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니시리즈 도전.. '상큼발랄' 매력발산

“내 연기 버팀목은 돈가스와 치킨”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에 성공한 남규리가 브라운관의 주역이 되어 돌아왔다. SBS 새 수목드라마 ‘49일’에서 여주인공 ‘신지현’ 역에 캐스팅, 첫 미니시리즈 도전에 나선다. 극중 ‘신지현’은 결혼식을 앞두고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는 인물. 극 흐름에 있어 포인트가 되는 캐릭터다. 살기 위해 다른 사람 몸에 빙의돼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선보인다. 전작 ‘인생은 아름다워’를 통해 연기 합격점을 받은 그녀의 판타지 로맨틱 연기는 어떤 모습일지, 올 봄 안방팬들의 기대가 한껏 모아진다.
지난 8일 드라마 ‘49일’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남규리가 자신만의 독특한 체력 유지 비법을 공개했다.
그녀는 “영하 17도의 추위 속에서 얇은 원피스 하나 입고 연기를 하는데, 아스팔트 위에서 너무 추워 감정을 잡지 않아도 눈물이 날 정도였다”며 “이럴 때 치킨과 돈가스를 주로 먹는다”고 털어놨다.
그럴 것이, 그녀는 지난 달 중순경 촬영된 대규모 차량 충돌신에서 체감온도 영하 10도 이하의 찬 아스팔트 바닥을 무려 3시간이나 구르며 열연을 펼치는 등 첫 미니시리즈에 임하는 고충이 뒤따랐다.
하지만 “함께 출연하는 배우 이요원의 분량이 점점 늘고 내 분량은 줄어 다시 채소를 먹어야 할 때”라며 언제 그랬냐는 듯 웃어보였다.
“다중적 캐릭터 어려워… 내공 부족 탓”
키가 작아 겪은 굴욕담도 털어놨다.
“출연 배우들 중 키가 제일 작아서 굴욕이었다. 상대 배우와 눈높이를 맞추는 게 힘들었다. 하이힐을 신고 나오는데도 가끔 바닥에 깔창을 깔아야 했다.”
정일우, 조현재, 배수빈 등 남자 배우들은 물론이고 이요원, 서지혜 등 여자 배우들 중에서도 가장 작아 늘 2개의 깔창을 깔아야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연기 내공이 부족해 ‘신지현’이란 인물에 몰입하기까지 힘들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실적이지 않은 일을 현실적으로 느껴지도록 해야 해 어려웠다. 전 작품은 그냥 극의 흐름이 가는대로 연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는데 미니시리즈는 울컥하다가도 갑자기 밝은 장면으로 넘어가는 부분들이 많아 더욱 그랬다. 아마 내공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
극중 ‘신지현’은 세상물정 모르던 철부지 아가씨로 결혼을 일주일 앞둔 어느날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후 다시 살아나기 위해 송이경(이요원) 몸에 빙의, 현실과 판타지의 세계를 오간다.
“보기보다 신지현이 다중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밝았다 슬펐다를 한 신, 혹은 한 회 안에 보여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힘들더라.”
자신의 부모를 제외하고 자신을 위해 진심으로 울어줄 수 있는 세 사람의 눈물을 얻어야 회생할 수 있다는 동화 같은 설정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전망이다.
“작품을 하면서 똑같은 말이라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평범한 ‘밥 먹었냐’는 말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행복하게, 다른 이에게는 아픔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지현이란 캐릭터가 바로 그렇다. 명랑한 아이지만 송이경에 빙의되면서 아픔을 조금씩 느껴가는 캐릭터로 연기를 하면서 그때 그때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있다.”
“나탈리 포트만에 빙의 되고파”
작지만 강렬한 에너지를 지닌 배우가 되고 싶다는 당찬 각오도 밝혔다. 그녀의 롤모델은 다름아닌 할리우드 배우 나탈리 포트만.나탈리 포트만처럼 치명적 매력의 연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나탈리 포트만에 빙의해 살아보고 싶다. 어릴 때부터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레옹’이였고 나와 나이 차이도 별로 없는데 36개의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 것을 보며 하늘이 내린 배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삶이 얼마나 특별하기에 그 나이에 그런 감성과 표현력을 갖고 살아갈 수가 있는지 궁금하고 부럽다.”
한편 ‘49일’은 ‘찬란한 유산’과 ‘검사 프린세스’ 등 일명 ‘착한 드라마’로 성공신화를 이룬 소현경 작가와 ‘불량커플’, ‘가문의 영광’ 등 조연출을 거쳐 연출자로 첫발을 내딛은 조영광 PD의 작품으로 3월 16일 밤 9시 55분 첫 방송 된다.
[최수아 기자] xowl2000@dailypot.co.kr
최수아 기자 xowl2000@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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