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스물 넷, 알건 다 안다”

‘국민 여동생’ 문근영이 성인 연기자로 파격 변신했다. ‘악녀’에 이어 사랑을 잃고 방황하는 ‘스트리퍼’로 완벽 변신, 과감한 연기를 선보인다. 연극 ‘클로져’를 통해 연극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그녀는 무대 위에서 담배와 술은 물론, 키스신과 적나라한 대사까지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기존의 귀엽고 여린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농염한 성인 연기로 무대를 가득 메울 전망. 스물 넷, 배우 문근영이 뿜어내는 팔색조 매력이 무대 밖 관객들과 얼마나 함께 호흡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순간의 사랑에 솔직하고 그 순간에 사랑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연극 ‘클로져’에서 뉴욕 출신의 스트립댄서 ‘앨리스’로 파격 연기 변신을 선보이고 있는 문근영이 지난 10일 열린 프레스 콜 간담회에서 “공개가 안 된 것뿐이지 사랑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은 어려서인지 앨리스처럼 순간에 충실한 사랑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클로져’로 첫 연극무대에 도전하는 그녀가 맡은 역할이 스트리퍼인 만큼 팜므파탈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할 예정이다. 쿨 한 것 같지만 작은 것에 쉽게 상처받고, 뜨거울 것 같지만 마음이 돌아서면 한없이 냉정한 인물로 극중에서 가장 열정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관능적이면서도 순순한 매력을 지닌 순간의 사랑과 감정에 충실한 캐릭터.
“너무 재밌을 것 같고 매력적인 것 같아서 출연을 결심했다. 나이가 나와 비슷하고, 도발적이고 섹시한 이미지 외에 자연스럽게 소녀 적인 모습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나만의 앨리스를 표현하는 방법일 수도 있고 내면의 그러한 정서를 관객과 같이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상대배우와의 과감한 키스 장면은 물론 술병을 들고 있거나 흡연하는 장면까지, 기존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노골적인 성 묘사 대사나 스트리퍼로서의 모습은 가히 파격적. 스물 넷, 그녀에게 이런 팜므파탈 연기가 부담감이나 거부감으로 다가왔을법도한데 베테랑 연기자다운 답변이 날아온다.
“크게 거부감은 없었다. 내 나이도 벌써 24살이고, 예전에 비해 알 것도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좀 더 깊은 맛을 내기에는 부족한 것 같아서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는 그녀에게 첫 노출 연기란 어떤 의미일까.
“‘국민 여동생’ 타이틀이 짐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어느 순간 짐이 되기도 한다. 그런 것들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나이 안 먹을 줄 알았는데 어느 새 한 살 한살 먹더라. 그러다보니 예전에 비해 조금 많이 편해진 것 같다.”
‘국민 여동생’에서 성인 연기자로 ‘우뚝’
그러나 첫 연극 도전이라는 점은 그녀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특히 익숙지 않았던 무대와 발성에 대한 부분은 늘 고민거리였다.
“무대에 두 차례 올랐는데 스스로 어떻게 하고 있는지 짐작 못할 정도였다. 무대에 서보니 무섭고 겁이 많이 났다. 더불어 책임감도 많이 느꼈다. 브라운관은 마이크가 디테일한 소리를 잡아주기 때문에 목소리를 크게 하거나 또렷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무대에서는 소리를 좀 더 고르게 크게 낼 수 있도록 해야 했기에 따로 발성 연습을 많이 했다.”
여배우로 한 단계 더 성장하고픈 바람도 드러냈다. 그간 여린 이미지로 각인되어 오던 그녀에게 이번 무대는 새로운 자극제가 될 전망.
“40회 정도 공연을 하는데 작품이 끝나고 나서 내가 바라는 것은 한 번만이라도 사람들하고 같이 울 수 있는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끝나고 나서 ‘누가 뭐래도 앨리스는 너밖에 없다’란 말을 듣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한편, ‘클로져’는 연극 프로젝트 ‘무대가 좋다’의 두 번째 작품으로 공연기획사 악어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 나무엑터스가 힘을 합쳐 제작한 작품이다. 지난 1997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돼 전세계 100여개 도시에서 공연됐으며, 네명의 남녀가 서로 우연히 만나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상처를 주는 과정을 통해 달콤함 보다는 사랑의 이면을 담아냈다. 문근영 외에도 엄기준, 최광일, 진경 등이 출연, 오는 10월 10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최수아 기자] xowl2000@dailypot.co.kr
최수아 기자 xowl2000@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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