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도전 끝에 전과목 A+로 학사학위 받아”
[일요서울ㅣ진주 이도균 기자] 46년의 인생길에 아내와 딸과 아들이 있는 가장으로 지난 1989년 고등학교 졸업 후 28년만에 학사학위 취득했다. 그의 성적은 전과목 A+. 화제의 주인공 김대열 씨로 그의 꿈은 “새롭고 독특하고 이상적인 회사를 창업하는 것”라고 말했다.오는 24일 국립 경상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영광과 보람의 학사모를 쓰는 김대열(46)

김대열 씨는 지난 1988년 진주상업고등학교 재학 중 삼성그룹 고졸공채시험에 합격해 이듬해 2월 졸업과 동시에 삼성그룹 계열사에 입사해 15년 넘게 근무했다. 그리고 지난 2004년 말 진주시 금곡면 ㈜장생도라지에 입사해 경영관리 총괄업무를 담당했다.
“27년 이상 경영, 재무관리, 인사조직ㆍ총무, 마케팅 등의 업무를 수행해 오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실무능력을 갖추었다고 자부해온” 김 씨가 재직자전형으로 경상대 산업경영학과에 지원한 것은 “언제나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던 것, 대학에서 지식과 이론을 함양해 학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기업경영에 대한 심층적인 지식과 이론적 기반을 쌓아서 실무 경험과 접목해 보다 완벽한 경영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겠다”는 다짐이 그를 내몰았다.
그의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회사생활을 5년쯤 하던 지난 1994년 진주산업대학교 산업체 특별전형 1기생으로 수능시험까지 치르고 입학했으나 중도에 포기했다.
또 학점은행제에 등록해 이미 취득한 학점에 방송통신대, 학사고시 등의 여러 방법으로 학점 누적관리도 했지만 학업과 회사생활의 병행이 어려워 또다시 포기해야 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3년 경상대 산업체 재직자 특별전형 1기생으로 입학하게 된 것이다. “제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정신적 무장을 했다.”라고 말하는 김 씨는 회사의 대내외 크고 작은 행사 일정들과 학업이 겹치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를 조율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금요일 야간과 토요일 하루를 모두 바쳐야 하는 학사일정은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당시 직장 동료들은 모두 대졸 이상의 학력이라 김 씨 혼자 지원해 입학했다. 함께 입학한 동기들 중 여러 명이 중도에 포기하기도 했다. 21명이 입학했는데 이번에 졸업하는 동기는 16명이다. 마음이 흔들렸고 몸은 더 힘들었다. 하지만 김 씨는 “학업 자체를 재미있고 행복하게 생각한 것이 완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말하면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뭔가 보여주겠다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한다.
김 씨는 일단 대학에 입학한 이상 학업을 회사일과 마찬가지로 최우선 순위로 두고 매사를 진행했다. 또한 휴일에 하루 종일 수업하는 점이 많이 피곤하고 힘들었으나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김 씨는 자신의 4년 동안 학업 과정에 대해 “거의 대부분의 과목들이 실무 경험에서 습득하였거나 실무에 적용 중인 내용들이라 비교적 이해하기가 수월했다.”면서 “가능한 한 기본원리나 배경, 이론적 근거 등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며 완전히 습득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학습하였고 실무경험을 문제 해결능력 향상에 많이 활용하였다.”고 설명한다. 대학에서 재직자 특별전형을 마련한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하는 태도를 견지한 것이다.
4년 동안 여름, 겨울방학 기간에 개설되는 계절학기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할 정도로 열성적인 김대열 씨의 졸업 평균 평점은 4.5이다. 모든 과목을 A+를 취득한 것이다. 총 취득학점 123학점 중에 8학기 동안의 계절학기 현장실습 및 교양지도등 14개 과정 31학점은 ‘패스(P)’이다. 새로 학업의 길에 나서기에 애매한 나이에 도전해 보란 듯이 목표를 이루어낸 것이다.
김 씨는 지난해 말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동안의 실무경험과 경영관리 지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창업해 사업체를 운영할 계획”이라는 김 씨. 그가 만들고 싶은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평범하고 일반적인 회사가 아니라 아주 새롭고 독특하며 이상적인 회사로 운영하고 싶다. 출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출근하면 재미있고 심신이 안정되는 회사, 종업원들이 빨리 출근하려고 기다리는 즐거운 회사, 지상 최대의 가치이자 인생 최고의 목표인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복리후생과 가정생활을 최우선해 주는 회사,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는 회사를 운영하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한다.
김 씨는 “인생의 큰 목표 중 하나를 이루고 나니 너무 행복하며 어떤 분야에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잘해낼 수 있는 큰 자신감이 생겼다. 학업을 완료할 수 있도록 그동안 이끌어 주시고 강의해 주신 교수님들과 학우들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경남 이도균 기자 news258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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