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규 ‘끼’ 무대 녹인다

탤런트 박영규(57)는 ‘끼’가 넘치는 배우이다. 가수, 영화배우, 탤런트로 장르마다 다재다능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바 있다. 그런 그가 2005년 MBC창사특집 뮤지컬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이후 5년만에 다시 뮤지컬 무대에 선다. 영국의 코미디 집단 ‘몬티 파이튼’의 코미디 영화 ‘몬티 파이튼의 성배’(1975)를 뮤지컬로 옮긴 ‘스팸어랏(SPAMALOT)’에서 ‘아서왕’역을 맡아 또 한번 끼를 발산할 전망이다. 그의 연기관을 알아본다.
코믹 연기의 대가 박영규가 돌아왔다. 패러디 코믹 뮤지컬 ‘스팸어랏(SPAMALOT)’으로 5년만에 무대로의 컴백을 알렸다.
‘스팸어랏’은 영국의 코미디 집단 ‘몬티 파이튼’의 코미디영화 ‘몬티 파이튼의 성배’(1975)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으로, 지난 2005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상 14개 부문 노미네이트, 최우수 뮤지컬상을 비롯해 3개 부문을 석권한 수작이다.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이야기에 풍자와 상상을 곁들였다. 아서왕이 엉뚱한 5명의 기사와 함께 성배를 찾아 떠나면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소동을 다룬다.
그가 맡은 배역은 ‘아서왕’. 강하지만 똑똑하지 못한 아서왕의 이미지를 코믹한 연기를 통해 선보인다.
박영규는 “이번에 아서왕을 맡으면서 ‘내가 아직도 할 일이 많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팸어랏’의 대본 받았을 때부터 아서왕이 이 시점에서 만나야 할 운명 같은 캐릭터라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며 작품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사실 박영규는 지난 2004년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슬픔에 빠져 약 5년간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다 올해 초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2’로 활동을 재개, 이후 두번 째 작품으로 뮤지컬 무대를 선택했다.
박영규는 “이번이 세 번째 뮤지컬 출연이다. 지난 두 번의 무대에서 혼신을 다하지 못한 아쉬움을 ‘스팸어랏’에서 보여주겠다. 연습에 돌입한 이후로는 정말 잠자는 시간 말고는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젊은 친구들 뒤를 열심히 따라다니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카멜레온’이라는 노래를 발표한 가수이기도 하다. 수준급의 가창력을 소유한 그이지만 뮤지컬 무대에서의 호흡은 또 다른 느낌일 터.
그는 “‘카멜레온’ 같은 유행가는 감정을 자기 멋대로 조절하며 노래할 수 있는데 뮤지컬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음악적 완성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카멜레온은 완전히 잊었다”고 전했다.
젊은 배우들과 연기하는데에 대한 체력적 부담에 대해서는 “연습하는데 젊은 친구들이 펄펄 날더라. 중간에 계약금 받은 것 다 돌려주고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음악을 전공한 아내가 응원을 많이 해줘 힘을 내며 연습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이 그 동안의 묵은 때를 벗고 새롭게 배우로서 거듭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정성화와 비교해 절대 체력적으로 뒤지지 않으려고 배울 것은 배워가며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출자인 데이비드 스완이 코미디는 진실한 마음이 있어야만 가능하지 억지로 웃기려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비굴한 코미디가 아닌 아서왕의 아픔을 녹여내 멋있는 남자를 보여주는 진실한 코미디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영규 외에도 제 4회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 수상에 빛나는 뮤지컬 배우 정성화가 ‘아서왕’역으로 더블캐스팅 됐으며, 이외에도 그룹 ‘슈퍼주니어’의 예성, 신영숙, 구원영, 정상훈, 김재범, 김대종, 김호, 김남호 등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한다.
또한 ‘맨 오브 라만차’ 등을 협업한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신춘수 대표와 미국의 연출가 데이비드 스완 콤비가 다시 뭉쳐 뮤지컬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연출을 맡은 스완은 “다양한 패러디가 등장하는 이 뮤지컬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잘 선보이지 않는 작품”이라며 “뮤지컬을 잘 보지 않는 관객은 한번에 여러 작품을 보는 재미를, 뮤지컬 마니아는 익숙한 장면들을 찾아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팸어랏’은 오는 10월 1일부터 2011년 1월 2일까지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박태정 기자] tjp79@dailypot.co.kr
박태정 기자 tjp79@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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