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쟁탈전 나선 문재인-안철수
호남 쟁탈전 나선 문재인-안철수
  • 오두환 기자
  • 입력 2017-01-26 20:58
  • 승인 2017.01.26 20:58
  • 호수 1187
  • 18면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 바꿀 호남, 민심의 선택은?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선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여권에서는 유력 후보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야권에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마이웨이’를 선언하고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특히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호남 민심을 잡아 야권의 대표주자가 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어 호남을 향한 구애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상황이다. 

압도적 지지율 보이는 文…반문재인 정서 지우기 안간힘
정체 상태인 安…내부 갈등 봉합하고 재도약 기회 노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최근 각각 1박2일, 2박3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해 민심잡기에 나섰다. 야권의 대표주자에게 호남 민심은 대선 승리의 필수조건이다.  

사실 문 전 대표에 대한 호남 민심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언론에서도 대놓고 ‘반문재인 정서’가 있다고 표현할 정도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문 전 대표가 그동안 많은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문재인
손 잡아 줄 것 믿는다

지난 22일 문재인 전 대표는 포럼 광주 출범식이 열리는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찾았다. 문 전 대표는 출범식에서 토크쇼도 가졌다. 5,000석의 좌석이 꽉 찰 만큼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착석하지 못하고 서 있거나 행사장에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을 포함 하면 1만 명 정도가 모였다고 한다. 

반문재인 정서가 어느 정도 풀렸다는 방증이다. 이날 토크쇼에서는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다양한 질문들이 오고 갔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던 호남홀대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리 호남에 대해서 참 송구스럽죠.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참여정부 5년, 저는 그 앞에 또 김대중 정부 5년 더해서, 과연 민주정부 10년이 우리 호남에 어떤 삶, 호남의 소외, 상실감, 홀대를 근본적으로 바꿔놨느냐. 저는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이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그에 대한 비판으로 달게 받아 들입니다”라며 그동안의 지적에 대해 수용하는 입장을 보였다.

또 “그러나 의도적으로 호남을 홀대했다. 또는 인사로 홀대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 아닙니다”라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인사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홀대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인사 자리에 호남 인사를 앉혔다며 탕평을 도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남 홀대 호남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은 저희가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지만 호남 홀대만큼은 아니다라는 점은 꼭 좀 다른 분들에게도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문 전 대표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호남 행보에 나선 배경에는 호남의 변화된 분위기가 조금씩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 전 대표 부인인 김정숙 씨는 매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에 대한 호남의 바뀐 분위기는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지난 10일~12일에 진행된 ‘1월 2주차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호남에서 3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보다 3배나 높다. 

문 전 대표 진영 인사들도 바뀐 호남의 분위기는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분위기도 있다. 문 전 대표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광주포럼 출범식 토크쇼에서 문 전 대표는 마지막 인사말로 “광주 시민들께서 함께 해주시고 또 앞장서 주시고 저 문재인의 손을 굳게 잡아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라며 “저도 이제는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다시는 호남의 손을, 우리 광주의 손을 놓지 않겠습니다. 함께 나가겠습니다”라며 끝까지 호남 시민들에게 구애했다.

안철수
‘강철수’로 이미지 변신 중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비해 여러 가지가 열세다. 낮은 지지율이 가장 큰 문제지만 이렇다 할 반전의 기회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당권 문제에 거리를 두고 대선 행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크게 집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호남은 안 전 대표에게도 중요한 지역이다. 대선 후보로서 놓칠 수 없는 전략 요충지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은 국민의당을 밀어줬다. 그 덕에 정치 지형도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아무것도 장담을 할 수가 없다. 문 전 대표의 부인과 마찬가지로 안 전 대표의 부인인 김미경 씨도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좀처럼 오르지 않는 안 전 대표의 지지율로 답보상태다. 

안 전 후보에게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필요한 시기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정운찬 전 총리와의 연대카드도 고려해 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 내부 결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앞두고 집토끼 결집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2일 광주 일정을 끝낸 뒤 서울에서 박지원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 조배숙 정책위원장, 장병완 의원 등 호남 중진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리베이트 파동을 둘러싸고 일었던 내부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자리였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직접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만들어 의원들에게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데 대부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를 탈피해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만나고 필요하면 경쟁과 논쟁 등의 맞불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그중에는 문 전 대표와 경쟁 중인 호남 표심 잡기도 포함된다. 호남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경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 안 전 대표의 생각이다.  

정체 국면에 빠진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을 안 전 대표가 가져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한 상황이다. 문 전 대표에 대항할 마땅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반 전 총장보다 안 전 후보가 낫다라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안 전 후보가 정치권에 뛰어들 당시와 반 전 총장이 정치권에 뛰어든 지금의 상황을 비교해 본다면 파급력은 안 전 후보가 더 컸다.

안 전 대표의 장점은 지지세 확장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보여준 것 보다 보여주지 못한 것들이 더 많은 만큼 획기적인 행보와 정책들로 승부수를 띄울 시간이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livere livere 2017-02-07 15:33:39 livere
liv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