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연기 롤 모델은 바로 나!”

‘국민 여동생’ 문근영이 트레이드마크였던 상큼한 웃음을 벗어던졌다. KBS 새 수목드라마〈신데렐라 언니〉를 통해 ‘청순녀’에서 ‘까칠녀’로 분한 것. 기존의 선한 캐릭터와 전혀 다른 까칠함과 악랄한 부분이 캐릭터의 주축을 이루면서 과연 그녀가 기존의 이미지를 떨쳐내고 강렬한 빛깔의 첫 악역 캐릭터를 소화해낼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방영 전 포스터와 뮤직비디오를 통해 공개된 그녀의 독기서린 눈빛은 벌써부터 안방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배우 문근영이 생애 첫 악역 연기를 선보인다. 지난 3월 24일 열린 KBS 새 수목드라마〈신데렐라 언니〉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그녀는 “악역은 맞지만, 전형적인 악역은 아니다”며 파격변신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신데렐라 언니〉는 신데렐라 언니의 시선으로 재조명한 21세기 역발상 신데렐라 스토리로 ‘신데렐라 언니’가 신데렐라를 보며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그녀는 극중 세상에 냉소적이고 사랑받지 못한 ‘신데렐라 언니’ 은조 역을 맡아, 까칠하고 악랄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그동안 청순하고 발랄한 이미지로 각인돼오던 그녀가 어둡고 차가운 모습으로의 변신을 지켜보는 묘미는 이 드라마의 최대 관전포인트.
“처음 작품을 보고 ‘변신을 하고 싶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출연 결정을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전 정신은 있었다. 꼭 변신을 하고 싶다기 보다 내 스스로 벽을 무너뜨리고 얼마나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초점을 두었다. 그동안 귀여운 이미지가 많았는데 안전한 울타리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울타리가 있더라도 그 속에 안주하고 싶지 않았다.”
과연 사랑스럽기만 한 그녀가 그리는 문근영표 악역연기는 어떤 모습일까.
“은조는 까칠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과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데 그게 재미있는 것 같다. 평소에 안 해보던 소리 지르는 연기, 살짝 무시하는 듯 말하는 연기 들이 참 재밌다. 하지만 처음에 그냥 아무것도 안 한 채 무표정하게 있는 내 모습이 악해 보이지는 않더라. 그래서 최대한 더 악랄하고 까칠하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촬영 틈틈이 은조 같은 표정을 짓고 있게 되더라. 그러면 스태프가 지나가다 ‘기분 안 좋은 일 있냐’고 물어보시기도 한다.”
첫 악역 연기가 그녀에겐 그 어느 때보다 부담감으로 다가올 법도 하지만 그녀는 “악역연기 나처럼 하면 된다” 며 어리지만 베테랑 연기자다운 면모를 나타냈다.
“실제로 사람을 한번 싫어하기 시작하면 냉담하게 대해서 집에서도 많이 걱정하고 계신다. 그래서 극 중 은조가 선보일 악역 연기의 롤모델을 나 자신으로 삼았다. 나에게도 못된 면, 나쁜 면이 있다. 때문에 내 몸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못된 모습을 끄집어내고 있다”
“택연 막내라 군기잡고 싶어”
그녀는 최근 제대 후 드라마에 복귀한 천정명과 ‘스크린 신예’ 서우 그리고 ‘연기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 택연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사각관계를 형성한다. 무엇보다 네 명의 주인공 중 그녀의 데뷔 시기가 가장 빨라 어엿한 선배의 입장에 놓이게 된 점이 재미나다.
이에 대해 그녀는 “연기를 하다보면 선후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물론 기본적인 서열은 자연스레 생기지만, 연기의 능력은 오래하고 안하고로만 오직 평가되는 부분이 아니라고 본다. 선배에게 연기를 배우기도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배우에게 내가 배우기도 한다. 내가 못하는 것을 상대방이 잘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단, “택연에게는 내가 선배 노릇을 좀 하는 것 같다. 막내에서 처음 탈피해서 그런지 택연을 보면 혼을 내기도 하고 군기를 좀 잡는다”며 “만약 촬영장에 조금 늦으면 늦게 오지 말라고 잔소리하기도 한다”고 털어놔 으쓱한 기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녀는 극 초반 은조가 처한 상황과 감정 상태를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설명하는 내레이션도 나설 예정이어서 이 또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작〈바람의 화원〉스페셜 방송에서 짧은 내레이션으로 참여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그녀가 이번 작품에서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통해 주인공에 대한 공감은 물론 내레이션에 이어지는 반전도 숨어있어 극을 보는 재미를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데렐라 언니’가 바라본 세상은 어떤 곳인지, ‘신데렐라 언니’의 자아 찾기는 3월 31일 확인할 수 있다.
[최수아 기자]xowl2000@dailypot.co.kr
최수아 기자 xowl2000@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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