨, S씨 등으로부터도 출연료 등을 문제로 피소를 당했다.

한 연예계 측근에 따르면 김 대표는 “광고주, 유력 PD 등과의 술자리에 젊은 신인여배우들을 데리고 나와 인사시키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는 2002년에 정·재계 연예인성상납 의혹 사건 당시에도 수사 용의선상에 올랐지만 검찰 조사를 받기 직전 해외로 도피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2008년 11월 남자모델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도주, 일본으로 도피한 혐의로 구속됐다.

한편 한때 더 콘텐츠에서 장자연의 매니저로 활동했던 유모씨는 배우 L씨와 S씨를 데리고 독립엔터테인먼트사를 설립했다.

유씨는 “장자연이 부쩍 많이 찾아와 울며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했다”며 장자연을 자신의 소속사에 영입하려고 했지만 그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장자연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리스트 내용은 무엇인가

리스트에 올라온 한 내용에 따르면 장자연은 위에 언급한 배우 S씨와 함께 김 대표의 부름을 받고 접대에 들어갔으나 S씨는 쫓겨나고 혼자서 술시중을 들었다고 했다.

또한 장자연이 술접대나 성접대를 했다고 리스트에 언급한 인사들로는 주로 유명 PD들이나 재계 오너 일가로 알려졌다.

그녀가 죽기 전 출연했던 모 드라마의 제작자 S씨와 PD J씨 는 물론 광고주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었던 모 기업 오너 일가 중 회장 및 부회장이 거론됐다. 접대를 한 또 다른 기업의 회장은 제작자 S씨와 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리스트에는 장자연이 조선일보 사주일가와 술자리를 가졌다는 내용이 있다고 전해졌지만 조선일보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장자연 리스트에 등장하는 조선일보 사장은 스포츠조선 전 사장”이라고 해명에 나서고 있다.


장씨의 죽음, 죄는 누가 받는가

2009년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김형준)는 장씨의 소속사 전 대표 김씨를 고인에 대한 폭행 및 협박, 전 매니저 유씨를 김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지난해 11월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혜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을 선고했다. 이밖에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던 관계자들은 검찰 수사에서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어떤 혐의도 입증되지 않은 채 사건은 흐지부지 종결됐다.

유씨는 지난 7일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리스트가 뭔지 모르겠다. 나도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몰라 인터넷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등 리스트에 관한 질문에는 모르쇠로 일관했으며 “현재 재판 중이라 인터뷰를 하기가 곤란하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는 그 후 연락두절인 상태이다.

한편 최근 자살한 여자연예인들도 김씨가 대표로 있었던 연예기획사에 몸담고 있었던 것으로 들어났다. 최진실과 정다빈은 김 대표가 1993년에 설립한 스타즈 소속이었다. 스타즈는 사명을 더컨텐츠로 변경 후 올리브나인의 매니지먼트 계열회사로 2005년 인수됐다. 올리브나인의 소속 연예인은 2007년 1월 26세 꽃다운 나이에 자살한 유니였다. 물론 이들의 죽음을 김 대표와 직접적으로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소속 연기자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만은 부정하기 힘들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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