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영구’ 심형래의 위대한 도전 ‘라스트 갓 파더’
‘돌아온 영구’ 심형래의 위대한 도전 ‘라스트 갓 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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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1-03 11:41
  • 승인 2011.01.03 11:41
  • 호수 871
  • 5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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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코미디의 전설, 할리우드를 날다”

“영구가 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

대한민국 대표 캐릭터 ‘영구’가 돌아왔다. 심형래 감독의 두 번째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갓 파더’로 오랜만에 부활, 다시 한 번 폭소를 선사한다. 2010년 재탄생된 영구는 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로 뉴욕에서 좌충우돌 활약상을 펼쳐 보이며 ‘영구표’ 슬랩스틱의 진수를 맘껏 뿜어낸다. 코미디언 심형래, 감독 심형래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코미디를 사랑하는 그의 끝나지 않는 무한 애정, 그 뜨거운 열정이 할리우드에서도 힘차게 비상할 수 있을지 사뭇 기대가 모아진다.

“1시간40분 동안 내내 웃기면 ‘유머 1번지’지, 영화는 아니잖아요.”

영화 ‘라스트 갓파더’의 심형래 감독(52)은 ‘디 워’(2007) 때만큼 자신감으로 넘친다. 물론 “항상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게 얼마나 되겠느냐. 어떤 일에 긴장되고 잠 못 자는 게 나”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래도 영화 자랑은 끝이 없고 자부심도 남다르다.

“찰리 채플린이나 미스터 빈 같은 경우 몇 십 년이 흘렀어도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잖아요. 저도 한국에서 코미디를 몇 십 년동안 했지만 국내에서만 머물게 아니라 세계로 나가는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 각오로 영구를 미국에서 튀지 않고 천천히 알리고 싶었습니다.”

‘디워’가 한창 ‘인기’와 ‘비난’이라는 양립하기 껄끄러운 단어에 휩쓸릴 당시 심 감독은 ‘라스트 갓파더’를 기획하고 구상을 구체화했다. 3년간의 기획과 제작·촬영·후반작업 등을 통해 나온 영화는 웃음 유발 요소가 많고 적음을 떠나 짜임새 있게 구성하도록 애를 쓴 흔적이 역력하다.

억지로 끼워 넣은 듯 한 웃음 유발 장치도 분명 있지만, 대부의 아들이 영구라는 설정부터 그가 후계자가 되기 위한 수업을 받는 과정, 또 앙숙의 딸과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긴장, 그리고 두 마피아 조직을 화해시키려는 설정 등은 가족 코미디영화의 덕목들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

“적시에 코미디를 넣어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려했다”고 강조하는 그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인 차이나 번역상의 어려움으로 뜻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탓에 한국 관객이 선뜻 수용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못내 아쉬워한다.

“한국보다 미국에서 먼저 조심스럽게 진행한 시사회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웃었어요. 한국에서 영구를 데려 온 수녀가 그를 가리키며 ‘스페셜 보이’라고 속삭이고, 원더걸스가 카메오로 나오는 클럽 신에서 ‘두 유 라이크 빅 소시지?’라고 하는 부분 등에서는 정말 대사가 안 들릴 정도로 웃었죠.”

한국 슬랩스틱 코미디의 천재 ‘영구’가 펼치는 몸개그는 검증된 폭소탄이다. 그러나 ‘빵빵’터지는 웃음을 기대한 관객은 실망할 수도 있다. 심 감독은 “만족한 부분도 있지만 좀 더 잘 할 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대히트작을 내놓은 제임스 캐머런 감독도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자위했다.

“수위 조절하기가 참 어려웠어요. 건전하게 웃기다보면 수위가 약하고, 세게 웃기면 욕먹을 것 같고요. 강도 높은 웃음을 위해 섹스나 마약 같은 소재도 필요하겠지만 ‘영구와 땡칠이’때부터 한 가족이 영화관에 갈 수 있는 영화를 사람들이 원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런 영화를 만들고 있는 거고요.”

욕심을 더 낼 구석이 있지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투입했다는 것에서 위로를 찾는다. 슬랩스틱 코미디와 ‘디워’ 등으로 쌓아온 컴퓨터그래픽 기술,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 등 괜찮은 영화를 위한 3박자를 구비한 작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심 감독은 또 배경으로 사용된 저택의 꽃병, 거울, 자동차 등 당시를 재현하는 소품들을 하나하나 파악하며 영상, 화면 등에 세세하게 신경 썼다.

한국 관객들이 주로 알고 있는 케이틀의 모습을 영화에서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의 존재만으로 영화는 빛이 난다.

“완벽한 사람과 완벽한 영화는 없다”는 그는 계속 도전을 이어간다.‘라스트 갓파더’를 찍으면서 또 다른 영화를 기획, 발전시켰다. 이번에는 애니메이션 ‘추억의 붕어빵’이다. 한국을 배경으로 1960년대 정이 많은 시대의 이야기를 담을 영화다.

관객들에게 바라는 자신의 이미지는 뭘까. “영원히 영구로 인식이 됐으면 해요. 아직까지 감독은 부담되고 이상하고요. 영구라고 불리는 게 뼛속까지 코미디언 제게는 행복한 말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한다면 항상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는 영구로 기억되고 싶어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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