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국민의당행, 미풍이냐 태풍이냐
손학규 국민의당행, 미풍이냐 태풍이냐
  • 조택영 기자
  • 입력 2017-02-10 21:23
  • 승인 2017.02.10 21:23
  • 호수 1189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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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박지원과 손잡고 ‘안철수 이길 자신있다’
사진=정대웅 기자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오랜 강진 토굴살이를 마치고 정계에 복귀, 이후 돌연 탈당을 선언했던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드디어 국민의당 행을 택했다. 손 의장은 지난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당과의 전격 통합을 선언했다. 그는 “국민의당과 통합해 더 나은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며 “개혁공동정부의 수립에 찬동하는 모든 개혁세력은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손 의장은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 등과 함께 대선 경선을 치를 전망이다. 또 그의 국민의당 합류로 정운찬 전 총리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정운찬, 김종인 국민의당 생각 없는 듯···
국민의당, 소수당 넘어 야권 대안정당 노린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의 국민의당과의 통합으로 국민의당은 ‘스몰텐트’를 넘어 ‘빅텐트’를 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민의당은 정운찬 전 총리 등의 추가영입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8일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전날 있었던 손 의장의 통합선언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 자리에는 지도부를 포함한 당내 인사 다수가 참여했다.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박지원 대표는 “어제 통합선언에 대해 국민과 언론이 뜨거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당의 규모가 커지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며 “개혁, 패권정치 종식, 정권교체,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다는 희망이 점점 커져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의당은 안철수, 천정배에 이어서 세 명의 대통령 경선후보를 가진 정당이 됐다. 정운찬 총리도 빠른 시일 내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운찬, 김종인
통합에 생각 있나?

 
손 의장이 현재 세력 없이 국민의당 행을 결정한 것에 대한 분석이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내 비문진영의 합류, 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 정운찬 전 총리 등의 합류 등을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손 의장과 국민의당 통합 이후 정치권은 의외로 잠잠하다. 특히 정운찬 전 총리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정 전 총리는 “모여라와 같은 텐트 형식의 교감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독자적인 노선으로 가면서 힘을 크게 하고 그 후에 철학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정치를 할 생각”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또 민주당 내 비문 진영인 김종인 전 대표도 탈당 이후 국민의당 입당설에 대해 “천만의 말씀”이라며 선을 그었다. 손 의장이 “(김종인 전 대표가) 먼저 가서 잘 하라고 했다”는 말에 대해서는 “그런 소리는 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의 바람과 달리 김 전 대표는 이날 한반도선진화재단 포럼에 참석해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개혁세력’ 결집과 ‘공동정부’ 구성 등을 토대로 정권교체를 겨냥한 첫 ‘스몰텐트’가 꾸려진 가운데 지난 1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야권연대와 공동정부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1일 서울 노원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초청강연에서 “정권교체 이후에도 적폐청산, 국가대개조를 하려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대의에 힘을 모으는 야권 세력들은 국정운영하는 데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다”며 “많은 국민은 정권교체라는 대의 앞에, 모든 야권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하지 않냐 염려한다. 저는 그 염려 역시 존중하고 받들어야 정권교체의 대의에 동감하는 야권정당과 야권정치인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8일 전남 여수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득권과 패권에 반대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개혁 연합 세력이 민주당의 대세론을 반드시 꺾을 것”라며 “지금은 제1당인 민주당이 대세를 이루고 문재인 후보가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나머지 세력 가운데 문재인의 기득권과 패권에 반대하는 세력,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동의하는 개혁세력이 연합정부의 양 축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 밖에도 손 의장은 안철수 전 대표와의 경선 문제와 관련해 “경선을 생각하고 통합을 결정했다. 안 전 대표를 능히 이길 자신이 있다”며 “국민의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후보가 누구인지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민주계 손잡고
‘자강론’ 대립각

 
손학규 의장의 합류로 국민의당 내 본격적인 대선 논의가 시작되자 ‘연대론’과 ‘자강론’이 충돌하고 있다. ‘제3지대론’을 두고 당 내부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구민주계 박지원 대표, 당의 주축 세력인 호남 출신 의원 간 엇박자가 나는 모양새다.
게다가 손학규 의장이 합류하면서 호남 광폭 행보를 시작하고 있어 향후 당 경선이 어떻게 진행될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박 대표·손 의장·당내 구민주계 의원들이 손을 잡고 ‘자강론’을 주장하는 안 전 대표와의 대립이 커질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안 전 대표 측에서는 “안 전 대표도 (흥행이 되는) 강한 경선을 치르기 위해 손 의장의 영입을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손 의장의 지지율이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당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빅텐트 만들면
38석 한계 넘을까

 
국민의당은 정치적 베테랑인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의 합류로 대선 정국에서 존재감과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또 총선에서 돌풍을 이어가지 못하고 38석의 소수당으로 인지 된 상황에 야권 대안 정당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그래서 경선 국면 이전에라도 야권연대, 공동정부 세력들을 모아 38석 국정운영의 한계에서 벗어날 계획이다.
박지원 대표도 “안철수, 손학규, 정운찬, 천정배 이런 분들이 협력과 때로는 혈투를 벌여서 서로 검증하고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 대통령 감이다라는 평가를 받도록 붙여보려 한다”고 향후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안 전 대표가 여론 지지율이 높고 당에 지분이 많지만, 손 의장의 조직력도 만만치 않아 팽팽한 경선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도 나온다. 과연 손 의장과 국민의당이 38석이라는 한계를 넘어 ‘빅텐트’를 통해 세력 집결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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