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연극 ‘디너’
화제의 연극 ‘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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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8-31 12:50
  • 승인 2010.08.31 12:50
  • 호수 853
  • 5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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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관한 불편한 진실

사랑에 빠졌다, 절정의 순간 결혼했다. 그 후로 12년. 그들의 현재는 비극일까, 블랙 코미디일까? 아무리 뜨거웠던 사랑도, 아름다운 가정을 꾸리고픈 진심도, 12년이란 세월의 헌신도 어느 순간 ‘놔 버리게 된다’는 ‘피할 수 없는 전개’. 작가 도널드 마글리즈의 명작 ‘영원히 함께함’의 공포를 모티브로 연극 ‘디너’는 시작된다. 인생의 오후에서 흔들거리는 모든 중년부부의 ‘안정’과 ‘일탈’은 어떤 모습일까.

연극 ‘디너 Dinner with Frien ds’는 제목 그대로 ‘친구들과의 저녁식사’ 와중에 오가는 우리들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다.

친구처럼 친근하고, 저녁식사처럼 마음 편하게 너무나 당연하게 와 닿는 그들의 대화들.

하지만 그 대화의 주제, 즉 사랑과 신뢰의 균열에서 오는 솔직한 고백들은 결코 우리를 친근하거나 마음 편하게만 놔두지는 않는다.

연극은 12년 전 탐과 베스가 처음 만났던 풋풋하고 설레던 그 순간, 그 둘 사이를 이어주었던 게이브와 카렌의 그 순간을 보여줌으로써 보다 더 명확히 사랑과 욕망의 변화와 결단 혹은 타협과 극복의 순간을 가감 없이 펼쳐 놓고 있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지만, 사실은 개인과 개인의 결합, 즉 합쳐진 둘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에 부딪힌 그들이 어떻게 그 벽을 부수거나 받아들여 가는지에 대해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우리 부부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과 ‘우리 부부도 저렇게 될 수 있구나’라는 불안감으로 관객의 심리를 쥐락펴락한다.

현재 미국에서 평단의 뜨거운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가 도널드 마글리즈(Donald Margulie s)의 대표작이기도 한 연극 ‘디너’는 섬세한 심리묘사로 정평이 나있는 만큼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심리를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흔하디흔한 불륜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이는 작품의 본질을 날카롭게 꿰뚫어 본 연출은 곳곳에 숨겨져 있는 허위와 위선, 타이밍과 리듬감을 잔인한 유머로 승화시키며 이 작품이 단순한 치정극이 아닌 인생의 무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우리의 결혼은 진정… 안녕한 걸까?”

한국 무대에서는 ‘그린벤치’, ‘봄날’, ‘여행’, ‘뱃사람’ 등의 대표작을 통해 주로 인간의 어두운 내면의 탐구에 집중해 온 이성열 연출이 멜로라기엔 너무도 잔인하고 치졸한 일상을 적나라하게 조명하고 있다.

또한 특유의 집요함으로 표면과 내면 사이의 균열을 날카롭게 포착하여 유머로 승화, 올 가을 이성열표 멜로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재능을 증명하고 있는 배우 박정환, 극단 골목길의 간판배우 김영필, 그리고 극단 ‘맨씨어터’의 배우 정수영, 우현주가 호흡을 맞췄다.

각기 다른 배경과 경력을 가진 배우들이지만, 이성열 연출가의 지휘 속에서 더 없이 흥미로운 앙상블을 보여줄 전망이다.


공연일시 9월 1일 ~ 9월 19일
공연장소 산울림 소극장
공연시간 화,목,금 8시 / 수 3시, 8시
토 3시, 7시/ 일 3시 (월 공연 없음)
티켓가격 일반 3만 5천 원 / 학생 2만 원
공연문의 02)3443~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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