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전속 계약 분쟁에 일본 관심 집중
카라 전속 계약 분쟁에 일본 관심 집중
  • 박주리 기자
  • 입력 2011-01-25 14:26
  • 승인 2011.01.25 14:26
  • 호수 874
  • 4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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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조금 있으면 바로 분쟁 시작” 고개 갸우뚱

그룹 ‘카라’의 전속계약 분쟁에 일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라의 분쟁은 지난 20일 일본 주요 포털사이트 ‘야후재팬’ 메인페이지 1면에 장식할 정도다. 일본 내 카라의 인기도 만큼이나 일본 언론은 카라 사태에 촉각을 새우며 실시간 주요 뉴스로 자세히 전달할 만큼 이슈화가 되고 있다. 사태를 보는 일본인들의 시각을 들여다봤다.

일본의 산케이스포츠는 지난 21일 한국 미디어를 인용해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한승연, 니콜, 강지영 가운데 1명이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 등 실시간으로 카라에 대한 내용을 보도했다. 또 “카라의 이번 사태는 사실상 부모들이 주도했다”며 “일부 멤버(구하라)는 법정 대리인이 보도자료를 배포한 뒤에 구체적인 사실을 알았다”고도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언론을 인용, “카라 멤버들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 배경에는 금전적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와 마이니치 신문 등 현지 주요 매체와 TBS를 비롯한 민영 방송들도 카라 멤버들이 전속계약 사실을 통보한 19일부터 매시간 주요 뉴스로 자세히 보도하고 있다.


노예계약과 금전적인 문제가 요인

카라는 일본 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되는 여러 오락프로그램에 얼굴을 보이는 것은 물론 그룹 이름으로 이번 1분기 드라마가 제작될 정도이다.

지난해 8월 일본에서 데뷔한 이래 ‘점핑’과 ‘걸스 토크’를 잇따라 히트시키고, 지난 5일 일본레코드협회가 발표한 ‘제25회 일본 골드디스크 대상’에서 ‘소녀시대’와 함께 해외 아이돌그룹으로는 처음으로 신인상을 받았다.

이런 카라가 한국 내에서 전속 계약과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빅뉴스가 아닐 수 없다.

앞서 한승연, 강지영, 니콜 등 카라 멤버 3명은 지난 19일 법무법인 랜드마크를 통해 자신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악용했다면서 DSP에게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알렸고, 현재 카라 활동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일본인들이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한국 연예기획사와 소속 연예인 사이의 분쟁은 수익분배가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동방신기 사태도 그랬고, 카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 내 카라의 인기는 소녀시대에 못지않다. 지난해 일본에서 카라가 판매한 8장의 앨범(싱글 2장, 앨범 5장, DVD 1장)으로 13억 엔(약 175억 원)의 매출을 올려 소녀시대 8억8000천 만 엔(약 119억 원)을 앞질렀다는 일본 스포츠 신문의 보도도 나온다.


소속사와의 갈등, 일본에서는 드물어

동방신기가 5명으로 활발한 일본 활동을 했을 당시 모 버라이어티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일본유명대형기획사 소속의 아이돌 그룹 멤버들로 그들은 동방신기 멤버들에게 일본과 한국의 거취에 대해 질문을 했다. 동방신기 멤버들이 숙소생활을 한다고 하자 진행자들은 이상하다는 듯이 흥미를 느끼며 “다 같이 생활 하는 것이냐”, “답답하지 않느냐”, “24시간 같이 있냐” 등 물어보며 자신들은 각자 따로 살며 “끝나면 서로 연락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고 자신들의 삶과 한국 아이돌 그룹의 숙소생활의 다른 점에 대해 잠시 토론을 벌였다.

일본 버라이이터 방송을 접해보면 일본 연예인들의 삶은 마치 대기업 직장인들과 비슷하다고 착각하게 된다. 기획사는 연예인들에게 경력과 인기 등을 감안한 등급제에 의한 월급제를 실시한다는 점이다. 아직 데뷔를 하지 않은 연습생들에게도 꼬박꼬박 월급을 준다. 기업의 수습생처럼 수습기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월급을 받는 연예인들은 기획사에 대한 소속감을 키우게 된다. 수익분배도 비교적 투명하게 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한다.

신인 중에 인기가 있어 스타가 되도 일정한 등급에 따라 월급을 받는다. 인기가 없는 노년의 연예인도 월급을 받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연기나 개그, 노래를 한다. 금적적인 문제로 프로덕션을 떠난다는 것은 연예계를 떠나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본다. 조직을 떠나는 것을 배신으로 생각하는 일본인들의 특유의 소속의식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일본 연예인들은 방송사를 일터로 생각하며 일이 끝나면 퇴근을 한다는 직업인 마인드가 존재한다. 숙소생활을 하지 않고 부득이하게 하게 되더라도 기숙사처럼 각자 지낸다.

그룹은 하나의 팀이다. 퇴근을 한 뒤 마음에 맞는 직장 내 직원들(같은 팀원이 아니더라도)과 한잔을 한다거나 한 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일본 네티즌들, 한국은 왜 그래?

카라가 한국 소속사와의 계약, 갈등 문제로 활동을 갑자기 중단한 것은 향후 한국 가수들의 일본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신뢰를 중요시하는 일본 사회에서 이미 동방신기의 멤버 탈퇴 등 한국 연예소속사와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결정적인 사례가 됐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 누리꾼들은 “도쿄돔 콘서트를 마치고 최고 인기를 누릴 때 분열이 생겼던 동방신기 수순을 그대로 밟고 있는 듯하다”며 “한국 연예인들은 인기가 조금 있으면 바로 분쟁이 시작된다”, “한국소속사는 도대체 어떠하기에 매번 트러블만 생기는지 모르겠다” 등 한국 연예시스템에 대한 비난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카라의 한 일본 팬은 “일본에 진출하자마자 바로 인기를 얻으며 한류를 알리는데 일조한 카라가 이런 내분문제로 잠정적 활동중단을 해 안타깝다. 하루빨리 5명인 카라로 팬들 앞에 섰으면 한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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