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련하리만큼 눈치도 없고 씻지도 않으며 꾸미지도 않는 여자다. 방 안에 먹다 남은 컵라면 용기를 쭉 늘어놓고 벗은 옷은 벌레가 허물 벗은 듯 방바닥에 내팽개친다.”
지난 3월 25일 탤런트 손예진(28)이 MBC TV 드라마〈개인의 취향〉(극본 박혜경·연출 손형석)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자신이 맡은 ‘박개인’ 캐릭터를 소개했다. 손예진은 “지금껏 맡은 캐릭터 중에서 가장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럽다”며 새로운 캐릭터에 애정을 드러냈다.
〈개인의 취향〉은 작가 이새인씨의 동명 원작소설이 바탕인 작품으로, 게이 남자친구를 바라는 여자의 집에 룸메이트로 들어가기 위해 졸지에 게이가 돼버린 남자의 이야기다. 게이 남자친구를 한 명쯤은 두고 싶어 한다는 현대 여성의 취향을 반영했다.
손예진은 건축업계의 전설적인 인물인 ‘박철한’ 교수의 외동딸로 20대 후반의 가구 디자이너 겸 싱글용 가구 브랜드‘문’을 창업한 CEO ‘박개인’ 역을 맡았다. 맑은 날에 태어났다고 붙은 이름인 개인처럼 맑고 순수하면서도 재미있고 엉뚱한 캐릭터다.
극중 박개인은 마음이 맞는 게이 친구를 갖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된다. 우연히 알게 된 ‘전진호’(이민호)가 게이라고 오해한 후 그와 동거에 들어가며 동상이몽의 해프닝을 겪는다.
손예진은〈개인의 취향〉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사실 노안이 아닌데 실제보다 나이가 많은 역할을 주로 맡아서 많은 분들이 내 나이가 서른 살이 넘은 줄 알고 있다”며 “어두웠던 영화〈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를 촬영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이 들었는데 나이에 맞는 풋풋한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극중 어리바리하고 떨떨하며 내숭떨 줄 모르는 개인은 언뜻 손예진과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원래는 친한 사람들에게 개구지다”라면서 “장난을 많이 주동해서 사람을 속이는 등 짓궂은 장난을 많이 친다”고 털어놓았다. “개인처럼 살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깨끗하다”며 까르르 웃기도.
극중에서처럼 실제로도 게이 친구를 원할까. “주위에 게이는 아니지만 여성스러운 남자친구들이 많은데 여자들보다 섬세하고 재미있다. 오히려 여자들보다 편하고 잘 통하는데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개인의 취향〉은 KBS 2TV〈신데렐라 언니〉, SBS TV〈검사 프린세스〉와 첫 방송부터 맞붙어 시작 전부터 수목극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3월 31일 세 드라마가 일제히 제 1회를 방송하는 것. 문근영(23)과 김소연(30)이 그 경쟁상대다. 손예진은 “솔직히 부담감이 없을 수 없다”며 “문근영, 김소연 다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라 다 웃었으면 좋겠지만…. 시청률을 떠나서 우리 드라마는 마니아층이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직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처음에는 많이 기대는 하지 않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시청률이 조금씩 올라가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는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개인의 취향〉에는 이민호(23), 김지석(29), 왕지혜(25), 임슬옹(23), 정성화(35), 조은지(29), 최은서(22), 류승용(40) 등이 출연한다.
[박태정 기자] tjp79@dailypot.co.kr
박태정 기자 tjp79@dailysun.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