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새 백운계곡의 깨끗한 물과 차디찬 바람을 품은 10여 미터 높이의 대형 얼음꽃나무(ice big tree)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겨울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한껏 찬 기운이 머물고 나면 적막했던 백운계곡은 지금 왁자지껄 한 사람들 소리로 가득 차고 있다.
포천시(시장 권한대행 민천식)와 마을법인인 사단법인 도리돌지역활성화센터가 주최하는 동장군축제는 한수이북의 동북단 끝자락인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에서 개최된다. 이곳은 겨울행사를 개최하기 좋은 두 가지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하나는 군사요지로 많은 부대와 훈련장이 위치해 있어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뎌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되어 수도권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남아있게 된 점과, 다른 하나는 겨울이면 계곡을 따라 불어오는 동북풍이 세차고 거세 서울과는 3에서 4도가량, 남부지방과는 7에서 9도가량 기온이 낮다는 점이다. 여기에 주민들의 지역발전에 대한 염원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 낸 것이다.
동장군축제는 다른 지역의 겨울축제와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우선 체험프로그램이다. 형식적인 공식행사나 공연은 찾아볼 수 없고, 자연이 주는 선물을 그대로 놀이로 옮겨 놓고자 노력한다.
겨울이라는 계절은 얼음과 눈을 선사하고 여기에 추억이 묻어나는 전통놀이판을 깔아놓은 것이다. 때문에 투박하지만 얼음썰매판도 나무꼬챙이와 옛날 썰매판을 그대로 사용하고, 나무장작을 패서 모닥불을 피우고 그 모닥불을 이용해 밤과 고구마을 직접 구워 추억이 묻어나게 한다. 또한 겨울을 온몸으로 즐길 수 있는 80m 얼음미끄럼틀, 눈썰매 등도 있어 다양한 겨울프로그램 행사장에 가득하다.
특색 있는 체험프로그램은 또 있다. 행사장이 위치한 곳은 제5군단과 8사단이 위치한 군사지역이다. 때문에 군에서는 적극적으로 행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참여한다. 최신의 탱크・장갑차・대공화기가 행사장에 전시돼 직접 만져보고 타보고 군인아저씨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가하면, 북한군이 사용하는 전투 장비를 견학할 수 있다.
미래 멋진 군인이 되고 싶은 꿈을 키워주기 위한 행사로 군사지역의 특징이 잘 함축되어있는 군문화체험행사다. 다만 이 행사는 주말에만 참여할 수 있다.
겨울축제장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동장군축제의 먹거리는 시골인심이 가득한 슬로우푸드를 만날 수 있다.
옛날 누런 양은 도시락에 담아내어 난로에 올려두었다가 먹는 추억의도시락과 대형 가마솥에 양질의 돼지고기와 배추를 넣고 푹 과내는 가마솥돼지국밥과 야외에서 돼지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야외돼지바비큐파티는 단연 최고의 축제 먹거리다. 이중 최고의 인기 메뉴는 돼지바비큐파티다.
이유는 시골에서 직접담은 김장배추를 돼지고기와 함께 올려 구워먹고 여기에 돼지국밥과 추억의 도시락을 곁들여 시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이동막걸리한잔을 곁들이면 이보다 더한 식도락이 없다. 이밖에도 겨울을 대표하는 붕어빵과 어묵꼬치 등 추억의 먹거리도 다양하다.
축제장을 방문하는 분들 중에는 겨울산행을 함께하는 분들도 자주 눈에 띈다. 1,200고지 국망봉을 비롯해서 백운산・각흘산・명성산이 병풍처럼 마을을 감싸고 있고, 인근에는 운악산과 왕방산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산을 선택해도 축제장이 지척이다. 때문에 산행을 즐기고 축제장에 들려 막걸리 한잔 하고 사진촬영과 추억을 담은 후 가는 길에 일동온천지구를 들려 몸을 녹여가는 코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인근 유명 관광지가 인접해 있어 겨울 축제와 함께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축제장과 10여분거리에 위치한 일동온천지구와 포천아트밸리, 허브아일랜드, 신북리조트를 연결하는 코스 등 다양한 여행 콘텐츠가 다양하다. 이밖에도 축제장 인근에는 캠핑장도 많아축제와 겨울캠핑을 함께 즐길 수가 있다.
'감성겨울 동장군 축제'라는 주제처럼 동장군축제는 따뜻한 인심과 투박하지만 정겨운 사람들이 만들어 나가는 겨울이야기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축제는 2017년 1월 30일까지 운영되며 설연휴 가족, 친지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동장군축제를 적극 추천한다.
경기북부 강동기 기자 kdk11020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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