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유쾌한 좌충우돌 가족 탄생기

유쾌한 가족 탄생기를 다룬 영화 ‘스위치’가 건강한 웃음을 선사하며 극장가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나 한국영화 ‘과속스캔들’과의 닮은꼴로 일명 ‘할리우드판 과속스캔들’로 불리며 월메이드 영화의 저력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사랑해서 연애하고 연애하다 결혼하는 착해 빠진 공식에서 벗어나 젊은이들의 당당한 결혼관을 그리고 있는 ‘스위치’의 신개념 결혼 풍속도! 과연 이들은 꿈꾸던 이상적인 가족이 될 수 있을까.
“결혼은 싫고 아이는 갖고 싶어!”
뉴욕 증권가에서 일하는 훈남 ‘월리’는 절친인 ‘캐시’의 폭탄 발언에 경악을 한다. 애인도 없고 결혼도 안 한 친구가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낳겠다는 것. 우월한 유전자를 지닌 남자에게서 정자 기증을 받겠다는 캐시의 야무진 계획은 무리 없이 착착 진행되고 그 와중에 월리는 자신의 정자를 기증하겠다는 선의(?)를 베풀지만 캐시로부터 거절당한다. 어쩐지 기분이 상한 월리는 캐시의 인공수정 기원 파티에서 술에 잔뜩 취해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며 그녀의 계획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로부터 7년, 상상 초월하는 사건들이 코믹하게 펼쳐지면서 월리와 캐시의 우월과 우정을 넘나드는 유전자 스캔들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코미디와 로맨스, 감동이 한데 어울려 장르의 하모니를 내는 영화 ‘스위치’는 바로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생겨나는 웃음을 바탕으로 생동감 있는 캐릭터로 무장, 진실한 관계 맺기를 색다르게 그려냈다.
또 ‘과속스캔들’의 흥행 주역 왕석현을 능가하는 사랑스런 아역이 등장, 영화의 매력을 더해준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세바스찬’역의 코마슨 로빈슨. 까칠하면서도 사랑스런 캐릭터가 여심을 흔들며 보는 이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반가운 코미디의 여왕 제니퍼 애니스톤과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훈남 제이슨 베이트먼의 연기 앙상블은 단연 최고의 호흡을 자랑한다. 독립적인 여성 ‘캐시’로 분한 제니퍼 애니스톤은 이번 영화에서 결혼 대신 아이를 택함으로 자신의 인생을 당당하게 꾸려나가는 현대 여성의 현재상을 훌륭히 보여주었으며, 친구로 등장해 월리의 연애 상담부터 인생 상담까지 확실하게 책임져 주는 ‘레너드’ 역의 제프 골드블럼은 할리우드의 터줏대감으로, 함께 작업했던 감독 이름만으로도 이미 그 묵직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여기에 영화 ‘케이프 피어’로 데뷔하자마자 오스카에 노미네이트 된 바 있는 실력파 여배우 줄리엣 루이스가 합류, 특유의 연기 내공으로 영화에 생동감을 더한다. 유전자 스캔들의 중심에서 혼란에 빠진 여주인공 캐시의 친구 ‘데비’역을 맡아 미워할 수 없는 푼수 연기를 맛깔스럽게 풀어놓는다.
그리고 마지막 히든카드,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신예이자 초콜릿 복근을 자랑하는 패트릭 윌슨이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로 영화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인공수정을 원하는 캐시에게 우월한 유전자의 주인으로 낙점, 정자를 제공하게 되는 ‘롤랜드’ 역을 맡아 푸른 눈동자만으로도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마력을 선보인다.
[최수아 기자] xowl2000@dailypot.co.kr
영화정보
감 독 : 조쉬 고든, 윌 스펙
주 연 : 제니퍼 애니스턴, 제이슨 베이트먼
장 르 : 코미디, 드라마, 로맨스
러닝 타임 : 102분
최수아 기자 xowl2000@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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