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톱스타가 선택한 변화…배우 김하늘이 견디며 만들어 낸 '해답'
[스타인터뷰] 톱스타가 선택한 변화…배우 김하늘이 견디며 만들어 낸 '해답'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7-01-24 17:33
  • 승인 2017.01.24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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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대한민국 대표 로맨스코미디(로코)의 퀸으로 불리기에 부족함 없는 배우 김하늘이 결혼이라는 인생 스스로의 큰 변곡점에 맞춰 연기인생의 변화를 시작했다. 지난해 KBS드라마 ‘공항가는 길’을 통해 진한 여운을 남긴 그는 올 초 개봉한 영화 ‘여교사’를 통해 자존감을 모두 버린 일명 ‘루저’의 삶을 그려냈다. 그간 밝기만 했던 얼굴을 잠시 접어둔 김하늘. 이제는 어엿한 선배연기자로서 또 다른 연기자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그의 성장통을 만나봤다.

영화 ‘여교사’에서 만년 기간제 교사인 ‘효주’를 연기한 김하늘은 지난 5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일요서울]을 만나 개봉 소감을 전했다.

“(첫 완성본을) 굉장히 몰입도 있게 봤다”는 말로 입을 연 그는 “영화가 힘이 있다고 느꼈다. 저도 영화 촬영하고 나서 어떻게 편집이 돼서 표현될 지는 걱정이 됐다”면서도 “좋은 얘기가 많이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정말 그 어떤 영화보다 가장 기사가 많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김하늘은 시사회 자리에서 일부 관객들이 마지막 샌드위치 장면의 소리부터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정도였다고 기억하며 대단한 몰입감이 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는 스스로 해소하기에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너무 비참하면 보고 싶지 않잖아요. 외면하고 싶고 그런 느낌이었다. 이 감정을 내가 느껴야 하는 게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기분이 불쾌했었다고 말할 정도로 심적인 충격이 켰다.

더욱이 김하늘은 “대사들이 나랑은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떻게 표현해 볼 수 있을까, 특히 마지막 감정이 너무 강하게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가자로서의 욕심에 넘어서 보고 싶은 용기를 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김하늘은 “배우로서 굉장히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나는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효주에 대해 연민이 들고 안타깝고 그 마음 표현하고 싶었다며 덕분에 효주를 표현하기 위한 어떤 사전 준비보다 이 캐릭터의 감정을 이해하는 게 전부였다고 전했다.

김하늘은 “효주가 겪고 있는 상황과 변화되는 감정을 이해하는 게 끝이었다. 그 과정이 필요한 부분이었고 그 세밀한 감정이 매번 달라 효주의 감정을 끝까지 알고 가기 위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게 중요했다”고 되짚었다.

이 때문에 촬영장에서 그는 김 감독을 비롯해 스태프의 박수가 이어질 정도로 온전히 담아냈지만 힘겨운 건 여전했다.

특히 이번 촬영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감정변화는 그에게 고통스런 순간이었다. 김하늘은 “가만히 있고 커피를 마시는 모습 등을 감정 안에서 모니터를 보니깐 어둡고 낯설었다. 그 감성이 싫고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더욱이 그는 극 중 한 남학생이 정규직도 아닌 것이라며 비아냥거리는 장면에서 “너무 도망가고 싶은 느낌이었다. 훅 파이는 느낌, 그런 장면들이 많았다. 굴욕적인 장면들이 많아 좀 감당하기 힘들었다. 효주가 안타까웠다. 그런 상황에도 꿋꿋이 서있어야 했다. 너무 아슬아슬하게 그 안에서 연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김하늘이 경험한 효주는 그의 연기 인생에서도 큰 충격인 듯 했다. 그는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때도 몰입한다. 늘 주인공을 이해하고 가장 잘 알아야 한다. 그게 맞는데 효주는 다른 캐릭터들보다 가장 많이 제가 이해해야 하는 친구, 공감이 필요했던 친구였다”고 재차 강조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 같은 고된 과정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국한되지 않았다. 김하늘에게는 연기자로서 변신을 하고 싶은 열망에 선택한 결과였다.

김하늘은 “의도는 아닌 것 같은데 제가 좀 지금 컨디션이 그런 것 같다. 배우로서 연기 쪽으로 표현하고 싶은 목마름이 있다. 밝은 연기도 어울린다고 하시고 현장에서 즐겁지만 이런 연기를 배우로서 보여주고 싶은 느낌이 강하다”면서 “20년 동안 예쁘고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느낌이었다. 지금은 제 이름을 책임질 수 있는 배우로서 선배로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을 용기 있게 펼쳐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막상 드라마 ‘공항가는 길’도, ‘여교사’를 선택하기까지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남들 보기에 주춤하고 우려되는 부분들이 고민됐던 지점이다.

그러나 김하늘은 자신의 달라진 모습에 쏟아진 호평 덕에 한시름 놓았다.

그는 “내 선택이 박수 받았던 것에 감사했다. 이제는 나에 대해 마음을 더 열고 작품을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 드라마를 인정해 줬고 망설였던 부분을 연기로서 인정해주는 부분이었다. 시청자들이 박수쳐 주니깐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안도했다.

이에 김하늘은 앞으로 변신을 위해 더욱 힘을 낼 작정이다.

더욱이 촬영으로 바쁜 와중에 결혼이라는 삶의 변화는 큰 기폭제이자 보탬이 됐다.

그는 “(결혼준비로) 정신은 없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개인적으론 벅찰 수 있었지만 굉장히 꽉 찬 느낌으로 한해를 보낸 것 같다”며 “힘이 된다는 게 별거는 아니고 서로를 인정해 주는 것, 존중해 주는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제일 평안하고 든든한 느낌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새신랑에 대해 묻자 “편하다”라고 정의하며 “왠지 모르겠는데 부모님과 살 때도 편했는데 느낌이 좀 다르지만 그냥 연애때보다 좋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특히 김하늘은 결혼생활에 대해 “너무 잘 맞아서 좋은 것 같다. 밝게 산다. 굉장히 많이 웃고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에너지가 좋은 느낌”이라며 스스로가 체력이 좋고 컨디션이 좋아야 연기가 잘나오는데 결혼이 연기에 몰입할 수 있는 좋은 상태를 만들어 줬다고 소개했다.

결혼 혹은 남편 덕분인지 김하늘이 ‘여교사’에서 보여준 몰입감은 놀라왔다. 특히 그는 자신의 연기를 보면서 인상 깊은 장면을 발견하곤 했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평소와는 다른 표정과 감정에 놀란 느낌이다.

더욱이 효주를 통해 표현한 굴욕적인 장면들은 실제 “집어던지고 싶었다”고 말할 정도로 푹 빠져있었다.

이번 작품에서 다양한 선후배들과 호흡을 맞춘 그는 특히 극중 소유하고 싶었던 대상인 재하 즉 이원근에 대해 ‘그저 미안한 느낌’이었다며 과거 여러 차례 선생님역할을 했지만 이번엔 제자와의 사랑이라고 보기엔 힘들었다고 털어왔다.

김하늘은 “나이차가 10살이 넘다보니 불편하고 미안했다. 그전에도 후배들과 촬영을 많이 했는데 경력들이 있는 친구들이여서 오히려 먼저 다가오고 애교도 부리고 편한 관계였는데 원근이는 정말 많이 신인이기도 하고 성격적으로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었다. 얘기해보면 혼자서 생활을 하는 편이고 제일 친한 게 감독님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처럼 생소한 풍경은 김하늘에게 선배의 역할을 고민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나도 선배가 된지 좀 됐지만 선배로서 뭔가 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조금은 어렵고 아우르는 성격이 못 된다”면서도 “원근이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그 친구가) 너무 긴장을 해서 노력을 했다. 조언을 해주고 편하게 해줘야 하는데 익숙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친구를 위해서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하늘은 선배로서 역할에 대해 “이제는 그래도 되는 연륜이 됐더라구요”라고 웃음을 지으며 “좀 더 많이 놀아라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용기를 냈지만 여전히 선배라는 존재는 어렵다는 게 그의 고충이다.

특히 그는 김 감독이 어려워했던 것 같아 속상하다고 표현했다.

김하늘은 “내가 어려운건지 믿었던건지 촬영 내내 요구하는 게 없었다. 가끔 서운할 정도였다”며 “투샷 같은 걸 찍을 때도 원근이부터 챙겼다. 결국 서운하다고 했죠”라며 답답했던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김하늘은 김 감독이 이원근이라는 배우가 촬영에 누가 될까봐 노심초사했던 것 같다고 이해하긴 했다.

작품선택부터 촬영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많은 작품이지만 그는 엔딩 신의 노래까지 부를 정도로 애정을 담아냈다. 아마도 스스로가 변화를 위해 한걸음 내딛고 있는 지도 모른다.

김하늘은 최근 영화 ‘신과 함께’ 특별출연 촬영을 마친 상태다. 그는 “첫 카메오인데 재미있었다”면서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요즘 들어 작아지는 것 같다. 변화를 더 하고 싶다.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직 2017년에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며 천천히 시나리오들을 살펴볼 계획이다.

김하늘은 당분간 휴식을 통해 또 다시 변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로코퀸에서 이제는 차가운 캐릭터까지 성공적으로 확장한 만큼 또 다시 어떤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사진제공=필라멘트 픽쳐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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