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연극 ‘시크릿’
화제의 연극 ‘시크릿’
  •  기자
  • 입력 2010-06-29 14:18
  • 승인 2010.06.29 14:18
  • 호수 844
  • 5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친 사람들의 미치지 않은 이야기

희극이 비극 속에서 더 돋보인다는 찰리 채플린의 철학처럼, 우울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연극이 있다. 바로 대학로 탑아트홀 에서 하는 미친 사람들의 미치지 않은 이야기, 줄여서 미친 연극 ‘시크릿’이다. 경기가 어려워지고, 하는 일이 답답하여 자살률과 우울증이 급증하는 현실 속 관객들은 점점 재미있는 공연만을 찾게 된다.

그러나 그 속을 찬찬히 살펴보면 연극은 재미있게 봤는데 결말이 마음에 안 든다는 관객들의 반응이 있다. 경기가 힘들수록 해피엔딩을 그리워하는 사람의 역심리를 이용한 휴먼 코믹극, 일단 ‘시크릿’의 시작은 그렇다.

이광남은 자신을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정신병원 301호 환자이다. 그리고 정신병원에는 10년째 머무는 장기환자이면서, 전화번호부만을 들고 이상한 행동만을 일삼는 친구인 장성만과 매번 약시간을 챙기며 그의 곁을 감시하는 왈가닥 간호사 진선미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신병원에 베일에 싸인 듯 한 새로운 여의사 서인영이 온다.

연극 ‘시크릿’은 웃기게만 진행되지 않는다. 인간의 외로움과 사회 풍자라는 꽤 무거운 소재이지만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블랙코미디이기 때문이다. 연극을 보는 내내 웃음은 끊이지 않지만, 어딘가 마음 한 켠에 뭉클하게 차오르는 따뜻함. 그게 바로 연극 시크릿이 말하는 ‘비밀’이다.

사랑하는 여인을 자신의 능력부족으로 인해 떠나보내는 실연의 아픔으로 그만 미쳐버린 이광남은 자신의 현실에서 도망쳐버리고 싶은 우리의 모습을 재조명시킨다. 이광남을 데리고 장난만을 일삼다가 마지막에 화성으로 떠난다며 말하는 장성만은 어쩌면 우리 스스로가 바라는 멘토의 모습이자, 아쉽게도 존재하지 않는 판타지를 대변한다. 실제 극중에서 장성만은 자신이 하느님이라고 주장하며, 화성으로 떠난다는 말은 자살을 암시한다.

진선미는 이광남에게 약 먹을 시간이라고 다그치지만 실제로는 이광남, 확대 해석하면 삶을 살아가는데 힘들어하는 “우리 자신”을 걱정해주는 부모님이나 지인들을 대표한다.

서인영은 이광남이 잃어버렸던 자신의 인생, 삶에 대한 절실함, 당연한 듯 여기던 친구의 소중함, 지나간 사랑에 대한 애틋함 등을 대표한다. 실제 이광남을 떠난 듯 보였지만, 다시 돌아왔다고 말하는 서인영은 극중 이광남에게 드러난 ‘비밀’ 이자 그 ‘비밀’을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사람이다.


끌리는 연극의 1% 다른 이야기…현실을 겨냥하다

연극 시크릿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하찮고 사소해 보여서 잃어버리기 쉬운 것,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하고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들을 시사해주고 있다.

공연일시 ~ Open Run
공연장소 탑 아트홀
공연시간 월~목 2시, 3시 30분, 5시, 6시 30분, 8시
금~토 1시, 2시 30분, 4시, 5시 30분, 7시, 8시 30분
일 12시 30분, 2시, 3시 30분, 5시, 6시 30분, 8시
티켓가격 전석 3만원
공연문의 02) 747~7407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