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표’ 복지 정책 OK…‘대통령 이재명’은 “아직…”
1, 2일 성남 전통시장 등 찾아 길바닥 민심 탐방세대 막론 ‘3대 복지’ 호평…지역 경제 활성화 기여 평가
빚 청산‧강한 리더십‧부정부패無‧젊은 층 지지 ‘긍정’
경력 및 경험 부족‧지지세 미미‧차차기 적합 ‘부정’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이재명 성남시장은 최근 한 자리 대 지지율을 기록하며, 한 때 1,2위를 추월했던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그러나 이 시장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최종 경선 승리는 본인이 될 것이라며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경선 승리에 대해 ‘내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이제 국민이 화려한 외양보다는 내실을 본다며, 작지만 알토란 같은 성과가 있는 본인을 국민이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시장은 ‘그 성과’를 6년간의 성남 시정에서 찾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3대 무상복지(청년배당‧무상교복지원‧산후조리지원금) 제도다.
특히 현금성 지원이 아닌 지역 내에서만 쓸 수 있는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 ‘청년 등 지원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밝혀왔다. 만약 대통령이 되면 ‘기본소득’을 도입해 이를 전부 지역상품권으로 지급, 560만 자영업자를 살리겠다고도 공약했다.
일요서울은 ‘이재명 표’ 복지정책이 실행됐던 성남의 대표 전통시장을 찾아 실제 상인들의 생각과 길바닥 민심을 들어봤다.

시민들은 부채 청산, 강한 리더십, 부정부패 無, 젊은 층 지지 등 이 시장에 대한 다양한 강점을 들려줬다. 특히 복지정책을 놓고는 세대를 막론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시장이 강조한 ‘실적’이 체감 민심에서 ‘합격점’을 받은 듯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성남시장’으로서의 성과와 호감은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으로서 이재명은 좀 더 두고 봐야 하지 않겠냐는 시각이 우세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경력과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된 얘기였다. 또 주위에 지지 세력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도 주요 약점으로 지목했다.
이재명 같은 사람 못 봐
허나 ‘대통령 이재명’은 이르다?
성남시 내 대표적 전통시장인 모란민속시장에서 민물고기 판매점을 운영하는 전창경(57)씨는 “정치에 관심은 별로 없지만 이재명 시장은 괜찮은 것 같다. 성남에 45년 살았는데 이재명 같은 사람 못 봤다”고 했다. 전 씨는 “모란시장을 신경 쓰는 모습이 보인다”며 “난 당시 없었지만 예전에 애 엄마 있을 때 들러 ‘장사 잘 되는가’ 묻고 갔다고 들었다. 다른 정치인들은 잘 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시장의 ‘광화문 단식 농성’에 대해 언급했다. 전 씨는 “광화문에서 단식 농성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라 손 안 벌리고 성남시 돈으로 복지 해보겠다는 아니냐”며 “성남시민을 위해 정부랑 싸우는 모습 잘했다고 본다”고 했다. 이 시장은 지난해 6월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 철회를 요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11일간 단식 농성을 벌인 바 있다.
전 씨는 이어 “딸이 지난해 청년배당 혜택을 받았는데 되게 좋아하더라. 딴 데선 안 하는데 (청년배당을) 해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며 “딸과 아들도 (이 시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 씨는 그러나 ‘대통령 이재명’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나이도 젊고 좀 이르지 않느냐”며 “현재 인지도 쌓는 중이고 차차기에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위에 세력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다른 상인 유영호(53)씨도 “(지역상품권으로) 큰 비중은 아니지만 매출에 도움이 됐다”며 “처음엔 손가락질 받았지만 소신 있게 (정책을) 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유 씨는 “성남시 빚도 갚았고, 우리 막내가 교복지원금을 받은 적이 있어서 좋았다”며 “성남에서는 몰표에 가까운 표를 받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혼자만 잘하면 뭐하겠느냐”며 “지지 세력이 약한 것 같다. 전국적 인지도도 아직 약하다”고 유 씨는 말했다. 기름집을 운영하는 박정수(49)씨도 “주요 경력이 시장 경험뿐 인 데다 대선 기간이 짧아 아직 (대통령 되기에는) 좀 이른 것 같다”고 했다.

“경력 짧아” 시간 필요
과일가게 사장인 최귀식(49)씨는 “(이 시장 재임 이후) 부정부패가 없어진 듯하다”고 평가했다. 최 씨는 이어 “예전 시장 시절에는 단속 공무원 등이 점검 나오면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분위기가 좀 있었는데, 지금 나오는 공무원은 친절한 편이고 그런 분위기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복지 정책에 대해선 “상품권 매출이 전체 매출에 10% 가량 차지할 만큼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성남시 3대 전통시장 중 하나인 중앙시장에서 일하는 상인 이선자(55‧여)씨는 “그동안에는 연말이 되면 멀쩡해 보이는 도로를 파헤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이재명 시장부터는 그런 광경 잘 못 본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이 시장은 연말 때면 불필요하게 시행되는 보도블록 교체를 예산 낭비 중 하나로 보고, 금지할 것을 강조해오고 있다.
이 씨는 또 “이 시장이 평소 서민 편, 없는 사람 편에서 복지 정책을 추진력 있게 잘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이번 설에 상품권이 많이 들어와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이재명 시장에 대해서는 “아직 경력이 짧아 앞으로 더 경력을 쌓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만약 이 시장이 야권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 찍어줄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신근식 중앙시장상인회 부회장은 이 시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 부회장은 “(대선 주자들이) 실질적으로 검증해 본 것을 (공약으로) 들고 나와야 한다”며 이 시장의 복지 정책이 지역 상권 활성화에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남사랑상품권이 제2의 성남 화폐라고 소개하며, 특히 이 시장이 상품권의 사용 범위를 확대(전통시장→전통시장 포함 각종 소상공인 점포, 백화점·대형마트 제외)해 지역 경제를 살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평소 평균 매출의 25%가 상품권인데 명절 때는 약 30%까지 올라간다”며 “성남만 유일하게 지역상품권이 있는데 다른 지자체 상인회장에게 권할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과와 실적이 있었으므로 (이 시장이) 가장 검증된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한 시민, 국민, 상인으로서 대환영”이라고 밝혔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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