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프랜차이즈로 본 스타마케팅의 득과 실

카페베네와 디초콜릿이 커피 프랜차이즈 유통업에 뛰어들었던 2007~2008년 당시 커피시장은 스타벅스, 커피빈, 탐앤탐스, 엔제리너스, 이디야 등 국내외 커피전문점 브랜드로 이미 포화상태였다. 점포수는 중소형 브랜드를 포함, 2007년 당시 20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두 집 건너 하나씩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 두 커피전문점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을 것 같았던 이 레드오션에 연예기획사를 앞장 세워 스타마케팅을 펼치겠다는 포부를 안고 출사표를 던졌다. 비슷한 마케팅 아이디어로 시작을 했지만 한 업체는 성공을, 또 다른 업체는 아직 제자리걸음 중이다. 두 업체의 다른 행보를 알아본다.
일명 ‘한예슬카페’라고도 불리는 카페베네는 한예슬, 최다니엘 등을 모델로 전면에 내세워 대대적인 스타마케팅을 펼쳐 싸이더스HQ의 계열사로 착각할 정도였다. 싸이더스 소속 당대 최고 스타들이 커피전문점 TV광고를 한다는 것도 최초였을 뿐더러 소속 연예인들이 주인공인 드라마에 카페베네 매장을 촬영장으로 제공, 주인공들은 항상 카페베네만 갔다. 덩달아 브랜드 인지도도 빠르게 올라갔다.
스타마케팅, 윈-윈 전략 성공
2008년 5월 1호점을 연 카페베네는 마케팅을 펼친 2009년 115개로 매장 수를 늘리더니 2월 중순 현재 450호점을 돌파했다. 매장 수 1, 2위를 다투던 이디야(400개점), 스타벅스(350개점)를 가볍게 제친 셈이다. 지난해 본사 연매출은 2009년 229억 원에 비해 무려 4개단 뛰어오른 1000억 원에 달했다. 가맹점을 포함한다면 매출액은 훨씬 커진다.
당연히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 계열사나 대형 연예기획사인 싸이더스HQ가 투자한 커피전문점으로 생각하겠지만 착각은 금물. 카페베네는 중소기업체다. 단지 싸이더스 측에 지분 5%를 주고 전략적으로 제휴를 맺은 것이다. 무리수가 있었던 공격적인 마케팅이지만 스타를 이용한 마케팅이 커피전문점에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싸이더스HQ 측도 스타마케팅을 통해 성공한 카페베네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중소기업을 위한 마케팅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8월 싸이더스HQ의 모기업인 IHQ는 오븐구이 치킨 전문 브랜드 ‘홈치킨’을 인수했다. IHQ측은 “박재범, 장혁, 조인성, 한예슬 등을 활용한 스타마케팅이 홈치킨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만나 강력한 ‘싸이더스 HQ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카페베네의 성공 신화를 이을 새로운 파트너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공격적인 스타마케팅으로 단기간에 비약적인 성장을 한 카페베네를 지켜봤던 홈치킨도 IHQ의 인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홈치킨 관계자는 “IHQ와의 마케팅 제휴로 가맹점주들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타 업체들에 비해 유리한 운영 전략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디초콜릿커피(이하 디초콜릿)는 강호동, 유재석 등이 소속했던 연예기획사 디초콜릿엔티에프가 운영하던 국내 최초 연예기획사의 외식 사업부분 커피전문점으로 2007년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처음 문을 열었다. 커피전문점이지만 상호처럼 수제 초콜릿도 같이 판다.
모회사 동일이름이라 피해줘
계열사 디초콜릿엔티에프에 소속된 스타급 연예인들이 가진 파워, 즉 스타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커피숍에 결합돼 오픈한 지 1년 만에 지역 명소가 됐다. 매장은 손님으로 북적거렸다. 디초콜릿은 월 평균 1억5000만 원을 벌어들이는 황금알이었다. 여기에 힘입어 사세를 확장했다. 2008년 11월부터 학동역점, 논현역점 등을 잇달아 열었다. 매출도 호조세였다. 직영점을 늘리고 가맹점 모집에도 힘을 쏟았다.
차별화된 고품격 인테리어로 주목 받았던 디초콜렛의 직영매장 3곳과 가맹사업권, 상표권을 인터넷 오픈마켓 인터파크가 지난해 4월 총 40억 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서울 서부지검은 디초콜릿이앤티에프 경영진의 횡령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 당시 대표이사는 잠적했고, 부사장은 영장실질심사를 피해 도주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디초콜릿이앤티에프는 같은달 30일 스톰이앤에프로 이름을 바꿨다. 소속 연예인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지난해 10월 유재석 등은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유재석은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약 6억 원 정도의 출연료를 받지 못해 갈등을 빚어왔다.
연예소속사와 동일 이름을 유지한 디초콜릿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디초콜릿이엔티에프와 관련된 모든 기사나 사건들은 저희 디초콜릿커피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며 “디초콜릿 커피는 올해 4월 디초콜릿이엔티에프에서 매각되어 인터파크 자회사 인터파크HM소속됐다”는 공지를 올렸을 만큼 피해가 컸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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