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하는 20대 급증, ‘학원까지 다닌다’
막노동하는 20대 급증, ‘학원까지 다닌다’
  • 조택영 기자
  • 입력 2017-02-17 21:00
  • 승인 2017.02.17 21:00
  • 호수 1190
  • 30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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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생활비 마련 때문에 단기 고소득 알바 선호”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대학교 입·복학철을 앞두고 20대 젊은이들이 분주하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거나 학자금 대출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청년 실업자와 신용불량자를 더해서 만든 ‘청년실신’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20대 청년들은 돈에 허덕이고 있다. 학생 신분으로 벌이가 없어 몇 년을 지내다가 빚을 떠안는 경우도 있고 등록금 마련이 쉽지 않아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다가 신용불량자가 되는 청년들도 적잖다. 특히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는 경우 원금보다 이자가 많아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20대에게 아르바이트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생각보다 벌이가 적고 시간도 녹록지 않아 이른바 ‘막노동’을 택하는 젊은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20대, 고액 수수료 받는 불법 인력사무소까지 방문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 교육비 4만 원, 장기실업자 등 무료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것을 소위 ‘노가다(막노동)’라 말한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간혹 막노동을 ‘3D’ 업종이라 일컫기도 한다.

‘3D’란 ‘더러움’을 의미하는 ‘Dirty’, ‘까다롭고 힘듦’을 의미하는 ‘Difficult’, ‘위험함’을 의미하는 ‘Dangerous’의 앞 글자를 딴 조어다. ‘어디 하나 쉬운 것이 없는 일’ 앞에 붙여 사용한다.

이런 3D를 겪으며 일용직 건설업 일을 하고자 하는 20대가 늘면서 건설현장 내 활기가 돌기도 하지만 동시에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2012년 6월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이 법제화된 후 현장에서는 이 이수증이 있는 사람들만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막노동을 하기 위해 이제는 공부도 해야 한다는 소리다. 그러다 보니 교육 이수를 하려는 사람들이 급증했으며 20대가 많다. 해당 교육의 20대 이수자는 2013년 3만4651명이었으나 지난해는 10만 명을 넘겼다.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은 건설현장에서 인부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4시간동안 가르친다.
 
등록금·생활비 위해서
사실상 학업 포기해야

 
기자는 지난 15일 서울에 있는 한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장에서 한 청년을 만날 수 있었다. 현재 서울에 있는 한 대학교에 다니며 방학 동안 학비를 벌고 있는 A(23)씨는 부모님이 빠른 퇴직 후 귀농차 지방에 내려가신 탓에 서울에서 혼자 살고 있다.

A씨는 “부모님이 귀농 초기이고 정기적인 소득이 없어 등록금을 지원받기 힘들다”며 “수능 직후만 해도 해방감과 동시에 등록금에 대한 부담이 적어 소액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홀서빙, 주방보조, 바리스타, 엑스트라, 인형탈 홍보 등 20대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르바이트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어떤 이유로 받으러 왔냐는 질문에 A씨는 “많은 아르바이트 경험들이 있으나 정규적 아르바이트의 경우 대학교 입학 전과 방학 시즌 때 많이 했다. 하지만 학기 중에는 과제, 시험 준비, 예습 등으로 정규적인 평일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다”며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는 사실상 학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학업을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일용직 또는 단기 고소득 알바를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용직과 단기 고소득 알바는 20대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급전을 모을 수 있을 정도의 높은 임금이면 무조건 찾아가는 격”이라며 “주변 지인 중에는 택배 상하차 업무를 하다가 허리디스크에 걸린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는 건설현장에서 열심히 일해서 많은 돈을 벌고 싶다”고 밝혔다.
 
일 힘들어 현장서
도망치는 청년들도

 
서울에 한 인력사무소 대표인 B씨는 “20대들이 정규적인 대기업 건설현장보다는 소규모 건설현장을 많이 택한다. 소규모 건설현장은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 이수증이 없어도 진행 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자격요건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라며 “요즘 들어 20대들이 많이 찾아오는 편이다. 솔직히 말해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인력사무소에 방문하는 젊은 층들은 빠르게 일만 구할 수 있다면 닥치는 대로 진행한다”고 전했다.

또 “일이 힘들기 때문에 재방률은 아주 적다. 이는 자신이 어떠한 일을 하게 될지 자세하게 파악도 하지 않은 채 돈만 보고 일을 했기 때문”이라며 “가끔 건설현장에서 이런 사람을 보냈냐며 질타를 하는 경우도 많다. 그것은 대부분 20대다. 혈기만 가지고는 일을 할 수 없다. 가끔은 현장에서 도망쳤다는 사람들의 소식도 많이 듣는다”고 밝혔다.

젊은 층일수록 이직 많아

서울시의 한 취업지원 센터 관계자는 “취업센터에 찾아오는 연령층은 40~50대가 가장 많은 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 건설업을 희망해 오는 20대들이 종종 있다. 안정적인 취업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일을 하는 게 좋다. 하지만 이렇게 소개를 해줘도 젊은 층일수록 힘들다며 이직한다는 소식을 많이 접한다. 또 건설업은 아침 일찍 일을 시작하는데 불참하는 젊은 층들도 많다”라고 밝혔다.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에 관해서는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은 현재 4만 원의 교육비가 필요하다. 2015년 3만 원이었던 것이 지난해부터 4만 원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만 55세 이상 고령근로자, 장애인, 장기실업자, 기소생활수급 대상자는 무료로 교육 이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처럼 까다로운 자격조건 때문에 20대들이 단기 건설업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인력사무소에 찾아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인력사무소는 불법적인 고액 수수료를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전했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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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 30179824 2017-04-04 19:56:33 116.36.251.171
막노동이 틀린말은 아뉘지만...이 기사 쓴 기자는 표현력이나 대중에 대한 전달력이 막노동 수준인것같네요. 그저 막노동이 나쁘다는건 아뉘지만 기사를 정독해보심 아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