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열일곱 소녀의 꿈 ‘시작되다’

분홍색을 연상시키는 17살 소녀가수 ION(이온, 본명 박진희)이 화창한 봄날 우리 곁으로 왔다. 이로울 이(利)에 따스할 온(溫)의 의미를 가지는 이름이 제법 이 소녀가수의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진다. 방긋 웃는 모습에 ‘정말 저 나이의 순수함이 담겨있구나’ 감탄스럽다. 5월 16일 방송 데뷔를 앞두고 있다는 이온은 데뷔 전인데도 실력파 가수로 소문이 나있다. 그 실력이 궁금해 노래 한 곡 들려달라고 하자, 망설임 없이 뽑아낸 목소리는 작은 몸집과 귀엽기만 한 미소와는 다르게 허스키하고 파워플한 음색으로 듣는 이를 압도했다. 핑크빛 순수한 열정을 꿈꾸는 가수 이온. 그녀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17살의 데뷔 가수들은 대부분 귀여운 컨셉으로 어필한다. 그런데 이온의 데뷔곡인 ‘분홍립스틱, 그 후’는 다른 느낌인데.
▶ ‘분홍립스틱, 그 후’는 우리나라 최초의 연재 형식의 발라드이다. ‘분홍립스틱’을 작사·작곡한 작곡가 강인구씨가 10년 만에 이어 만든 곡이 바로 ‘분홍립스틱, 그 후’다.
곡에 애착이 많은 만큼 곡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는 가수가 불렀으면 했는데, 내가 영광스럽게도 이 곡을 부르게 됐다. 외모와는 다르게 허스키하고 감성적인 목소리가 딱이라고 해주셔서 마음을 놓았던 기억이 난다.
-이 곡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드라마가 있는 곡이다. 헤어짐 이후의 새로운 시작에 대한 바람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분홍색’이라는 이미지가 보여주듯, 따스함과 귀여움, 발랄함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왜 특별히 이 곡이 마음에 드나.
▶가수는 가수다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말이다. 무조건 똑같은 이미지로 어필하는 가수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더라도 ‘실력’으로 남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요즘 ‘기획’ 가수들의 생명은 너무 짧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가수가 아닌 ‘그 자리에 걸맞는 위치’에 자리잡은 가수이고 싶다. 이 곡이 이런 나의 꿈에 첫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 있나.
▶강한 느낌의 R&B음악을 하고 싶다. 개성있는 음악, 개성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서이다. 또 나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이기도 하다. 때문에 존경하는 가수는 T(윤미래)이다.
-16살 때부터 트레이닝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어떤 점에 집중해서 훈련을 받았나.
▶1년 3개월 동안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다. 아침에 춤, 그리고 스피치, 노래를 배운다. 또
화성악, 작곡 뿐만이 아니라 섹소폰, 피아노, 기타를 배웠다. 지금은 ‘전문적’이라고 할 만큼 이런 분야에 익숙해진 것 같다. 나이가 나이니만큼 학과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음악에 더욱 몰입하고 싶어 고등학교를 가지 않았다고 들었다. 그리고 고입 검정고시를 한번에 붙었다고.
▶가수 활동을 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것보다 내 꿈(가수 활동)에 매진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해 고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고, 공부에 대한 욕심도 있기에 6개월 동안, 트레이닝 시간 외의 시간을 검정고시 공부하는데 썼다.
-16살 나이에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심하게 반대하셨다는데.
▶아버지께서는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딸이 되길 바라셨다.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누구라도 꿔보기 마련이니, 아버지께서는 ‘헛바람’이라고 생각하셨나보다.(웃음) 완고한 아버지를 설득해주신 것이 바로 지금 (유라이엔터테이먼트의) 강인구 대표님이시다. 여러 번 설득하셨고, 내가 가수가 될 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부모님께 칭찬도 해주셔서, ‘드디어’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5월 16일 첫 방송 데뷔를 앞두고 있다고 들었는데.
▶‘정지용 문화재’에서 데뷔를 하게 됐다. 나와 동갑인 IYOU는 이미 활동을 시작했지만, 난 데뷔를 조급해 하지 않고 기다려왔다. 데뷔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떨리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한다.
-뮤직비디오는 어떤 내용으로 제작되는가.
▶‘하키 선수와 나의 사랑 이야기’로 꾸며졌다. 메가폰은 김건모 선배님과 많은 작업을 함께 했던 임동은 감독님이 잡으셨다. (웃음)연대 하키 선수들이 직접 출연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데뷔를 앞두고 곧 만나게 될,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할 이야기가 있다면.
▶미숙해도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다. 아직 처음이라 많이 떨린다. 하지만 얼마 후의 데뷔는 나의 발판이 될 것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얼른 만났으면 좋겠다.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면서도 [일요서울]이 하는 질문에,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은 당차보였다. 앞으로 ‘가수’가 될 모든 준비를 마친 것처럼. 곧 다가올 그녀의 데뷔 무대가 기대된다.
[우선미 기자] wihtsm@ dailypot.co.kr
우선미 기자 wihtsm@dailypot.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